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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연암을 읽는다 - 15. ‘관재’라는 집의 기문 본문

책/한문(漢文)

연암을 읽는다 - 15. ‘관재’라는 집의 기문

건방진방랑자 2020. 3. 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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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총평

 

 

1

이 글은 불교의 교리를 담고 있다. 연암은 불교와 관련된 글을 몇 편 남기고 있는데, 이 글은 그 중 하나다.

 

 

2

연암은 동자승과 대사가 주고받는 문답을 그 곁에서 듣고 있고, 독자는 그것을 다시 엿듣는다.

 

 

3

연암은 동자승과 대사의 문답을 통해 심오한 이치를 드러내는데 그치지 않고 두 사람의 개성까지도 잘 묘파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어려운 이치를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은 여유롭고 생기가 넘친다.

 

 

4

이 글은 퍽 파격적인 글이다. 기문記文으로 작성된 글임에도 글의 대부분은 엉뚱하게도 대사와 동자승의 문답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 문답 속에 기문을 부탁한 사람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말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그 문답은 엉뚱한 것이 아니요, 주도면밀한 고려의 결과라 할 것이다. 이 글은 이처럼 엉뚱한 발상과 엉뚱하지 않은 깊은 의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문奇文이요, 연암다움을 보여주는 글이라 할 만하다.

 

 

5

이덕무는 이 기이한 글에 대해 이런 기이한 평을 남겼다.

구름이 흘러갈 제 그걸 보내는 건 산이요, 물이 흘러갈 제 그걸 보내는 건 언덕이다. 수레바퀴가 굴러갈 제 그걸 보내는 건 바퀴축이요, 화살이 날아갈 제 그걸 보내는 건 활시위다. 가는 것이 소리면 귀가 보내고, 가는 것이 색이면 눈이 보내며, 가는 것이 맛이면 입이 보내고, 가는 것이 향이면 코가 보낸다. 가로로 기다란 것이든 세로로 기다란 것이든 네모진 것이든 동그란 것이든 간에 가지 않는 것이 없고 보내지 않는 것이 없다. 하늘을 나는 것이건 물속에서 사는 것이건 움직이는 존재건 달음박질치는 존재건 생물 치고 가지 않는 건 없으며 보내지 않는 것이 없다. 기쁘든 슬프든 웃든 울든 누가 가지 않을 것이며, 노래하든 술 마시든 길을 가든 앉아 있든 누가 보내지 않겠는가? 가고 가고 보내고 보내며, 보내고 보내고 가고 가며, 가고 보내고 가고 보내며, 보내고 가고 보내고 가나니, 복희ㆍ요순ㆍ문무ㆍ제환공진문공도 이러하고 이러하며, 경사자집經史子集(경전ㆍ역사서ㆍ제자백가서ㆍ문집)도 이러하고 이러하다. 이러하고 이러함 또한 이러하고 이러하며, 이러함 역시 또 이러하다.”

또 이런 평도 남겼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작품이다. 천하사天下事라는 게 확고부동한 게 없고 곧잘 변하는 법이니 어디 간들 향 연기 아닌 것이 없다. 이 글을 읽고도 여전히 교만하고 탐욕스럽다면 그런 사람이야 논할 게 뭐 있겠는가!”

 

 

더보기

허명에 매이지 말고 로 세상을 대하라

觀齋記

 

불타는 향에 자신을 이입한 동자

歲乙酉秋, 余溯自八潭, 入摩訶衍, 訪緇俊大師. 師指連坎中, 目視鼻端.

有小童子, 撥爐點香, 團如綰鬉, 鬱如蒸芝, 不扶而直, 無風自波, 蹲蹲婀娜, 如將不勝.

 

童子忽妙悟發, 笑曰: “功德旣滿, 動轉歸風. 成我浮圖, 一粒起虹.”

師展眼曰: “小子汝聞其香, 我觀其灰; 汝喜其烟, 我觀其空. 動靜旣寂, 功德何施?”

 

공에 집중하길 권하다

童子曰: “敢問何謂也?”

師曰: “汝試嗅其灰, 誰復聞者? 汝觀其空, 誰復有者?”

 

마음속에 두지 말고 기운이 막히지 않도록 하라

童子涕泣漣如, : “昔者夫子摩我頂, 律我五戒, 施我法名. 今夫子言之, 名則非我, 我則是空, 空則無形, 名將焉施? 請還其名.”

師曰: “汝順受而遣之. 我觀世六十年, 物無留者, 滔滔皆往. 日月其逝, 不停其輪. 明日之日, 非今日也. 故迎者, 挽者勉也. 遣者順也, 汝無心留, 汝無氣滯. 順之以命, 命以觀我, 遣之以理, 理以觀物. 流水在指, 白雲起矣.”

 

백오의 관재기에 준대사의 설법을 담다

余時支頤, 旁坐聽之, 固茫然也. 伯五名其軒曰: 觀齋. 屬余序之. 伯五豈有聞乎俊師之說者耶. 遂書其言, 以爲之記. -燕巖集

   

 

 

 

인용

지도 / 목차 / 작가 / 비슷한 것은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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