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연암의 시가 적은 이유
先君詩稿甚寡, 古今體共五十首.
古體則專學昌黎, 而奇嶮過之, 情境逼造, 而筆力不窮.
至於律絕諸體, 常病其拘束於聲律之間, 不可直寫胸中所欲言, 故往往一二句而止者, 有之.
李懋官『淸脾錄』稱: “燕岩文章玅天下. 而於詩獨矜愼, 不肯輕出, 如包龍圖之笑, 比河淸, 不得多見”云.
朴在先詩云: “從古文章恨橘鰣, 幾人看見燕岩詩? 優曇一現龍圖笑, 正是先生落筆時.”
해석
先君詩稿甚寡, 古今體共五十首.
선군의 시집은 매우 적어 고체시와 근체시 모두 합해 50수였다.
古體則專學昌黎, 而奇嶮過之,
고체시는 오로지 한유를 배웠지만 기이하고 험한 것이 그를 넘어섰고
情境逼造, 而筆力不窮.
실정과 경치를 묘사함은 핍진하여 필력이 무궁무진했다.
至於律絕諸體, 常病其拘束於聲律之間,
율시와 절구의 모든 시체에 이르러선 항상 근체시 규칙인 押韻法ㆍ平仄法ㆍ對偶法에 구속받아
不可直寫胸中所欲言,
곧장 가슴 속 하고자 하는 말을 쏟아낼 수 없음을 싫어하셨기 때문에
故往往一二句而止者, 有之.
이따금 1~2구를 쓰고서 그친 적은 있었다.
이덕무는 『청비록』 1에서 말했다. “연암의 문장은 천하에 오묘하다.
而於詩獨矜愼, 不肯輕出,
시에 있어선 유독 조심스러워 기꺼이 가볍게 써내질 않았으니,
잘 웃지 않는 포청천이 한 번 웃는 일이 황하가 맑아지는 일에 비견되는 것처럼
不得多見”云.
많이 볼 수가 없었다.”
朴在先詩云: “從古文章恨橘鰣, 幾人看見燕岩詩? 優曇一現龍圖笑, 正是先生落筆時.”
박제가의 시에선 다음과 같이 말했다.
從古文章恨橘鰣 |
예로부터 문장은 시비가 많음을 한스러워하니 |
幾人看見燕岩詩 |
몇 사람이 연암의 시를 보았던가? |
優曇一現龍圖笑 |
우담바라가 한 번 피고 웃음 없는 포청천이 한 번 웃을 때가 |
正是先生落筆時 |
바로 연암선생이 한시 짓는 때라네.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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