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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初年抱被直春堂 因病休閑在曲房
強就小娥來對食 手開箱篋乞羅裳 對食二字 出班史飛燕傳 今宮中亦有之
해석
初年抱被直春堂 초년포피직춘당 |
초년에 이불 안고 춘당에서 숙직했지만 |
因病休閑在曲房 인병휴한재곡방 |
병으로 인해 휴가하며 한가롭게 깊은 방에 있네. |
強就小娥來對食 강취소아래대식 |
억지로 어린 궁녀 데려다 와 사귀며【대식(對食): 『한서(漢書)』 조후전(趙后傳) 주에 “궁인(宮人)들이 서로 뜻이 맞는 상대끼리 부부가 되는 것을 대식이라 한다.”는 말을 빗대어 인용하였다.】 대식(對食) 두 글자는 반고의 『한사』 「비연전」에서 나왔으니 지금 궁궐에서도 또한 그렇다[對食二字 出班史飛燕傳 今宮中亦] |
手開箱篋乞羅裳 수개상협걸라상 |
손수 상자 열어 비단치마 주네. |
해설
이 시는 궁녀(宮女)들의 자유롭지 못한 삶을 노래한 백 편 가운데 일부분이다.
젊은 시절에는 춘당에 불려가 이불을 안고 춘당을 지켰는데, 병이 들자 골방에 거처하게 되었다(젊은 시절에 부려먹다가 나이 들면 내쳐지는 토사구팽(兎死狗烹)과 같은 궁중의 비정한 일면을 의미함). 억지로 어린 궁녀 데려다 연인으로 삼고서, 손수 상자 열고 비단치마 꺼내준다(나이 든 궁녀가 어린 궁녀와의 동성애를 묘사하고 있는 것은 나이 든 궁녀가 골방에서 만년을 보내며 생길 수밖에 없는 깊은 원망을 보여 주는 것이며, 화려한 궁중의 생활 이면에 일어나는 어두운 면을 노래한 것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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