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최고 실력자에게 초대받은 곳에서 자천하는 시를 짓다
知奏事崔公宅, 千葉榴花盛開, 世所罕見.
特喚李內翰仁老ㆍ金內翰克己ㆍ李留院湛之ㆍ咸司直淳及余, 占韻命賦.
余詩云: “玉顔初被酒 紅暈十分侵 葩馥鍾天巧 姿嬌挑客尋 爇香晴引蝶 散火夜驚禽 惜艶敎開晩 誰知造物心.” 自况余晩達
해석
知奏事崔公宅, 千葉榴花盛開,
지주사【지주사(知奏事): 고려 시대 중추원의 속아문(屬衙門)인 승지방(承旨房)에 소속된 정3품 관직.】 최충헌(崔忠獻, 1149~1219)의 집에 온 잎사귀에 석류꽃이 만개하였으니
世所罕見.
세상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특별히 내한 이인로와 내한 김극기와
李留院湛之ㆍ咸司直淳及余,
유원 이담지와 사직 함순과 나를 불러
占韻命賦.
운자를 뽑고서[拈] 짓기를 명했다.
余詩云: “玉顔初被酒 紅暈十分侵 葩馥鍾天巧 姿嬌挑客尋 爇香晴引蝶 散火夜驚禽 惜艶敎開晩 誰知造物心.”
내가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玉顔初被酒 紅暈十分侵 | 석류의 옥 같은 얼굴이 막 술에 취한 듯 붉은 기운이 완전히 감도네. |
葩馥鍾天巧 姿嬌挑客尋 | 꽃향기는 하늘의 기교로움을 모으고 자태의 아리따움은 나그네가 찾도록 북돋우며 |
爇香晴引蝶 散火夜驚禽 | 불사른 향기는 갠 날엔 나비 끌어들이고 만개하여 흩어진 불빛 같아 밤엔 새를 놀래킨다네. |
惜艶敎開晩 誰知造物心 | 고움을 아껴 늦게 피게 했으니, 누가 조물주의 마음 알리오? |
自况余晩達
스스로 나의 느즈막 현달함에 견준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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