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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백운소설 - 24. 변산에서 절로 지어진 시 본문

문집/시화총림

백운소설 - 24. 변산에서 절로 지어진 시

건방진방랑자 2020. 4. 1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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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변산에서 절로 지어진 시

 

 

余奉朝勅, 課伐木於邊山. 以其常督伐木, 故呼余曰: ‘斫木使.’ 余於路上, 戲作詩曰: ‘權在擁軍榮可託, 官呼斫木辱堪知.’ 以類於擔, 夫樵子之事故也.

初入邊山, 層峰複峀, 昻伏屈展, 旁俯大海, 海中有群山蝟島, 皆朝夕所可至. 海人云: “得便風去中國, 亦不遠也.”

嘗過主使浦, 明月出嶺, 晃映沙渚, 意思殊蕭洒, 放㘘不驅, 前望滄海, 沈吟良久. 馭者怪之, 得詩一首云: ‘一春三過此江頭, 王事何曾怨末休. 萬里壯濤奔白馬, 千年老木臥蒼虬. 海風吹落蠻村笛, 沙月來迎浦谷舟. 擁去騶童應怪我, 每逢佳景立遲留.’ 余初不思爲詩, 不覺率然自作也.

 

 

 

 

해석

余奉朝勅, 課伐木於邊山. 以其常督伐木, 故呼余曰: ‘斫木使.’

나는 조칙을 받들고 변산(邊山)에 나무를 베는 과업을 맡았는데 항상 나무 베는 걸 감독해야했기에 나를 작목사(斫木使)’라고 부른다.

 

余於路上, 戲作詩曰: ‘權在擁軍榮可託, 官呼斫木辱堪知.’

나는 길 위에서 장난스레 다음 시를 지었다.

 

權在擁軍榮可託 권세는 군대를 옹호하는 데 있으니 영화로움은 의탁할 만하지만
官呼斫木辱堪知 관직은 작목사라 불리니 욕됨은 알 만하지.

 

以類於擔, 夫樵子之事故也.

메는 일이 대체로 나무꾼의 일에 유사하기 때문이다.

 

初入邊山, 層峰複峀, 昻伏屈展, 旁俯大海, 海中有群山蝟島, 皆朝夕所可至.

처음으로 변산에 들어가니 층층의 봉우리와 여러 겹의 산굴이 솟았다 꺾였다가 굽혔다가 펼쳐졌다가 해서 곁에서 큰 바다 굽어보면 바다 속에 군산(群山)과 위도(蝟島)가 있어서 모두 아침저녁으로 이를 만했다.

 

海人云: “得便風去中國, 亦不遠也.”

바닷사람이 편한 바람을 얻으면 중국과의 거리가 또한 멀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嘗過主使浦, 明月出嶺, 晃映沙渚, 意思殊蕭洒, 放㘘不驅, 前望滄海, 沈吟良久.

일찍이 주사포(主使浦)를 지날 때 밝은 달이 산고개에서 나와 모래톱을 휘영청 비추니 속마음은 매우 맑아져[蕭洒] 고삐를 놓고 몰지 않으며 앞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속으로 읊조리길 오래도록 했다.

 

馭者怪之, 得詩一首云: ‘一春三過此江頭, 王事何曾怨末休. 萬里壯濤奔白馬, 千年老木臥蒼虬. 海風吹落蠻村笛, 沙月來迎浦谷舟. 擁去騶童應怪我, 每逢佳景立遲留.’

마부가 기이하게 여기자 시 한 수를 다음과 같이 짓게 되었다.

 

一春三過此江頭 한 번 봄철임에도 세 번 이 강 어귀를 지나니
王事何曾怨末休 나랏일은 어찌 일찍이 원망스레 쉬지 말라 하는가?
萬里壯濤奔白馬 만 리의 장엄한 파도는 흰 말이 달리는 듯하고
千年老木臥蒼虬 천 년의 늙은 나무는 푸른 교룡이 누운 듯해.
海風吹落蠻村笛 바닷 바람은 시골의 젓대소리에 불어 떨어지고
沙月來迎浦谷舟 모래벌 달은 포구 골짜기 배를 맞이하네.
擁去騶童應怪我 호위하며 가는 마부 아이는 응당 나를 이상히 여기겠지.
每逢佳景立遲留 매번 좋은 경치 만날 때마다 서서 오래 머무니.

 

余初不思爲詩, 不覺率然自作也.

나는 애초에 시를 지을 생각은 없었지만 깨닫지 못하는 새에 거칠게 절로 지어졌다.

 

 

인용

작가 / 목차 / 전문 / 시화총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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