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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7화: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韻의 시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7화: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韻의 시

건방진방랑자 2020. 11. 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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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의 시

 

김시습(金時習)

 

 

適逢文士, 一喜一赧. 輒依瓊琚之章, 敢展駑鈍之筆, 非敢能言, 聊以敍情耳.”

生再拜稽首曰: “下土愚昧, 甘與草木同腐, 豈意與王孫天女, 敢望唱和乎?”

生卽於席前, 一覽而記. 又俯伏曰: “愚昧宿障深厚, 不能大嚼仙羞, 何幸粗知字畵. 稍解雲謠, 眞一奇也. 四美難具, 請復以江亭秋夜玩月爲題, 押四十韻, 敎我.”

佳人頷之, 濡筆一揮. 雲煙相軋, 走書卽賦曰:

月白江亭夜 長空玉露流 淸光蘸河漢 灝氣被梧楸

皎潔三千界 嬋娟十二樓 纖雲無半點 輕颯拭雙眸

瀲灩隨流水 依稀送去舟 能窺蓬戶隙 偏映荻花洲

似聽霓裳奏 如看玉斧修 蚌珠胚貝闕 犀暈倒閻浮

願與知微翫 常從公遠遊 芒寒驚魏鵲 影射喘吳牛

隱隱靑山郭 團團碧海陬 共君開鑰匙 乘興上簾鉤

李子停盃日 吳生斫桂秋 素屛光粲爛 紈幄細雕鎪

寶鏡磨初掛 永輪駕不留 金波何穆穆 銀漏正悠悠

拔劍妖蟆斫 張羅㕙兎罦 天衢新雨霽 石逕淡煙收

檻壓千章木 階臨萬丈湫 關河誰失路 鄕國幸逢儔

桃李相投報 罍觴可獻酬 好詩爭刻燭 美酒剩添籌

爐爆烏銀片 鐺翻蟹眼漚 龍涎飛睡鴨 瓊液滿癭甌

鳴鶴孤松驚 啼螿四壁愁 胡床殷瘦話 晉渚謝遠遊

彷彿荒城在 簫森草樹稠 靑楓搖湛湛 黃葦冷颼颼

仙鏡乾坤闊 塵閒甲子遒 故宮禾黍穗 野廟梓桑樛

芳臭遺殘碣 興亡問泛鷗 纖阿常仄滿 累塊幾蜉蝣

行殿爲僧舍 前王葬虎丘 螢燐隔幔小 鬼火傍林幽

弔古多垂淚 傷今自買憂 檀君餘木覓 箕邑只溝婁

窟有麒麟跡 原逢肅愼鍭 蘭香還紫府 織女駕蒼虯

文士停花筆 仙娥罷坎堠 曲終人欲散 風靜櫓聲柔

 

 

 

 

 

 

해석

適逢文士, 一喜一赧.

마침 글 잘 하는 선비를 만나고 보니, 한편 기쁘고도 한편 부끄럽소.

 

輒依瓊琚之章, 敢展駑鈍之筆,

더군다나 그대의 뛰어난 시에다 노둔한 붓을 펼쳐 화답하였으니,

 

非敢能言, 聊以敍情耳.”

감히 시라고 한 게 아니라 회포를 대강 펼쳤을 뿐이오.”

 

生再拜稽首曰:

홍생이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下土愚昧, 甘與草木同腐,

아래 세상의 우매한 사람이야 초목과 함께 썩는 것이 마땅합니다.

 

豈意與王孫天女, 敢望唱和乎?”

왕손이신 선녀를 모시고 시를 주고받게 될 줄이야 어찌 뜻하였겠습니까?”

 

生卽於席前, 一覽而記.

홍생은 그 자리에서 한 번 읽어 본 시를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又俯伏曰:

다시 엎드려서 말하였다.

 

愚昧宿障深厚, 不能大嚼仙羞,

우매한 이 사람은 전세에 지은 죄가 많아서 신선의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만,

 

何幸粗知字畵.

다행히도 글자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稍解雲謠, 眞一奇也.

그래서 선녀께서 지으신 시도 조금은 이해하였는데,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四美難具,

사미(四美)를 갖추기가 어려운데 이제 이 네 가지가 다 갖추어졌으니,

 

請復以江亭秋夜玩月爲題,

이번에는 가을밤 강가 부벽정에서 달을 음미하며[江亭秋夜玩月]를 제목으로

 

押四十韻, 敎我.”

사십 운()의 시를 지어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佳人頷之, 濡筆一揮.

여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붓을 적셔 한 번에 죽 내리썼다.

 

雲煙相軋, 走書卽賦曰:

月白江亭夜 長空玉露流 淸光蘸河漢 灝氣被梧楸

皎潔三千界 嬋娟十二樓 纖雲無半點 輕颯拭雙眸

瀲灩隨流水 依稀送去舟 能窺蓬戶隙 偏映荻花洲

似聽霓裳奏 如看玉斧修 蚌珠胚貝闕 犀暈倒閻浮

願與知微翫 常從公遠遊 芒寒驚魏鵲 影射喘吳牛

隱隱靑山郭 團團碧海陬 共君開鑰匙 乘興上簾鉤

李子停盃日 吳生斫桂秋 素屛光粲爛 紈幄細雕鎪

寶鏡磨初掛 永輪駕不留 金波何穆穆 銀漏正悠悠

拔劍妖蟆斫 張羅㕙兎罦 天衢新雨霽 石逕淡煙收

檻壓千章木 階臨萬丈湫 關河誰失路 鄕國幸逢儔

桃李相投報 罍觴可獻酬 好詩爭刻燭 美酒剩添籌

爐爆烏銀片 鐺翻蟹眼漚 龍涎飛睡鴨 瓊液滿癭甌

鳴鶴孤松驚 啼螿四壁愁 胡床殷瘦話 晉渚謝遠遊

彷彿荒城在 簫森草樹稠 靑楓搖湛湛 黃葦冷颼颼

仙鏡乾坤闊 塵閒甲子遒 故宮禾黍穗 野廟梓桑樛

芳臭遺殘碣 興亡問泛鷗 纖阿常仄滿 累塊幾蜉蝣

行殿爲僧舍 前王葬虎丘 螢燐隔幔小 鬼火傍林幽

弔古多垂淚 傷今自買憂 檀君餘木覓 箕邑只溝婁

窟有麒麟跡 原逢肅愼鍭 蘭香還紫府 織女駕蒼虯

文士停花筆 仙娥罷坎堠 曲終人欲散 風靜櫓聲柔

구름과 연기가 서로 얽힌 듯하였다. 붓을 달려서 곧바로 지었는데, 그 시는 이러하였다.

 

月白江亭夜 長空玉露流

부벽정 달 밝은 밤에 먼 하늘에서 맑은 이슬이 내렸네

淸光蘸河漢 灝氣被梧楸

맑은 빛은 은하수에 빛나고 서늘한 기운은 오동잎에 서려 있네.

皎潔三千界 嬋娟十二樓

눈부시게 깨끗한 삼천리에 십이루(十二樓)가 아름다워라.

纖雲無半點 輕颯拭雙眸

가녀린 구름에는 반 점 티끌도 없는데 가벼운 바람이 눈앞을 스치네.

瀲灩隨流水 依稀送去舟

넘실넘실 넘치며 흐르는 물에 아물아물 떠나는 배를 보내네.

能窺蓬戶隙 偏映荻花洲

배 안에서 창틈으로 엿보니 갈대꽃이 물가를 비추는구나.

似聽霓裳奏 如看玉斧修

예상곡이 들리는 건가 옥도끼로 다듬은 건가.

蚌珠胚貝闕 犀暈倒閻浮

진주조개로 집을 지어 염부주(炎浮洲)에 비치는구나.

願與知微翫 常從公遠遊

지미(知微)와 달구경하고 공원(公遠)을 따르며 놀아 보세나.

芒寒驚魏鵲 影射喘吳牛

달빛이 차갑자 위나라 까치가 놀라고 오나라 소는 그림자보고 헐떡이네.

隱隱靑山郭 團團碧海陬

은은한 달빛이 푸른 산을 두르고 둥근 달이 푸른 바다에 떴는데,

共君開鑰匙 乘興上簾鉤

그대와 함께 창을 열어젖히고 흥겨워 주렴을 걷어 올리네.

李子停盃日 吳生斫桂秋

이자(李子)는 술잔을 멈추었고 오생(吳生)은 계수나무를 찍었지.

素屛光粲爛 紈幄細雕鎪

흰 병풍이 빛도 찬란한데 아로새긴 채색 휘장이 쳐져 있네.

寶鏡磨初掛 永輪駕不留

보배로운 거울을 닦아 내어 처음 걸고 얼음 바퀴 구르던 것도 멈추지 아니하네.

金波何穆穆 銀漏正悠悠

금물결은 어이 그리도 아름다우며 은하수는 어이 그리도 유장한지,

拔劍妖蟆斫 張羅㕙兎罦

요사스런 두꺼비는 칼을 뽑아 없애고 교활한 옥토끼는 그물을 펼쳐 잡아 보세.

天衢新雨霽 石逕淡煙收

먼 하늘에는 비가 처음 개고 돌길에는 맑은 연기가 걷혔는데,

檻壓千章木 階臨萬丈湫

난간은 숲 사이에 솟았고 섬돌에선 만 길 못을 굽어보네.

關河誰失路 鄕國幸逢儔

머나먼 곳에서 그 누가 길을 잃었나? 고향 나라 옛 친구를 다행히도 만났네.

桃李相投報 罍觴可獻酬

복사꽃과 오얏꽃을 서로 주고받으며 잔에 가득 부어 술도 주고받았네.

好詩爭刻燭 美酒剩添籌

초에다 금을 그어 다투어 시를 짓고 가지를 더해 가며 취토록 마셔 보세.

爐爆烏銀片 鐺翻蟹眼漚

화로 속에선 까만 숯불이 튀고 노구솥에선 보글보글 거품이 이네.

龍涎飛睡鴨 瓊液滿癭甌

오리 향로에선 용연향(龍涎香)이 풍겨 오고 커다란 잔속에는 술이 가득해라.

鳴鶴孤松驚 啼螿四壁愁

외로운 소나무에선 학이 울고 네 벽에선 귀뚜라미가 우는구나.

胡床殷瘦話 晉渚謝遠遊

호상에서 은호와 유량이 이야기하고 진저(晉渚)에서 사령운이 혜원과 노닐었었지.

彷彿荒城在 簫森草樹稠

어렴풋이 거친 성터에 쓸쓸하게 초목만 우거져,

靑楓搖湛湛 黃葦冷颼颼

단풍잎은 하늘하늘 떨어지고 누런 갈대는 차갑게 사각거리네.

仙鏡乾坤闊 塵閒甲子遒

선경이라 하늘과 땅이 넓기만 한데 티끌세상엔 세월도 빠르구나.

故宮禾黍穗 野廟梓桑樛

옛 궁궐엔 벼와 기장이 여물었고 사당에는 가래나무와 뽕나무가 늘어졌네.

芳臭遺殘碣 興亡問泛鷗

남은 자취는 빗돌뿐이던가 흥망을 갈매기에게나 물어보리라.

纖阿常仄滿 累塊幾蜉蝣

달님은 기울었다가 다시 차니 인생이란 하루살이 같아라.

行殿爲僧舍 前王葬虎丘

궁궐은 절간이 되고 옛날의 임금들은 세상 떠났네.

螢燐隔幔小 鬼火傍林幽

반딧불이 휘장에 가려 사라지자 도깨비불이 깊은 숲에서 나타나네.

弔古多垂淚 傷今自買憂

옛날일 생각하면 눈물만 떨어지고 지금 세상 생각하면 저절로 시름겨우니,

檀君餘木覓 箕邑只溝婁

단군의 옛터는 목멱산만 남았고 기자의 서울도 실개천뿐일세.

窟有麒麟跡 原逢肅愼鍭

굴속에는 기린의 자취가 있고 들판에는 숙신(肅愼)의 화살만 남았는데,

蘭香還紫府 織女駕蒼虯

난향(蘭香)이 자부(紫府)로 돌아가자 직녀도 용을 타고 떠나가네.

文士停花筆 仙娥罷坎堠

글 짓는 선비는 붓을 놓고 선녀도 공후를 멈추었네.

曲終人欲散 風靜櫓聲柔

노래를 마치고 사람들 흩어지려니 고요한 바람에 노 젓는 소리만 들려오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평양을 묘사하다

2: 한 바탕 친구들과 놀고 부벽정에서 운치를 즐기기

3: 맥수은허를 달밤 부벽루를 보며 읊다

4: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5: 여인이 화답한 시

6: 여인의 가계

7: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의 시

8: 순식간에 연회가 끝나다

9: 홍생 하늘나라의 신선이 되다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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