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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6화: 여인의 가계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6화: 여인의 가계

건방진방랑자 2020. 11. 1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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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인의 가계

 

김시습(金時習)

 

 

猶恐其返也, 欲以談話留之. 問曰: “不敢聞姓氏族譜.”

娥噫而答曰: “弱質, 王之裔, 箕氏之女. 我先祖, 實封于此, 禮樂典刑, 悉遵湯訓, 八條敎民, 文物鮮華, 千有餘年. 一旦天步艱難, 灾患奄至, 先考敗績匹夫之手, 遂失宗社. 衛滿乘時, 竊其寶位, 而朝鮮之業墜矣.

弱質顚蹶狼藉, 欲守貞節, 待死而已. 忽有神人撫我曰: ‘我亦此國之鼻祖也. 享國之後, 入于海島, 爲仙不死者, 已數千年. 汝能隨我紫府玄都, 逍遙娛樂乎?’ 余曰: ‘.’

遂提携引我, 至于所居, 作別館以待之, 餌我以玄洲不死之藥. 服之累月, 忽覺身輕氣健, 磔磔然, 如有換骨焉.

自是以後, 逍遙九垓, 儻佯六合, 洞天福地, 十洲三島, 無不遊覽. 一日, 秋天晃朗, 玉宇澄明, 月色如水. 仰視蟾桂, 飄然有遐擧之志.

遂登月窟, 廣寒淸虛之府, 拜嫦娥於水晶宮裏. 嫦娥以我貞靜能文, 誘我曰: ‘下土仙境, 雖云福地, 皆是風塵. 豈如履靑冥驂白鸞, 挹淸香於丹桂, 服寒光於碧落, 遨遊玉京, 遊泳銀河之勝也?’ 卽命爲香案侍兒, 周旋左右, 其樂不勝可言.

忽於今宵, 作鄕井念, 下顧蜉蝣. 臨睨故鄕, 物是人非, 皓月掩烟塵之色, 白露洗塊蘇之累, 辭下淸宵, 冉冉一降, 拜于祖墓, 又欲一玩江亭, 以暢情懷.

 

 

 

 

 

 

해석

猶恐其返也, 欲以談話留之.

오히려 그가 돌아갈까 봐 염려되어, 이야기를 하면서 붙잡으려고 하였다.

 

問曰: “不敢聞姓氏族譜.”

그래서 물었다. “송구스럽지만 당신의 성씨와 족보를 듣고 싶습니다.”

 

娥噫而答曰:

여인이 한숨을 쉬더니 대답하였다.

 

弱質, 王之裔, 箕氏之女.

나는 은나라 임금의 후손이며 기씨의 딸이라오.

 

我先祖, 實封于此,

나의 선조께서 실로 이 땅에 봉해지자

 

禮樂典刑, 悉遵湯訓,

예법과 정치제도를 모두 탕왕의 가르침에 따라 행하였고,

 

八條敎民,

팔조법금(八條法禁)으로써 백성을 가르쳤으므로,

 

文物鮮華, 千有餘年.

문물이 천년이나 빛나게 되었었소.

 

一旦天步艱難, 灾患奄至,

갑자기 나라의 운수가 곤경에 빠지고 환난이 문득 닥쳐와,

 

先考敗績匹夫之手, 遂失宗社.

나의 선친인 준왕께서 필부의 손에 실패하여 드디어 종묘사직을 잃으셨소.

 

衛滿乘時, 竊其寶位,

위만(衛滿)이 이 틈을 타서 보위(寶位)를 훔쳤으므로,

 

而朝鮮之業墜矣.

우리 조선의 왕업은 끊어지고 말았소.

 

弱質顚蹶狼藉, 欲守貞節,

나는 이 어지러운 때를 당하여 절개를 굳게 지키기로 다짐하고

 

待死而已.

죽기만 기다렸을 뿐인데,

 

忽有神人撫我曰:

홀연히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 나를 어루만지며 말씀하셨소.

 

我亦此國之鼻祖也. 享國之後, 入于海島,

나는 본래 이 나라의 시조인데, 나라를 잘 다스린 뒤에 바다 섬에 들어가

 

爲仙不死者, 已數千年.

죽지 않는 선인(仙人)이 된 지가 벌써 수천 년이나 되었다.

 

汝能隨我紫府玄都, 逍遙娛樂乎?’

너도 나를 따라 하늘나라 궁궐에 올라가 즐겁게 노니는 것이 어떻겠느냐?’

 

余曰: ‘.’

제가 좋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遂提携引我, 至于所居,

그 분이 마침내 나를 이끌고 자기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가서

 

作別館以待之, 餌我以玄洲不死之藥.

별당을 지어 나를 머물게 하고, 나에게 현주(玄洲)도교에서 말하는 바닷 속 仙境으로, 十洲: 祖洲瀛洲玄洲炎洲長洲元洲流洲生洲鳳麟洲ㆍ취굴주聚窟洲, 三島: 蓬萊方丈瀛洲의 불사약을 주셨소.

 

服之累月, 忽覺身輕氣健,

그 약을 먹고 몇 달이 지나자 홀연히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건장해지더니,

 

磔磔然, 如有換骨焉.

찢어진 듯하여 환골탈태한 듯했습니다.

 

自是以後, 逍遙九垓, 儻佯六合,

그때부터 하늘에 높이 떠서 천지 사방을 오가며

 

洞天福地, 十洲三島, 無不遊覽.

동천복지(洞天福地)를 찾아 십주(十洲)와 삼도(三島)를 유람하지 않은 곳이 없었소.

 

一日, 秋天晃朗, 玉宇澄明, 月色如水.

하루는 가을 하늘이 활짝 개고 하늘나라가 밝은데다 달빛이 물처럼 맑았소.

 

仰視蟾桂, 飄然有遐擧之志.

달을 쳐다보니 갑자기 먼 곳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소.

 

遂登月窟, 廣寒淸虛之府, 拜嫦娥於水晶宮裏.

그래서 달나라에 올라가서 광한청허지부에 들어가 수정궁으로 항아를 방문하였더니,

 

嫦娥以我貞靜能文, 誘我曰:

항아가 나더러 절개가 곧고 글을 잘 짓는다고 칭찬하면서 이렇게 달래었소.

 

下土仙境, 雖云福地, 皆是風塵.

인간세상의 선경(仙境)을 비록 복지(福地)라고는 하지만, 모두 풍진(風塵)의 땅이다.

 

豈如履靑冥驂白鸞, 挹淸香於丹桂,

하늘나라에 올라와서 흰 난새를 타고 계수나무 아래에서 맑은 향내를 맡으며,

 

服寒光於碧落, 遨遊玉京,

푸른 하늘에서 달빛을 띠고 옥경(玉京)에서 즐겁게 놀거나

 

遊泳銀河之勝也?’

은하수에서 유영하는 것보다야 낫겠느냐?’

 

卽命爲香案侍兒, 周旋左右,

그리고는 나를 향안(香案) 받드는 시녀로 삼아 자기 곁에 있도록 하여 주었는데,

 

其樂不勝可言.

그 즐거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소.

 

忽於今宵, 作鄕井念,

그러다가 오늘 저녁에 갑자기 고국 생각이 나서,

 

下顧蜉蝣.

하찮은 인간세상부유(蜉蝣): 시경』 「조풍(曹風)의 편명인데, 거기에 부유의 깃이여, 의상이 선명하도다.[蜉蝣之羽 衣裳楚楚]”라는 말과 부유의 날개여, 의복이 화려하도다.[蜉蝣之翼 采采衣服]”라는 말 등이 나온다. 부유는 하루만 살다가 죽는 날벌레의 이름이다.을 내려다 봤습니다.

 

臨睨故鄕, 物是人非, 皓月掩烟塵之色,

산천은 옛 그대로였지만 사람들은 달라졌고, 밝은 달빛이 연기와 티끌들을 가려 주었으며,

 

白露洗塊蘇之累,

맑은 이슬이 대지에 쌓인 먼지를 깨끗이 씻어 놓았기에,

 

辭下淸宵, 冉冉一降,

맑은 달밤을 하직하고 살며시 내려와 보았소.

 

拜于祖墓, 又欲一玩江亭,

조상님의 산소에 절하고는, 또한 부벽정이나 구경하면서

 

以暢情懷.

정과 회포를 풀어볼까 했습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평양을 묘사하다

2: 한 바탕 친구들과 놀고 부벽정에서 운치를 즐기기

3: 맥수은허를 달밤 부벽루를 보며 읊다

4: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5: 여인이 화답한 시

6: 여인의 가계

7: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의 시

8: 순식간에 연회가 끝나다

9: 홍생 하늘나라의 신선이 되다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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