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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허난설헌 - 몽유광승산시서(夢遊廣乘山詩序)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허난설헌 - 몽유광승산시서(夢遊廣乘山詩序)

건방진방랑자 2020. 5. 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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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광승산에 유람하며 시를 쓰다

몽유광승산시서(夢遊廣乘山詩序)

 

허초희(許楚姬)

 

 

乙酉春, 余丁憂, 寓居于外舅家. 夜夢登海上山, 山皆瑤琳珉玉, 衆峯俱疊, 白璧靑熒明滅, 眩不可定視. 霱雲籠其上, 五彩姸鮮, 瓊泉數派, 瀉於崖石間, 激激作環玦聲.

有二女年俱可二十許, 顏皆絶代, 一披紫霞襦, 一服翠霓衣. 手俱持金色葫蘆, 步屣輕躡, 揖余. 從澗曲而上, 奇卉異花, 羅生不可名. 鸞鶴孔翠, 翺舞左右, 衆香馚馥於林端.

遂躋絶頂, 東南大海, 接天一碧, 紅日初昇, 波濤浴暈. 峯頭有大池湛泓, 蓮花色碧葉大, 被霜半褪.

二女曰: “此廣乘山也, 在十洲中第一. 君有仙緣, 故敢到此境, 盍爲詩紀之.” 余辭不獲已, 卽吟一絶. 二女拍掌軒渠: “星星仙語也.”

俄有一朶紅雲, 從天中下墜, 罩於峯頂, 擂鼓一響, 醒然而悟, 枕席猶有煙霞氣. 未知太白天姥之遊, 能逮此否. 聊記之云.

詩曰: “碧海侵瑤海, 靑鸞倚彩鸞. 芙蓉三九朶, 紅墮月霜寒.”

 

姊氏於己丑春, 捐世, 時年二十七. 其三九紅墮之語乃驗. 蘭雪軒詩集附錄

 

 

장악(張渥), 요지선경(瑤池仙境), 14세기, 116.1X56.3cm, 중국 국립고궁박물원.

 

 

 

 

해석

乙酉春, 余丁憂, 寓居于外舅家.

을유(1585)년 봄 내가 부모의 상정우(丁憂) : 본래 자신의 부모상을 만나는 것을 뜻하는데, 때로는 조부모를 포함하기도 하였다. 후대에는 관원(官員)의 거상(居喪)만을 가리키게 되었으며 점점 부모상을 당하여 자손이 행해야 할 의무라는 의미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정우를 당하면 관직 있는 자는 녹(祿)을 버리고 가정에 복귀하여 삼년상을 치러야 하며, 법제에서 관을 떠나 삼년상을 치러야 하는 사람을 응정우(應丁憂) 즉 정우를 해야 할 사람으로 칭한다. 大明律例諺解 14 85』】을 당해 외숙의 집에서 살았다.

 

夜夢登海上山, 山皆瑤琳珉玉,

밤에 꿈속에서 바다 위로 산이 올랐는데 산이 모두 구슬과 옥이었고

 

衆峯俱疊, 白璧靑熒明滅,

뭇 봉우리 모두 포개져 있어 흰 옥과 푸른 등불이 명멸하여

 

眩不可定視.

아찔해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霱雲籠其上, 五彩姸鮮,

상서로운 구름이 그 위를 에워싸 오색 채색이 곱고도 고왔고

 

瓊泉數派, 瀉於崖石間,

옥 같은 샘 몇 줄기가 벼랑 사이로 쏟아져

 

激激作環玦聲.

격렬하게 옥결의 소리를 만들어냈다.

 

有二女年俱可二十許, 顏皆絶代,

두 처녀 나이는 모두 20살쯤인데 얼굴이 모두 절세가인이었고

 

一披紫霞襦, 一服翠霓衣.

한 사람은 자줏빛 노을 저고리를 입었고 한 사람은 푸른 무지개 옷을 입었다.

 

手俱持金色葫蘆, 步屣輕躡, 揖余.

손엔 모두 금빛 호로병을 가지고 신을 신고 경쾌하게 걸어와 나에게 절을 했다.

 

從澗曲而上, 奇卉異花,

시냇물 굽이진 곳 따라 올라가니 기이한 꽃들이

 

羅生不可名.

나열하듯 나있었지만 이름 지을 순 없었다.

 

鸞鶴孔翠, 翺舞左右,

난새와 학과 공작이 좌우에서 날아 춤추니

 

衆香馚馥於林端.

여러 향내가 수풀에서 풍겨났다.

 

遂躋絶頂, 東南大海,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동남쪽의 큰 바다가

 

接天一碧,

하늘에 닿아 하나처럼 푸르렀고

 

紅日初昇, 波濤浴暈.

붉은 해가 처음 오르니 파도가 햇무리를 목욕시켰다.

 

峯頭有大池湛泓, 蓮花色碧葉大,

봉우리엔 큰 연못이 있어 가득 차고 깊었으며 연꽃색은 푸르고 잎사귀가 컸으며

 

被霜半褪.

서리를 맞아 반쯤 시들었다.

 

二女曰: “此廣乘山也, 在十洲中第一.

두 처녀가 말했다. “여기는 광승산으로 십주십주(十洲): 신선들이 산다는 바다 속의 열 군데 선경(仙境)을 말한다 중의 제일이랍니다.

 

君有仙緣, 故敢到此境,

그대가 신선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감히 이 땅에 도착했으니,

 

盍爲詩紀之.”

어찌하여 시를 지어 기념하지 않겠습니까.”

 

余辭不獲已, 卽吟一絶.

나는 사양했지만 그만둘 수 없어 곧바로 한 절구를 읊조렸다.

 

二女拍掌軒渠: “星星仙語也.”

두 처녀가 박수를 치고 크게 웃으며 성성한 것이 신선의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俄有一朶紅雲, 從天中下墜,

이윽고 한 줄기의 붉은 구름이 있어 하늘로부터 아래로 떨어져

 

罩於峯頂, 擂鼓一響,

봉우리 정상에서 놀다가 북을 치는 한 울림에

 

醒然而悟, 枕席猶有煙霞氣.

깨어나고서야 깨달았는데 베개엔 아직도 안개 낀 노을의 기운이 있었다.

 

未知太白天姥之遊, 能逮此否.

이태백이 천모산천모산은 절강성(浙江省) 신창현(新昌縣)에 있는 산이다. 이백(李白)별저옹지섬중(別儲邕之剡中)그대 떠나 천모봉을 향하여 가서, 돌을 쓸고 가을 서리 위에 누우리.辭君向天姥 拂石臥秋霜라고 하였다.을 유람한 것이 나의 유람에 미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알지 못하겠다.

 

聊記之云.

하릴없어 그걸 기록했다고 한다.

 

詩曰: “碧海侵瑤海, 靑鸞倚彩鸞. 芙蓉三九朶, 紅墮月霜寒.”

그 시는 다음과 같다.

 

碧海侵瑤海 靑鸞倚彩鸞

푸른바다가 구슬바다를 침범하고 푸른 난새가 색채의 난새에 기대네.

芙蓉三九朶 紅墮月霜寒

부용의 27개 꽃송이가 붉게 져 달빛 서리에 차갑구나,

 

 

姊氏於己丑春, 捐世, 時年二十七.

누이는 기축(1589)년 봄에 세상을 떠났으니 당시 27살이었다.

 

其三九紅墮之語乃驗. 蘭雪軒詩集附錄

‘27개가 붉게 졌다라는 말이 곧 증험되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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