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쟁하는 신하는 어떠해야 하는가
쟁신론(爭臣論)
한유(韓愈)
1. 양성은 간쟁도 하지 못한 채 자리에만 연연했다
간의대부는 초심을 지켰고 자연스레 감화시킨 인물이다?
或問諫議大夫陽城於愈, “可以爲有道之士乎哉? 學廣而聞多, 不求聞於人也, 行古人之道, 居於晉之鄙, 晉之鄙人, 薰其德而善良者幾千人. 大臣聞以薦之天子, 以爲諫議大夫, 人皆以爲華, 陽子不喜, 居於位五年矣, 視其德, 如在草野. 彼豈以富貴移易其心哉?”
간언하는 직책을 수행하질 못하다
愈應之曰: “是『易』所謂: ‘恒其德貞, 而夫子凶者也,’ 惡得爲有道之士乎哉? 在『易』蠱之上九云: ‘不事王侯, 高尙其事,’ 蹇之六二則曰, ‘王臣蹇蹇, 匪躬之故,’ 夫不以所居之時不一而所蹈之德不同也. 若蠱之上九, ‘居無用之地, 而致匪躬之節,’ 蹇之六二在‘王臣之位, 而高不事之心’, 則冒進之患生, 曠官之刺興, 志不可則, 而尤不終無也.
정치에 관심도 없으면서 간쟁하는 신하가 되어서야
今陽子實一匹夫. 在位不爲不久矣, 聞天下之得失, 不爲不熟矣, 天子待之不爲不加矣, 而未嘗一言及於政. 視政之得失, 若越人視秦人之肥瘠, 忽焉不加喜戚於其心. 問其官則曰‘諫議也’, 問其祿則曰‘下大夫之秩也’, 問其政則曰‘我不知’也, 有道之士, 固如是乎哉.
맡았으면 제대로 하고 할 수 없거든 떠나야 함에도 그러질 못하다
且吾聞之, 有官守者, 不得其職則去, 有言責者, 不得其言則去, 今陽子以爲得其言乎哉. 得其言而不言, 與不得其言而不去, 無一可者也. 陽子將爲祿仕乎. 古之人有云: ‘仕不爲貧而有時乎爲貧,’ 謂祿仕者也. 宜乎辭尊而居卑, 辭富而居貧, 若抱關擊柝者可也. 蓋孔子嘗爲委吏矣, 嘗爲乘田矣, 亦不敢曠其職, 必曰會計當而已矣, 必曰牛羊遂而已矣, 若陽子之秩祿, 不爲卑且貧, 章章明矣而如此, 其可乎哉.”
해석
간의대부는 초심을 지켰고 자연스레 감화시킨 인물이다?
或問諫議大夫陽城於愈,
어떤 이가 간의대부 양성에 대해 한유에게 물었다.
“可以爲有道之士乎哉?
“도가 있는 선비라 생각하나?
學廣而聞多, 不求聞於人也,
배움이 넓고 견문이 많지만 남에게 소문나길 구하지 않고
行古人之道, 居於晉之鄙,
옛사람의 도를 행하여 진나라의 시골에 사니
晉之鄙人, 薰其德而善良者幾千人.
진나라의 시골 사람들이 덕에 감화되어 선량해진 사람이 몇 천 명이었다.
大臣聞以薦之天子, 以爲諫議大夫,
대신들이 그걸 듣고 천자에게 추천하여 간의대부가 되었으니
人皆以爲華, 陽子不喜,
사람들이 모두 잘 된 일이라 여겼지만 양성만이 좋아하는 얼굴빛이 없었고
居於位五年矣, 視其德, 如在草野.
직책을 수행한 지 5년이지만 그의 덕을 보면 마치 초야에 있던 때와 같기만 하네.
彼豈以富貴移易其心哉?”
어찌 부귀 따위로 그 마음을 변하게 하겠는가?”
간언하는 직책을 수행하질 못하다
愈應之曰:
내가 그것에 응답했다.
“是『易』所謂: ‘恒其德貞, 而夫子凶者也,’
“『주역』에서 말했던 ‘덕의 곧음이 일정하니, 부인은 길하고, 부자는 흉하니라’라는 것이니
惡得爲有道之士乎哉?
어찌 도가 있는 선비가 되겠는가?
在『易』蠱之上九云: ‘不事王侯, 高尙其事,’
『주역』 고괘(蠱卦) 상구효사(上九爻辭)에 ‘왕과 제후를 섬기지도 않으면서 그 일을 높이 숭상하기만 한다’라 했으며,
蹇之六二則曰, ‘王臣蹇蹇, 匪躬之故,’
건괘(蹇卦) 육십이효사(六十二爻辭)에서 ‘임금과 신하가 발을 저니 그 이유가 자기 몸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으니,
夫不以所居之時不一而所蹈之德不同也.
거처한 때가 같지 않고 밟은 덕이 같지 않아서가 아니겠는가.
若蠱之上九, ‘居無用之地, 而致匪躬之節,’
고괘(蠱卦) 상구효사(上九爻辭)처럼 ‘쓰이지 않는 처지에 있으면서 몸을 돌보지 않는 절개를 바친다’라거나,
蹇之六二在‘王臣之位, 而高不事之心’,
건괘(蹇卦)의 육십이효(六十二爻)처럼 ‘임금과 신하의 자리에 있으면서 임금을 섬기지 않는 마음을 고상히 여긴다’면
則冒進之患生, 曠官之刺興,
진출하기를 무릅쓴다는 근심이 생기고 관직을 비워둔다는 비난이 일어나리니
志不可則, 而尤不終無也.
뜻은 본받을 게 없고 허물은 마침내 없어지지 않으리.
정치에 관심도 없으면서 간쟁하는 신하가 되어서야
今陽子實一匹夫.
이제 양자는 실로 평범한 사람이다.
在位不爲不久矣, 聞天下之得失,
벼슬을 한 지 오래되지 않음이 없고, 천하의 득실을 들음이
不爲不熟矣,
익숙하지 않음이 없으며
天子待之不爲不加矣,
천자가 그를 대우함이 극진 대우하지 않음이 없는데
而未嘗一言及於政.
일찍이 한 마디도 정치에 미치질 않았다.
視政之得失, 若越人視秦人之肥瘠,
정치의 득실 보기를 마치 월나라 사람이 진나라 사람의 살찌고 마른 것을 보듯
忽焉不加喜戚於其心.
소홀히 하여 자기 마음에 기쁨과 슬픔을 첨가하질 않았다.
問其官則曰‘諫議也’, 問其祿則曰‘下大夫之秩也’,
관직을 물어보면 ‘간의(諫議)’라 하고 봉록을 물어보면 ‘하대부(下大夫)의 등급이다’라고 하지만,
問其政則曰‘我不知’也,
정치에 대해 물어보면 ‘모르겠소’라고 하니
有道之士, 固如是乎哉.
도가 있는 선비가 진실로 이러하겠는가?
맡았으면 제대로 하고 할 수 없거든 떠나야 함에도 그러질 못하다
且吾聞之, 有官守者, 不得其職則去,
또 내가 들어보니 벼슬을 맡은 사람은 직책을 수행하질 못하면 떠나고,
有言責者, 不得其言則去,
말을 책임진 사람은 말을 할 수 없으면 떠난다고 한다.
今陽子以爲得其言乎哉.
지금의 양성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得其言而不言, 與不得其言而不去,
말할 기회를 얻고도 말하지 않는 것과 말할 수 없는 데도 떠나지 않는 것은
無一可者也.
어느 것 하나도 옳은 게 없다.
陽子將爲祿仕乎.
양자는 장차 녹봉만 받아먹는 관리가 되려 하는가?
古之人有云: ‘仕不爲貧而有時乎爲貧,’
옛 사람이 ‘벼슬하는 것이 가난 때문은 아니지만 간혹 가난 때문에 한다’고 말했으니,
謂祿仕者也.
이를 녹봉을 받는 관리라 한다네.
宜乎辭尊而居卑, 辭富而居貧,
높은 직위를 사양하고 낮은 직위를 맡으며, 부유함을 사양하고 가난함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니,
若抱關擊柝者可也.
문지기나 야경꾼과 같은 경우면 괜찮다.
그래서 공자가 일찍이 창고 관리인이 되었고 동산 관리인이 되었던 것으로
亦不敢曠其職,
또한 감히 그 벼슬을 비워둘 수 없었던 것이니,
必曰會計當而已矣, 必曰牛羊遂而已矣,
반드시 ‘회계를 맞게 할 뿐이다’라 했고, 반드시 ‘소와 양을 키워줄 뿐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若陽子之秩祿, 不爲卑且貧,
양성의 관직 등급과 녹봉은 낮고 가난하지 않음이
章章明矣而如此, 其可乎哉.”
분명하게 드러남이 이와 같으니, 올바른 것인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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