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오이가 한 오이가 된 일을 통해 나라의 태평성대를 예언하다
포전합환과설(圃田合歡瓜說)
신광한(申光漢)
서로 다른 오이가 자라며 하나가 되다
辛卯七月之十有三日, 有女奴來告, 且曰: “噫! 吾見異矣. 西圃之田有瓜焉, 一蔕兩實, 合而爲一. 其狀可明. 吾以爲不祥而棄之.”
余試取以觀之, 果如其言, 實異之大者. 莊周曰: “果瓜有理.” 此豈無理者乎. 古有同穎禾ㆍ兩岐麥ㆍ連理木, 未聞以爲不祥也. 然則斯瓜也, 抑亦其是之類歟.
색다른 식물들은 많았지만 상서롭지 않다 여긴 적은 없다
瓜有三分之理, 故指物之易分者, 謂之瓜分. 瓜本三分之物, 而今者兩瓜合而爲一, 此兩一而六合之象歟. 兩一者, 陰陽和而爲一也; 六合者, 上下四方同而合也, 茲獨非祥耶歟.
旣而思之, 禾之同穎者, 周公之德也; 麥之兩岐者, 張君之政也; 木之連理者, 咸寧之治也.
두 오이가 한 오이가 된 일은 매우 좋은 징조다
今余棄於時而爲野人, 雖學呂安之灌園, 邵平之種瓜, 已爲孔氏之所鄙. 而又無善德足以感召吉祥者, 而瓜之合歡, 生於野人之田, 獨何歟?
徐又自解之曰: “陰陽和而上下四方同者, 固非野人之事也. 安知今之時有賢者出, 能上輔君德, 下順人心, 以同四方者乎. 能輔君德則和自上生, 能順人心則和自下生. 上下和則陰陽和, 陰陽和則分者可合, 而四方亦從而和. 和而至於此, 將見豐年穰穰, 世道煕煕, 舍哺而嬉, 擊壤而歌, 豈非野人之祥也歟.” 旣以答女奴, 書以爲說. 『企齋文集』 卷之一
해석
서로 다른 오이가 자라며 하나가 되다
辛卯七月之十有三日, 有女奴來告, 且曰:
신묘(1531)년 7월 13일에 계집종이 와서 말했다.
“噫! 吾見異矣.
“아! 나는 기이한 걸 보았습니다.
西圃之田有瓜焉,
서쪽 채마밭에 있는 오이가
一蔕兩實, 合而爲一.
한 꼭지에 두 과실이 달렸는데 합하여 하나가 되었는데,
其狀可明.
모양이 분명했습니다.
吾以爲不祥而棄之.”
저는 상서롭지 못하다 여겨서 그걸 버렸습니다.”
余試取以觀之, 果如其言,
내가 시험삼아 가져다가 그걸 보니 과연 그 말과 같아
實異之大者.
과실이 기이하게 컸다.
莊周曰: “果瓜有理.” 此豈無理者乎.
장주가 “오이에도 이치가 있다.”고 말했으니, 이것이 어찌 이치가 없는 것이겠는가.
古有同穎禾ㆍ兩岐麥ㆍ連理木,
옛날에 같은 줄기의 벼와 두 가지의 보리와 다른 나무지만 중간에 합해진 나무가 있었는데
未聞以爲不祥也.
상서롭지 못하다고 여기는 건 듣질 못했다.
然則斯瓜也, 抑亦其是之類歟.
그러하다면 이 오이는 아마도 이러한 종류일 것이다.
색다른 식물들은 많았지만 상서롭지 않다 여긴 적은 없다
瓜有三分之理, 故指物之易分者,
오이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이치가 있기에 사물이 잘 나누어지는 것을 가리켜
謂之瓜分.
과분(토지를 신하게 나눠줌)이라 말했다.
瓜本三分之物, 而今者兩瓜合而爲一,
오이는 본래 세 개로 나누어지는 사물인데 이제 두 오이가 합하여 하나가 되었으니
此兩一而六合之象歟.
이것은 두 개가 하나가 된 것으로 육합의 형상인 것이로다.
兩一者, 陰陽和而爲一也;
두 개가 하나가 된 것은 음양이 조화를 이뤄 하나가 된 것이고
六合者, 上下四方同而合也,
육합은 상하사방이 하나가 되어 합해진 것이니
茲獨非祥耶歟.
이것이 유독 상서롭지 않는 것이겠는가.
旣而思之, 禾之同穎者, 周公之德也;
이윽고 생각해보니 벼가 같은 줄기에서 난 것은 주공의 덕이고
麥之兩岐者, 張君之政也;
보리가 두 줄기인 것은 장군의 정치이며
木之連理者, 咸寧之治也.
다른 나무지만 중간에 합해진 것은 함녕의 다스림이다.
두 오이가 한 오이가 된 일은 매우 좋은 징조다
今余棄於時而爲野人,
이제 나는 이때에 버려져 재야의 사람이 되었지만
雖學呂安之灌園, 邵平之種瓜,
비록 여안이 정원에 물을 주는 것과 소평이 오이를 심는 것【소평지종과(邵平之種瓜): 은거(隱居)하고 있다는 뜻 소(邵)는 소(召)로도 쓴다. 『사기(史記)』 권54에 “평은 진(秦)이 망하자 시골에 은거하여, 장안성(長安城) 동쪽에 외를 심었는데 외맛이 좋았으므로 세속에서 동릉과(東陵瓜)라 하였다.” 한다.】을 배웠지만
已爲孔氏之所鄙.
이미 공씨에게 비루하게 여겨졌다.
而又無善德足以感召吉祥者,
또한 착한 덕이 넉넉히 길하고 상서로움에 감응하여 부를 만한 것도 없는 사람인데
而瓜之合歡, 生於野人之田, 獨何歟?
부부오이[合歡瓜]가 재야인의 밭에서 났으니 다만 어찌된 것인가?
徐又自解之曰:
천천히 또한 스스로 그것을 해석하여 말하겠다.
“陰陽和而上下四方同者, 固非野人之事也.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상하사방이 합해지는 것은 진실로 재야인의 일이 아니다.
安知今之時有賢者出,
어찌 지금 이 시기에 어진 사람이 나와
能上輔君德, 下順人心,
위로는 임금의 덕을 보필하고 아래론 인심의 순화시키며
以同四方者乎.
사방을 합해질 자임을 알겠는가.
能輔君德則和自上生,
임금의 덕을 보필할 수 있으면 조화는 위로부터 생기고
能順人心則和自下生.
인심을 순하게 할 수 있으면 조화는 아래로부터 생긴다.
上下和則陰陽和, 陰陽和則分者可合,
상하가 조화되면 음양이 조화되고 음양이 조화되면 나누어진 것이 합해질 수 있으며
而四方亦從而和.
사방이 또한 따라 조화롭게 된다.
和而至於此, 將見豐年穰穰, 世道煕煕,
조화로움이 여기에 이르면 장차 풍년으로 넉넉하고 세도가 화평해져
舍哺而嬉, 擊壤而歌,
집집마다 먹고서 기뻐하고 땅을 두드리며 노래부르리니
豈非野人之祥也歟.”
어찌 재야인의 상서로움이 아니겠는가.”
旣以答女奴, 書以爲說. 『企齋文集』 卷之一
이에 계집종에게 답하고서 써서 설로 삼는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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