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죽기 전에 했어야 할 일
관중론(管仲論)
소순(蘇洵)
1. 관중 때문에 제나라는 망했다
관중과 제나라의 성쇠(盛衰)
管仲相威公, 覇諸侯攘夷狄, 終其身齊國富强, 諸侯不敢叛. 管仲死, 竪刁ㆍ易牙ㆍ開方用, 威公薨於亂, 五公子爭立, 其禍蔓延, 訖簡公齊無寧歲.
제나라가 망한 이유는 관중 때문이다
夫功之成, 非成於成之日, 蓋必有所由起, 禍之作不作於作之日, 亦必有所由兆, 則齊之治也, 吾不曰管仲而曰鮑叔, 及其亂也, 吾不曰, 竪刁ㆍ易牙ㆍ開方而曰管仲.
何則? 竪刁ㆍ易牙ㆍ開方三子, 彼固亂人國者, 顧其用之者, 威公也. 夫有舜而後, 知放四凶, 有仲尼而後, 知去少正卯, 彼威公何人也? 顧其使威公, 得用三子者, 管仲也.
관중이 죽기 전에 했던 말은 무책임했다
仲之疾也, 公問之相, 當是時也, 吾以仲且擧天下之賢者以對, 而其言乃不過曰: “竪刁ㆍ易牙ㆍ開方三子, 非人情, 不可近.”而已.
嗚呼! 仲以爲威公, 果能不用三子矣乎. 仲與威公處幾年矣, 亦知威公之爲人矣乎. 威公聲不絶乎耳, 色不絶於目, 而非三子者, 則無以遂其欲. 彼其初之所以不用者, 徒以有仲焉耳. 一日無仲, 則三子者, 可以彈冠而相慶矣, 仲以爲將死之言, 可以縶威公之手足耶.
해석
관중과 제나라의 성쇠(盛衰)
관중은 위공(제환공)을 도와 제후들의 패자가 되게 했고 이적들을 물리쳐
終其身齊國富强, 諸侯不敢叛.
죽기 직전까지 제나라를 부강하게 하여 제후들이 감히 배반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관중이 죽자 수조ㆍ역아ㆍ개방【竪刁易牙開方: 환공의 주위에는 군주를 가까이에서 모시려고 스스로 거세한 豎刁(수조), 자식을 삶아서 군주에게 먹인 易牙, 친족과 인연을 버리고 제나라로 온 開方(衛나라의 公子) 같은 소인배가 있었다.】이 등용되어
威公薨於亂, 五公子爭立,
위공이 난리에 붕어했고 다섯 공자가 왕위 쟁탈전을 벌였으니【五公子爭立: 환공은 세 명의 夫人이 있었으나 모두 아들이 없고 6명의 후궁이 낳은 6명의 公子가 있었는바, 곧 뒤에 孝公이 된 昭와 武孟(無詭)·元·潘·商人·雍이다. 환공은 관중 생전에 昭를 후계자로 지명하였으나 뒤에 豎刁 등에 의하여 무맹이 즉위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제나라는 내란이 일어나 무맹은 즉위한 지 3개월 만에 살해되고 말았다. 위에서 五公子라 한 것은 무맹을 제외한 다섯 명을 가리킨 것이다.】
其禍蔓延, 訖簡公齊無寧歲.
재앙이 만연하게 되어 간공에 이르도록 평화로운 해가 없었다.
제나라가 망한 이유는 관중 때문이다
夫功之成, 非成於成之日,
공이 성취됨은 이루어진 날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蓋必有所由起, 禍之作不作於作之日,
대체로 반드시 연유한 것이 있고, 재앙이 지어짐은 지어진 날에 지어진 게 아니라
亦必有所由兆,
또한 반드시 조짐에 따른 것이 있으니,
則齊之治也, 吾不曰管仲而曰鮑叔,
제나라가 다스려짐을 나는 ‘관중 때문이다’라 말하지 않고, ‘포숙아 때문이다’고 말하며,
及其亂也, 吾不曰, 竪刁ㆍ易牙ㆍ開方而曰管仲.
난리에 이르러선 나는 ‘수조ㆍ역아ㆍ개방 때문이다.’라 말하지 않고 ‘관중 때문이다’고 말하리라.
何則?
왜인가?
竪刁ㆍ易牙ㆍ開方三子, 彼固亂人國者,
수조ㆍ역아ㆍ개방 세 사람은 진실로 백성과 나라를 어지럽힌 사람이지만,
顧其用之者, 威公也.
상고해보면 그를 등용한 사람은 위공이었다.
순임금 있은 후에 사흉을 추방할 줄 알았고
중니가 있은 후에 소정묘【少正卯: 춘추 시대 魯나라 大夫로, 다섯 가지 大惡을 겸하였으므로 공자가 재상의 일을 攝行할 때 그를 처형했다.】를 제거할 줄 알았는데
彼威公何人也?
저 위공이란 어떤 사람인가?
顧其使威公, 得用三子者, 管仲也.
상고해보면 위공에게 세 사람을 등용하도록 한 사람은 관중이었다.
관중이 죽기 전에 했던 말은 무책임했다
仲之疾也, 公問之相, 當是時也,
관중이 병들어 위공이 재상에 대해 묻자 이때가 되어
吾以仲且擧天下之賢者以對,
나는 ‘관중은 또한 천하의 어진 이를 천거해야 합니다’라고 대답할거라 생각했는데,
而其言乃不過曰: “竪刁ㆍ易牙ㆍ開方三子, 非人情, 不可近.”而已.
그 말이 “수조ㆍ역아ㆍ개방 세 사람은 인정이 아니니 가까이 해선 안 됩니다.”라는 말에 불과했을 뿐이다.
嗚呼! 仲以爲威公, 果能不用三子矣乎.
아! 관중은 위공이 과연 세 사람을 등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말인가?
仲與威公處幾年矣,
관중은 위공과 함께 한 지가 몇 년이었으니
亦知威公之爲人矣乎.
또한 위공의 사람됨을 알았을 것이다.
威公聲不絶乎耳, 色不絶於目,
위공은 좋은 소리가 귀에서 끊어지지 않고 미색이 눈에서 끊어지지 않았으니,
而非三子者, 則無以遂其欲.
세 사람이 아니었으면 욕심을 이룰 수가 없었다.
彼其初之所以不用者, 徒以有仲焉耳.
그럼에도 처음에 등용되지 않은 이유는 다만 관중이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一日無仲, 則三子者, 可以彈冠而相慶矣,
하루아침에 관중이 없다면 세 사람은 갓을 벗고【彈冠之慶: 탄관이란 갓의 먼지를 터는 것으로, 장차 벼슬길에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漢나라 王吉이 益州의 刺史가 되자 친구인 貢禹가 갓을 털었는데, 과연 그 후 왕길의 추천을 받아 대부가 되었다 한다. 『漢書』卷72 「王吉傳」】 서로 축하했으리니,
仲以爲將死之言,
관중은 장차 죽을 때 했던 유언으로
可以縶威公之手足耶.
위공의 수족을 묶어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인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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