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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댁에서 도망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
送兒之夫家 心懷久悽弱 | 아이를 시댁으로 보내니 마음이 오래도록 서글프고 위약했죠. |
未至二三月 兒還自西郭 | 2~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아이는 서쪽 성곽으로부터 돌아오니 |
衣帶忽已緩 肌(肥)膚盡瘦削 | 옷과 띠는 문득 이미 늘어지고 피부는 모두 수척졌죠. |
問汝何所悲 而自受銷鑠 | 물었죠 ‘너는 무슨 슬픈 일이 있어 스스로 삭고 야위었느냐? |
苦梨嚼亦甛 豈全少歡樂 | 쓴 배도 씹으면 또한 달아지니 어찌 온전한 즐거움이 적겠느냐?‘ |
阿兒含淚答 兒誠命道惡 | 아이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죠. ‘저는 진실로 운명의 도리가 사나워요. |
擧眼魂已飛 何以念依託 | 눈을 들어 남편 보면 혼이 이미 날아가니 어찌 의탁할 생각하겠어요? |
縱欲回心意 常如怯彈雀 | 가령 마음 돌리려는 뜻 있었대도 항상 소중한 것을 버리게 될까 1 겁냈어요. |
生憎問卜人 時來怪事發 | 태어난 후 점쳐서 묻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이따금 괴상한 일 발생하니 |
急急搖籤筒 誦呪聲聒聒 | 위급하게 산통을 흔들며 외우는 주술의 소리가 시끄럽죠. |
郭璞李淳風 邵子袁天綱 | 곽박과 이순풍과 소자와 원천강이란 2 |
聲聲逆人意(耳) 那得心不傷 | 소리마다 사람의 마음 거스르는데 어찌 마음이 상하지 않겠어요? |
丙辛寅申七 戊癸辰戌五 | 병신인신은 일곱이고 무계진술은 다섯이니 |
此聲益怪異 錐鑽交腸肚 | 이 소리 더욱 괴이하여 송곳과 끌이 창자와 배 교차하듯 했어요. |
性復吝惜財 升龠生嫌怒 | 남편의 성격 더욱 재물에 인색하여 한 되나 약이라 성깔 내어요. |
二女工讒慝 猜險若豺虎 | 두 딸은 기교 있게 숨길 걸 고자질하고 시기하고 고약하기 표범과 범 같아요. |
日夜造浮言 謠諑激狂瞽 | 낮밤으로 없는 말 지어내 말로 헐뜯어 미친 봉사 격분케 하니 |
言兒竊細布(帛) 密密遺阿父 | 내가 고운 비단 훔쳐 몰래 아버지께 보낸다고 말하고 |
言兒竊米餦 密密付阿姉 | 내가 쌀과 떡 훔쳐 몰래 친정 누이에 보낸다고 말하며 |
言兒竊錢刀 三時買餠餌 | 내가 돈을 훔쳐 삼시에 떡을 사서 |
頓頓(頻頻)獨自呑 不以遺兒子 | 자주 혼자 먹으며 아이들에겐 남기지 않는다 말하죠. |
兒哥亦回邪 綢繆起訾毁 | 아들 또한 간사하여 주도면밀하게 헐뜯음을 말하니 |
謂言櫛髮時 觸刺傷其腦 | 머리 빗어줄 때에 찔러 뇌를 다치게 했다고 하고 |
鯖鱠母自啖 爺食惟敗薧 | 청어탕 어미 스스로 먹고 아버지는 오직 상하고 마른 것만 먹게 한다고 하죠. |
兒言日以深 瞽怒日以盛 | 아들의 말이 날마다 심해지니 봉사의 성냄도 날마다 커져요. |
始猶譙訶止 漸覺言鋒勁 | 처음엔 오히려 꾸짖다 그쳤는데 점점 말이 날카롭고 굳세지는 걸 깨달았죠. |
前旣擲砧杵 近復撞鍬枋 | 전엔 이미 다듬잇돌과 방아 던지더니 최근엔 다시 가랫자루로 때려요. |
兒今計已定 無復顧女行 | 저는 이제 계책이 이미 정해졌으니 다시는 여자의 행실 돌아보지 않을 거예요. |
久欲投淸池 寸腸苦未硬 | 오래전에 맑은 연못에 몸을 던지려 했는데 속이 괴로워 확고하지 못했어요. |
傳聞寶林北 窈窕有僧房 | 전해 들으니 보림사 북쪽의 으쓱한 곳에 승방이 있다고 하니 |
兒今計已決 勿復生阻搪 | 저는 이제 계책을 결정하여 다시 저를 막아서지 마셔요.’ |
인용
- 탄작(彈雀): '소중한 것을 버린다'는 의미로 쓰였다.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가령 지금 여기에 사람이 있어서 수후(隨侯)의 보석으로 천길 벼랑 위에 있는 참새를 쏘았다고 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반드시 그를 비웃는다. 이는 왜냐면 수단으로 쓰이는 물건은 소중한데 바라는 목적물이 하찮기 때문이다.[今且有人於此, 以隨侯之珠彈千仞之雀, 世必笑之, 是何也, 則其所用者重, 而所要者經也.]"라는 구절이 보인다. [본문으로]
- 곽박이순풍 소자원천강(郭璞李淳風 邵子袁天綱): 점을 칠 때 외우는 사설(辭說)로, 역대 점을 잘 치기로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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