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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매쟁이의 요설에 속아 결혼을 승낙한 아비
答瞽年已高 七七四十九 | 답하네. “봉사의 나이 이미 많아 49살인데 |
前已再成醮 兒乃第三婦 | 전에 이미 두 번 결혼해 아이는 제 세 번째 부인이라오. |
前婦産二女 後婦擧一男 | 첫 부인에게 두 명의 딸을 낳고 두 번째 부인에게 한 아들을 얻었는데 |
男年已成童 少女今卄三 | 아들 나이 이미 다 자랐고 작은 딸은 지금 23살이라오. |
寧當棄溝壑 豈今瞽委禽 | 차라리 마땅히 죽어 시체가 도랑과 골짜기에 버려질지라도 어찌 이제 봉사에게 시집가겠으리오 1? |
兒不遇父母 翁性唯(猶)醟酖 | 아이는 부모 만나지 못한 것인데 할배는 성품은 오직 술주정뱅이라오. |
文雉受狗噬(口) 恨恨那能堪 | 수꿩이 개에게 물림 당한 것이니 한스러워한들 어찌 견디리오? |
媒人喫錢多 巧詐飾言談(飾) | 중매쟁이 돈을 많이 먹고서 교묘한 사기로 말을 꾸며 |
言瞽富且仁 惠澤被閭閻 | 말했죠. ‘봉사는 부자이면서 어질어 은택이 마을에 입혀지고 |
門前十頃田 沃沃畝一金 | 마을 앞에 십이랑의 밭은 비옥해 한 밭에 한 금이오. |
庫中八百緡 鐵鏁嚴封緘 | 곳간 속엔 800꿰미 있어 자물쇠로 엄하게 막아뒀죠. |
田當爲翁壽 錢當使翁酣 | 밭은 마땅히 할배의 장수를 위한 것이고 돈은 마땅히 할배 술마시도록 한 것이오. |
翁無患無家 複璧連重檐 | 할배는 집 없다고 근심치 마시라 겹옥을 연이은 처마가 우리 것이고 |
翁無患無衣 細布堆繒縑 | 할배는 옷 없다 근심치 마시라 가는 곱게 짠 베로 비단으로 쌓일 것이며 |
翁無患無騎 北馬步驂驔 | 할배는 탈 것 없다 근심치 마시라 북쪽 말로 참마로 다닐 것이고 |
瓮老勿憂病 瞽家多人葠 | 할배는 병 근심치 마시라 봉사집엔 인삼이 많아요.‘ |
物物如川至 言言如密甘 | 사물마다 냇물이 이르는 것 같고 말마다 단꿀 같으니 |
翁耳一何軟 翁性(腸)一何憨 | 할배의 귀는 한결같이 어찌 팔랑귀이고 할배의 성품은 한결같이 어찌 어리석은지 |
爾爾許媒人 施施還家門 | 동의하며 2 중매쟁이에게 허락하고 득의양양 3하게 집으로 돌아와 |
喜氣溢眉宇 散漫多雜言 | 기쁜 기운이 눈썹 사이에 넘쳐 산만하게 잡다하게 말했죠. |
人生有一時 阿女今當婚 | ‘사람은 한 때가 있으니 딸이 이제 결혼할 때가 되었소. |
城西有佳郞 俊逸頗能文 | 성의 서쪽에 멋진 낭군 있으니 준수하여 잘 문장을 짓고 |
年甫踰三十 鬑鬑髥始新 | 나이 30살을 넘어 수염이 비로소 싱그러우며 |
家貲足一生 藏蓄多奇珍 | 집의 재산이 한 생애에 넉넉해 보관하는 기이한 보물 많답디다. |
新鰥未有偶 復無兒女存 | 막 홀아비가 되어 짝은 없고 다시 아들과 딸도 없답디다. |
所嗟眇一目 顔色乃嬋媛 | 탄식스러운 건 한 눈이 애꾸지만 얼굴빛은 곱디 곱다는 군. |
吾老無長計 十口憂飢寒 | 나는 늙어 긴 계책 없기에 열식구 굶주림과 추위 걱정인데 |
幸復得此婿 畢世無艱難 | 다행히 다시 이 사위를 얻었으니 한평생 가난한 없겠구려. |
翁媼坐受養 依倚若泰山 | 나와 할매 앉아 봉양 받으면 태산에 의지한 듯 할테지. |
便可裁衣裳 不須有紛紜 | 곧 옷을 다듬이질 하여 야단법썩할 필욘 없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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