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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탄(嶺南歎) - 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영남탄(嶺南歎) - 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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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頃因遠行邁 薄暮投村莊 접때 먼 길 가다가 저물녘 촌락에 투숙하는데
扣門願寄宿 且復求水漿 문을 두드려 숙박하길 원하고 또한 다시 물과 미음을 요구했네.
中有一老父 鬚眉皓蒼蒼 중간에 한 노인이 있었는데 수염과 눈썹이 희어 무성하니
借問緣底事 塊然處空房 물었네. “무슨 연유로 외로이 빈 방에 거처하십니까?”
老父不暇譍 垂頭淚先滂 노인은 응답할 겨를도 없이 머리를 드리운 채 눈물만 먼저 떨어지네.
黃昏炊爨訖 夜共宿土床 황혼에 부뚜막에 밥불 때길 마치고 밤에 함께 흙바닥에서 자는데
翁言年八十 去歲遭妻喪 노인이 말했네. “나이 여든인데 작년에 아내 초상을 당했고
世爲水卒役 長子死於防 대대로 소졸의 병역(兵役)을 하는데 장자는 방비하다 죽었고
次子不堪命 逃去不我將 차자는 운명 감당할 수 없어 나를 데리지 않고 도망가
存亡絶消息 不復倚門望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조차 끊어지니 다시 문에 기대 기다리지 않아요.
何人炊我食 何人縫我裳 어떤 사람이 나를 위해 밥불 때겠으며 어떤 사람이 나를 위해 옷 지어 주겠소?
汲樵手自親 一身尙未殭 물 긷고 불 때는 걸 손수 스스로 하니 한 몸 오히려 죽지 못했소이다.
不獨吾家然 所在皆堆墻 유독 우리 집만 그러한 게 아니니 있는 곳이 모두 담장이 허물어져
此村數十家 蕭條見何嘗 우리 마을의 수십 가구가 쓸쓸하니 언제 일찍이 보았던 것이겠소?
皆爲驅役苦 散避如驚麞 모두 신역의 괴로움에 달아나 놀란 노루처럼 흩어져 달아난게죠.”
晩來拂衣起 繞村久徜徉 저물어 옷을 떨치고 일어나 마을을 둘러보며 오래도록 어슬렁거리니
門閭尙儼然 炊煤栖空樑 마을 어귀의 문은 아직도 그대로이고 불 때던 연기만이 빈 들보에 남아있지만
不見煙火起 滿目宿草黃 연기 불 피어나는 것 보이지 않고 눈 가득 묵은 풀만 누렇더라.

 

 

 

 

 

인용

전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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