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3. 일을 제대로 못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고혈을 짜낸 관아
潛思後日事 深憂在弄潢 | 잠자코 훗날의 일 생각해보니 깊은 근심이 반란군 1에 있네. |
州邑況凋瘵 故如賁首羊 | 주와 읍도 이에 마르고 앓기 때문에 몸은 야위고 머리만 큰 양 2 같네. |
所守是何物 虛簿與空倉 | 지키는 것 이것은 무슨 물건인가? 빈 장부와 빈 창고라네. |
倘或有警急 何以應攙搶 | 혹시라도 경계할 만한 급한 일이 있으면 어찌 병란 3에 응하련가? |
究厥所以然 實由謀不臧 | 그 까닭을 연구해보면 실제로 도모함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네. |
領鎭率貪縱 長民非慈祥 | 수령과 진무사(鎭撫使) 대체로 탐욕스럽고 멋대로 하여 백성을 기르는 데 자비롭고 우애롭지 못해 |
同然浚膏血 誰醫眼前瘡 | 하나 같이 고혈을 짜내니 누가 눈 앞의 부스럼 치료하리오? |
軍簿久不覈 名籍亂無章 | 군적을 오래도록 진실 파헤치지 않았고 이름 장부 어지럽게 조목이 없으니 |
身去役尙存 家破患逾長 | 몸은 떠났어도 신역(身役)은 아직도 남아 있고 집은 부셔졌어도 근심은 더욱 자라나네. |
猿亡林木禍 門火池魚殃 | 원숭이 도망가자 수풀을 재앙을 당하고 성문이 불타자 물고기 재앙 입었네 4. |
耕種已失時 焉得理莠稂 | 갈고 씨뿌리는 건 이미 때를 잃었으니 어찌 김매기를 하리오? |
因玆愁怨積 戾氣于陰陽 | 따라서 근심과 원망이 누적되어 음양에서 기운이 어그러졌네. |
人事旣不至 況復愆雨暘 | 인사가 이미 지극하지 않은데 하물며 다시 비 내리고 볕 찌는 걸 문제 삼음에 있어서랴. |
百糓俱受災 比年連失穰 | 온갖 곡식이 모두 재앙을 받았고 매년 연이어 흉년 드는 구나. |
官債不得償 矧敢望倉箱 | 관아의 부채도 갚을 수 없는데 하물며 감히 창고와 상자 채워지길 바라겠는가? |
何以蓋寒體 何以充飢腸 | 무엇으로 추위에 떠는 몸을 덮을 것이며 무엇으로 주린 창자 채우겠는가? |
寒飢轉作癘 流染劇火颺 | 추위와 주림이 바뀌어 역병이 일어나 흘러가 오염시켜 극렬히 불꽃처럼 날리니 |
闔戶幸一活 壯弱皆夭殤 | 신주 모신 집 5이 하나라도 살았으면 다행이나 장성한 이나 연약한 이나 모두 요절하고 |
離散益無數 死亡亦難量 | 흩어진 이 셀 수 없고 사망한 이 또한 헤아리기 어렵네. |
- 농황(弄潢): 황지농병(潢池弄兵)의 준말로, 반란군을 말한다. 『한서(漢書)』 「공수전(龔遂傳)」에, "백성들이 살 수가 없어서 도둑질하기를 마치 어린애들이 못 속에서 병기(兵器)를 희롱하듯이 했다."라고 하였다. [본문으로]
- 분수양(賁首羊): 『시경(詩經)』 소아(小雅) 「초지화(苕之華)」에 "암양은 말라서 머리만 크고, 통발에는 삼성만 비추도다. 굶지는 않을지언정, 배부르기야 바랄쏜가[牂羊墳首 三星在罶 人可以食 鮮可以飽]." 한 데서 온 말로, 분수(墳首=賁首)는 몸이 야위어 머리만 크게 보인다는 뜻이다. 즉, 기근이 들어 곡식이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 참창(攙搶): 혜성의 이름인데, 천참(天攙)과 천창(天搶)이다. 이 별들은 모두 병란(兵亂)의 조짐을 예시한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훈(俶眞訓)」 [본문으로]
- 지어앙(池魚殃): 성문에 불이 나자 엉둥하게 가까이 있는 연못의 물고기가 말라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지어지앙(池魚之殃)' 또는 '성문실화(城門失火)'라고 한다. [본문으로]
- 합호(闔戶) : 제사를 마치고 문을 닫는 것. 즉 신주를 넣고 사당문을 닫는 것. 『상례사찬(喪禮四箋)』 喪儀匡 虞祭五, 『제례고정(祭禮考定)』 「제의고(祭儀考)」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남탄(嶺南歎) - 5. 임금과 수령들께 고함 (0) | 2021.08.09 |
---|---|
영남탄(嶺南歎) - 4. 묵으려 머문 집 노인의 기구한 사연 (0) | 2021.08.09 |
영남탄(嶺南歎) - 2. 넉넉하던 영남이 황량해지다 (0) | 2021.08.09 |
영남탄(嶺南歎) - 1. 풍족한 환경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영남의 삶 (0) | 2021.08.09 |
윤현 - 견걸아(見乞兒) (0) | 2021.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