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②: 떠나보면 비로소 알게 되는 것에 대해
찜질방에 수면실이 없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 옮겨 다녀야 했다.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푹 잘 수 없으니 환장하겠더라. 그래도 꽤 피곤했는지 어느새 잠이 들었다.
아침에 최대한 늦게 일어나려 했다. 이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산 다음에 여관을 찾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10시에 문을 여니 그때까지 찜질방에 있어야 했던 것이다. 하늘에선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번 비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이 올 거란다.
J의 문자가 전한 여파
씻으러 가려는데 문자가 왔다. 스터디 멤버 J가 보낸 문자다. 지금은 어디에 있냐고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어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토요일이다.
토요일 아침 8시엔 스터디를 한다. 내가 이렇게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데엔 스터디원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그들 또한 믿고 보내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잠시 빠진다고 와해되거나 느슨해지지 않을 정도로 다들 열정이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세연이나 소영이는 두 말할 필요가 없고 명희누나 또한 이번에 스터디에 합류하였음에도 공부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처음 스터디를 하는 거지만 우리보다 나이가 많으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의지하게 되었고 누나 또한 함께 어울리며 힘을 북돋워줬다. 여기에 상근이나 미연이도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 모두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있으니 뭘 걱정하겠는가?
그런 상황이었지만 J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 뭐 아무리 우리 스터디에 ‘장’이라는 직책은 없고 모두가 주체라고 한다 해도 가장 오래 공부했고 나이도 많기에 부담을 갖는 건 당연한 걸 테다. 문자를 읽고 있으니 마음이 읽히더라.
떠나보면 비로소 소중함을 안다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말로는 아무런 위로도 안 될 것이기에 그냥 평범한 답문을 보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더 굳건해질 것을 믿으면서 말이다.
어쨌든 J의 문자를 보니 스터디에 다시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나의 여정은 남아있기에 몇 주 더 빠져야만 한다. 떠나보니 스터디의 소중함도 더 마음속 깊이 느껴지더라. ‘흔들리며 피는 꽃 Study Team’ 정겹고도 그리운 이름이다. 여행이 다 끝나면 우리 신나게 스터디 하자고. 그때 내가 정말 맛있는 거 사줄게^^ 물론 결석해서 쌓인 내 벌금(우리 스터디는 결석하면 5,000원씩 벌금을 내야 하는데 내 벌금이 어느새 25,000원이나 됐다)으로 말야~
인용
'연재 > 여행 속에 답이 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국토종단 - 94. 춘천 사람들이 이상해요[춘천⇒화천](09.05.17.일) (0) | 2021.02.11 |
---|---|
2009년 국토종단 - 93. 휴식②: 자벌레와 개구리에게서 배운 끈기로 (0) | 2021.02.10 |
2009년 국토종단 - 91. 도착지가 있는 강원도에 입성하다 (0) | 2021.02.07 |
2009년 국토종단 - 90. 한 걸음의 철학[가평⇒춘천](09.05.15.금) (0) | 2021.02.07 |
2009년 국토종단 - 89. 순조롭던 오후의 가평여행 (0) | 2021.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