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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111. 마지막 밤에 동해의 파도 소릴 들으며 교회 심방에 참여하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111. 마지막 밤에 동해의 파도 소릴 들으며 교회 심방에 참여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2. 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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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밤에 동해의 파도 소릴 들으며 교회 심방에 참여하다

 

 

씻으러 나오니 하늘에선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만약 잘 곳을 구하지 못했다면 이 비를 맞으며 또 한참이나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만큼 승낙해주신 목사님께는 감사할만한 일이지만 말이다.

 

 

▲ 운 좋게도 단번에 물은 교회에서 바로 승낙해줘 잠자리를 얻었다.

 

 

얼떨결에 교회 심방에 참석하다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은 집사님이었는데, 나 먹으라며 빵이랑 수박을 가져다주셨다. 그러면서 오늘 심방(尋訪)을 가니까 같이 가자고 하신다. 그 순간 난 만세를 부를 뻔했다^^ 내가 이런 자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를 거다. 연기군 양화면에서 사모님이 결혼식에 함께 가자고 초대했었는데 그걸 거부한 후론 그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더더욱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자동반사적으로 이런 기회는 낚아채고 있다. 그 지역 사람들과 밀접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다.

다 씻고서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집사님이 나오라고 하신다. 집사님 차에 타고 갔더니, 오히려 목사님이 깜짝 놀라신다. 같이 가자고 자신이 먼저 말하지 못했다고 겸연쩍어하시면서 말이다.

심방하러 들어간 집은 작은 슈퍼였다. 그곳엔 이미 성도님들이 방을 가득 채우고 계시더라. 이렇게 작은 마을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절차에 따라 예배를 드리고 간단한 회의를 했다.

심방은 어느 곳이나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심방이 끝나고 나서는 다 함께 모여 순대국밥을 먹으러 갔다.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흘러넘친다. 연로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인지 건강 얘기가 주를 이룬다.

 

 

▲ 영화 [밀양]에서의 심방 장면. 어느 교회나 심방의 풍경은 비슷하더라.

 

 

 

동해의 자장가를 들으며 자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교회로 돌아왔다. 대신면은 동해와 근접해 있는 마을이다. 교회에서도 바로 바다가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본 바다는 까만 어둠이었고 파도 소리만 들려왔다. 꼭 새까만 어둠이 나를 덮쳐올 것처럼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라. 그럼에도 세이렌의 노래소리를 들으면 그 노래에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는 이야기처럼 왠지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그 노래를 들으려고 배에 몸을 묶었다고 하지만, 난 그 파도 소리를 들으며 차에 갇혀 있었으니 바다에 빠져 죽진 않았다. 모래사장에 나가 밤바다를 보고 싶었지만, 비도 오고 몸도 피곤해서 그냥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밤엔 비가 제법 내린다. 이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잘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다. 거기에 저 멀리선 파도 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들려온다. 정신이 자꾸 몽롱해져 가고 있다. 국토종단 마지막 밤이 저물어가고 있다.

목포 평화광장에서 바닷소리를 들었었다. 찰싹찰싹 방죽을 때리던 그 소리는 금세 동해의 파도 소리로 바뀌어 있다. 난 그 바다를 향해 달려가더니 풍덩 빠진다. 헤엄은 못 치지만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고 바닷물이 나를 어디로든 데려다줄 거라 믿고 있었다. 기억 저편에 무언가 잡힐 듯하다. 흐릿흐릿한 과거의 편린들. 그건 뭘까? 그건...... ....... ....? ..... ~

 

 

▲ 오디세우스의 심경이 이해됐다. 세이렌의 노래소리에 바닷물에 빠져들게 되듯, 어둠 속에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세이렌의 노래처럼 빠져들게 만들었다.

 

 

 

지출내역

 

내용

금액

고성 버스비

1.000

회냉면

6.000

총합

7.000

 

 

인용

목차

사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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