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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람여행 - 49. 귀농한 자식들을 달갑게 여기지 못하는 아버지의 사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49. 귀농한 자식들을 달갑게 여기지 못하는 아버지의 사연

건방진방랑자 2021. 2. 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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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한 자식들을 달갑게 여기지 못하는 아버지의 사연

 

 

장로님의 두 아들들은 다른 일을 하다가 뜻대로 안 되어 최근에 귀농(歸農)했단다. 어쩐지 어제저녁에 보니 사람이 많다 했다. 대가족의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사회이기에, 그런 광경이 낯설면서도 좋아 보였다.

 

 

▲ 구제역 대처, 얼마나 인간이 잔인한지 알 수 있다.

 

 

 

사람여행: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그런 나의 느낌과는 달리 장로님은 자신의 맘만 같지 않은지 한숨만 푹푹 쉬시더라. 아들들이 자신의 일을 하기보다 농사일을 이어받는다는 게 못마땅하셨나 보다. 그건 농사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은 내가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라고들 말한다.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절대 자식들에겐 농사지으라고 하진 않을 거야라는 거였다. 농사만큼 힘은 힘대로 들고 신경은 신경대로 쓰면서도,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게 없단다.

도시 사람들이 보기에 농촌의 모습은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자연의 때에 따라 생활하고 정직한 땀방울을 흘리며 사람들끼리 정을 나누며 사는 곳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피상적으로 느끼는 농촌의 풍경일 뿐이다. 젊은이들의 귀농이나 도연명의 돌아갈 거나[歸去來辭]와 같은 것은 어떤 유토피아를 추구한 것이지, 결코 현실일 순 없다. 농촌은 지금 시름시름 앓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국가의 일차산업인 농ㆍ수산업을 어떻게 대우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천하의 큰 근본이다[農者天下之大本]’라는 마인드로 전환해야 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농업인을 육성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값싼 외국 농산물이 넘쳐난다고 일차산업이 피폐해지도록 방치해둔다면, 그 결말은 처절할 수밖에 없다. 근본이 망각되고서, 근본이 없고서는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국가의 정책이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수수방관하며 늦장 대처하는 모습도 그렇고 농업인들이 다 죽겠다고 하는데도 한미FTA를 밀어붙이는 모습도 그렇다. 공장이 노동자 파업으로 하루 가동되지 않으면 몇 조원의 피해를 입는다고 운운하며 공권력 투입을 신속히 결정하는 정부가, 구제역으로 농가가 마비되어 가는데도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익이란 산업자본의 이익만을 말할 뿐이다. 일차산업은 피폐해져 가고, 덩달아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몇몇 대기업만 잘되면 모두가 잘 살게 되는 양 언론과 정부는 호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니 장로님이 아들들의 귀농을 반길 수 없었던 것이다. 농촌을 지나오면서 느낀 것은, 한숨과 무기력함이었다. 아래 발췌해 놓은 글은 윤봉길 의사가 쓴 농민독본(農民讀本)이다. 농업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는 명언이기에 여기에 실어둔다.

 

 

농민은 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이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

 

 

▲ 구제역 대처, 정부의 일차산업에 대한 무관심을 볼 수 있다.

 

 

 

사람여행: 청량산 도보코스 제안(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마음)

 

아침에 출발할 땐 아드님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청량산을 꼭 거쳐서 가라고 일러주셨다. 그 산은 기가 센 산이어서 영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단다.

그러고 보니 저번 여행엔 춘천에서 화천으로 갈 때 오봉산의 굽잇길을 올랐었는데 이번 여행엔 그런 경험이 없었다. 산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를 자신이 없기에 도로만 따라갔기 때문이다. 친근한 등산 코스인 모악산조차 배낭을 메고 오른다고 생각하면 아찔한데 낯선 산이라면 오죽할까.

평지를 걷는 것과 오르막을 걷는 것의 차이는 길을 걸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오르막길은 어깨에 배낭의 무게가 곧바로 실리고 다리 힘도 두 배로 들기 때문에 금방 지친다. 그래서 웬만하면 산을 가로질러 갈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길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했지만, 애초에 정해놓은 경로를 바꾸진 않았다.

청량산 쪽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한 시골길이었기에 차량 통행대수가 적다. 완벽한 도보 여행지다. 손을 앞뒤로 흔들며 걷는다. 하늘은 파랗고 산공기는 상쾌했다. 아직은 바람이 싸늘하다.

 

 

▲ 밥을 맛있게 먹고 출발한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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