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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람여행 - 50. 두 번째 걷다가 길 위에서 만난 만남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50. 두 번째 걷다가 길 위에서 만난 만남

건방진방랑자 2021. 2.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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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걷다가 길 위에서 만난 만남

 

 

한 시간 정도를 걸었나. 길가에서 한 분이 쉬고 계신다. 행색으로 보아서는 도보여행을 하는 건 아니고 등산을 하시는 분 같았다. 목례를 하고 지나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곳을 지날 때쯤 그분도 짐을 챙기더니 일어서시는 거다.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사람여행 중 청도군의 운문호를 거닐 때에 이어 두 번째 길에서의 만남이다.

 

 

▲ 길에서 만나는 인연, 살핏 보아도 알 수 있는 이끌림이 있다.

 

 

 

사람여행: 뜻밖의 만남, 그리고 여행 애찬론

 

그분의 나이는 56살로 이 근처에 별장이 있어서 한 번씩 쉬려고 오신단다. 근 한 달 동안 그곳에서 생활하며 이 근방을 하릴없이 돌아다니셨단다. 그렇다고 가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나이 때가 되면 오히려 이렇게 한 번씩 떨어져 지내는 게 서로에게 더 좋다고 하신다. 젊었을 때는 사업을 하며 한창 잘 나갈 때도 있었다는데, 일에 치이며 살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에 여행을 하게 되셨단다. 그런 식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하신다.

자유분방한 삶을 사시기 때문인지 이야기가 잘 통했다. 아저씨의 여행 예찬론은 간단명료했다. ‘여행을 해야지만 극한 상황에도 닥쳐보고 살아날 방도를 궁리하게 되어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근시안적인 인생론을 벗어나 길게 멀리까지 보며 살게 되며 급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단다.

고로, 여행은 종합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분은 무안과 이곳(봉화)에 별장을 마련해 놓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오셔서 자연과 벗하며 걷고 쉬고 자유를 만끽한다고 하셨다. 세상에는 나를 비롯해서 특이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특이한 만남이 있기 때문에 삶이나 여행이 재밌다.

 

 

 

사람여행: 다시 청량산 도보코스 제안 받다

 

그분이 별장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하셔서 따라갔다. 별장은 영양군과 봉화군의 접경지역에 있더라. 그분 집은 농가를 수리하여 꽤 그럴 듯하게 꾸며놓았다. 방 한 칸이 있는 조촐한 집을 생각했는데, 살아도 될 만큼 집도 크고 살림살이도 갖춰 있어서 깜짝 놀랐다. 밥과 몇 가지 밑반찬을 상 위에 올려놓으셨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기에 대충 때울까 했는데, 막상 잘 차려진 밥상을 보니 군침이 돌더라. 그래서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역시 가장 좋은 음식은 집밥이다. 물리지 않는 평범한 그 맛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다 먹고 나선 가볼 만한 코스를 알려주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청량산 코스를 알려주시는 게 아닌가. 우연처럼 필연인 듯 두 사람에게서 같은 길을 소개받은 것이다. 의구심이 들어 배낭을 메고 걷기에 괜찮은지 물어보니, 그쪽으로 가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하신다. 이렇게 된 이상, 결단을 내려야 했다. 힘들지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가로질러 가야 한다.

 

 

▲ 저 멀리 아저씨의 별장이 보인다. 아저씨를 만난 덕에 청량산 코스로 갈 수 있었다. 운명인 듯 아닌 듯.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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