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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사람여행 - 115. 사람여행의 마지막 여정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115. 사람여행의 마지막 여정

건방진방랑자 2021. 2. 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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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여행의 마지막 여정

 

 

깼다 잤다를 반복했다. 새벽 기도 후에 좀 더 누워있다가 6시 반에 일어났다. 밖에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심하게 불고 있었다. 더 누워 있어봤자 잠은 못 자고 뒤척일 것 같았고 비가 오기 전에 여행을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준비가 끝나고 문을 열자마자 바람이 어찌나 센지 문이 저절로 열어젖혀 지더라. 힘을 다해 문을 닫고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오늘은 호남제일문이 있는 곳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예정이다. 호남제일문은 차를 타고 지나면서 봐왔던 터라, 걸어가면서 보면 색다른 기분이 들 것이다. 단양 시내를 벗어날 때도 단양임을 알리는 팻말이 있었는데, 그곳은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 별 느낌이 없었는데, 그때와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 전주의 관문 '호남제일문', 이곳을 걸어서 지나가고 싶었다.

 

 

바람을 벗 삼아 걷다

 

교회에서 나와 방죽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만경강이 흐르는 강가를 걷는다. 그런데 하필 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지, 그 바람에 따라 내 몸마저 기울어질 지경이더라. 자꾸 내 몸을 밀쳐내니 길 중앙에 있던 내 몸이 어느새 왼쪽 끝 편으로 옮겨져 있었다. 앞을 향해 나가면서 그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다. 옆으로 밀리는 몸의 균형을 잡으랴, 그러면서도 앞으로 걸어가랴.

 

 

▲ 바람이 사정없이 분다.

 

 

하늘은 어둑컴컴하고 금방이라도 많은 비가 쏟아질 듯했다. 라디오로 일기예보를 들으니 이미 중부지방에선 벼락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오고 있다고 하더라. 그 구름이 점점 남하하고 있으니 전북지방에도 머지않아 비가 올 거란다. 최대한 빨리 걸으려 해도 바람 때문에 맘대로 안 되더라. 그런데 그 순간이 꽤나 유쾌했다. 바람을 헤치며 나가려는 것도 그렇고 이런 식의 여행이 처음이라는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유쾌하게 짝이 없었다. 마지막 여행이기에 더욱 즐거웠을 테지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하늘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하지만 아직 비는 오지 않지만 바람 때문에 나무가 부러졌다.

 

 

낙뢰 치던 날 도보여행을 하다

 

1시간 반 정도 걸었나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번개까지 치기 시작한다. 그때 낙뢰를 여러 번 구경할 수 있었다. 내 옆에서, 또는 앞에서 지면까지 선명하게 내리꽂는 낙뢰를 보고 있으니 잔뜩 긴장이 되더라. 이런 날씨를 좋아하긴 하지만 목숨까지 내놓고 걷기는 싫었다. 조금씩 맘이 흔들리더라.

그래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걸을 것인가, 그냥 걸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다행히도 조금 지나니, 낙뢰는 더이상 치지 않고 폭우도 가랑비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날은 잔뜩 흐려 언제든 많은 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한다. 비가 억수로 내리고, 낙뢰까지 치니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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