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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Ⅴ. 대대(待對)와 무대(無對) - 1. 동일성의 논리와 대대(待對)의 논리,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의 차이 본문

고전/장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Ⅴ. 대대(待對)와 무대(無對) - 1. 동일성의 논리와 대대(待對)의 논리,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의 차이

건방진방랑자 2021. 7. 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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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일성의 논리와 대대(待對)의 논리

 

 

1. 서양철학과 중국철학의 차이

 

 

서양 철학과 중국 철학은 어디에서 구분되는가? 많은 다양한 지점에서 서양 철학과 중국 철학은 차이가 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서양 철학이 기본적으로 동일성(identity)을 사유했었다면 중국 철학은 관계(relation)를 사유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라는 개념을 생각해보자. 이 경우 서양 철학이 아버지가 아버지일 수 있는 동일성을 묻는다면, 중국 철학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의 관계와 같은 관계성을 묻는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우리 앞에 의자가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서양 철학은 의자가 의자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동일성을 찾는다. 의자는 네 다리가 있고 그 위에 앉을 수 있는 받침대가 있는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형상을 가져야만 의자일 수 있다. 이런 형상이 바로 의자 자체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 철학에서는 형상인과 질료인이라는 구분들이 중요하다. 여기서 형상인이 의자의 설계도면이라면, 질료인은 아직 의자가 되지 않은 나무토막들을 가리킨다. 결국 서양 철학은 기본적으로 제작이라는 관심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철학에서는 의자는 기본적으로 나와 어떤 관계에 있느나를 사유하려고 한다. 의자는 기본적으로 내가 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리가 세 개가 있다고 해도 만약 그것이 앉을 수 있는 것이라면 의자라고 부를 수가 있다. 반면 다리가 네 개라고 해도 만약 그것이 내가 누울 수 있는 것이라면 침대라는 다른 사물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의자는 나와의 관계를 통해서 의자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철학에서는 개별자와 관계라는 구분이 중요하다. 어떤 것에 내가 앉으면 그것은 의자가 되지만, 만약 내가 그것을 불태우면 그때 그것은 장작이 된다. 이처럼 중국 철학의 도식은 기본적으로 사용이라는 관심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하이데거(M.Heidegger)가 말한 것처럼 서양 철학의 진리가 빛이나 태양으로 상징된다면, 중국 철학에서의 진리는 태극 무늬로 상징된다. 태극 무늬를 보면 붉게 표시되는 북쪽과 파랗게 표시되는 남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붉은 색과 파란 색의 경계는 일직선이 아닌 파문 형태로 그려져 있다. 태극 무늬에서 우리가 이 태극원의 중점을 지나게 선을 긋는다고 해보자. 그렇게 선을 그어보면 우리는 항상 그 선으로 구분되는 두 개의 반원에는 반드시 붉은 색과 파란색이 함께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 송나라의 신유학자인 정호(程顥)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모든 개별자들은 홀로 있을 수가 없고, 반드시 짝이 있기 마련이다[萬物無獨, 必有對].” 이처럼 서양 철학이 어떤 개별자 하나하나의 동일성을 추구할 때, 중국 철학은 그 개별자의 짝과 그 사이의 관계를 추구해 나간다. 예를 들어 남자의 동일성을 용감함이라고 서양 철학에서 주장한다면, 중국철학에서는 남자란 여자와 짝하는(= 관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용

목차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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