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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6. 문장가의 시작(장유)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6. 문장가의 시작(장유)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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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張維, 1587 선조20~1638 인조16, 持國, 谿谷默所)는 한문사대가의 한 사람으로, 이식(李植)과 함께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고문(古文)을 시범한 대표적인 문장가이다.

 

그의 저서로는 계곡집(谿谷集)외에도 계곡만필(谿谷漫筆)이 있다. 어려서부터 유가경전(儒家經典)과 노장서(老莊書) 및 양명학(陽明學) 등의 경사(經史) 제서(諸書)를 두루 탐독하고 고문에 전심하여 서른 살을 전후하여 자성일가(自成一家)하였다. 한유(韓愈)유종원(柳宗元)의 고문 작법을 체득하여 박실(朴實)하고 사달(辭達)한 명편(名篇)을 남겨 송시열(宋時烈)이명한(李明漢)정조(正祖) 등으로부터 고평을 받았다.

 

시보다는 문장에 관심이 많았지만 계축옥사(癸丑獄事) 이후 이두(李社) 등의 당송(唐宋)시인들의 시를 섭렵하고 고율시(古律詩) 이천여 수를 짓는 등 시작에도 힘을 기울였다【『谿谷漫筆, 卷一. 시는 참다운 감정과 경물의 진솔한 표현이 주가 된다고 하여 박실(朴實)사달(辭達)을 중시한 문장론과 접맥된다. 이것은 시의 참신성과 진실성을 주장한 그의 작시오계(作詩五戒)毋尖巧, 毋滯澁, 毋剽竊, 毋模擬, 毋使疑事僻語와도 관련된다.

 

 

다음은 오언고시의 형식을 빌어 쓴 장유(張維)감흥 오수(感興 五首)중의 제사수(第四首)이다.

 

荊玉隱璞中 長與頑石隣 형산의 옥돌이 돌 속에 묻혀 있어 오래도록 막돌과 이웃하였네.
一朝遭卞和 琢磨爲國珍 하루 아침에 화씨(和氏) 만나 갈고 닦아 나라 보배 되었네.
雖增連城價 無乃毀天眞 비록 여러 성과 바꿀 만한 가치 더했지만 천진을 훼손하지 않았던가?
繁文滅素質 美名戕其身 화려한 무늬는 본바탕을 해치고 좋은 이름은 그 몸을 상하게 한다네.
至人貴沈冥 處世混光塵 지인(至人)은 묻혀 사는 삶을 귀히 여겨 처세에 빛과 먼지 가리지 않는다네.

 

감흥 오수(感興 五首)는 세속의 혼탁함과 신산(辛酸)을 멀리하고 지락(至樂)과 천진(天眞)을 추구하려는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것이다. 화씨벽(和氏璧)의 고사를 인용하여 천진한 삶을 살고자하는 자세를 질박(質朴)하게 서술하고 있다. 화씨벽(和氏璧)은 변화(卞和)에 의하여 발굴된 후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연성지가(連城之價)를 갖게 되었으나 구슬 자체의 본바탕은 훼손된 것이다. 구슬을 다듬으면 아름다와지기는 하지만 본바탕을 상실하듯이 사람도 미명(美名)을 추구하다 보면 자신의 천진함을 잃게 된다. 그래서 지인(至人)은 미명(美名)보다는 실질(實質)을 귀히 여겨 본성을 더럽히지 않는다. 이 시 속에는 화미(華美)함보다는 박실(朴實)함을 추구한 장유(張維)의 처세관이 그대로 박혀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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