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말의 본질
子曰: “辭達而已矣.”
辭, 取達意而止, 不以富麗爲工.
해석
子曰: “辭達而已矣.”
공자께서 “말이란 전달되면 그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辭, 取達意而止,
말이란 취하여 뜻을 통하게 되면 그치는 것이지,
不以富麗爲工.
풍부하고 화려하게 기교 부려선 안 된다.
○ 말과 글은 뜻이 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풍부하고 화려하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다. 곧 말하거나 글 쓰는 이는 자신의 뜻을 표현하여 상대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지 본심이 드러나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과장(誇張)과 분식(粉飾)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공자는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그점을 말했다. 사(辭)에 대해 일본의 오규 소라이(荻生徂徠)와 조선의 정약용은 대부(大夫)가 사명을 띠고 외국에 나가 전대(專對)할 때의 사령(辭令)을 가리킨다고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는 사(辭)를 문장과 언어의 뜻으로 넓게 이해했다. 달(達)은 의지(意志)를 상대에게 충분히 통달(通達)하게 함이다. 이이의(而已矣)는 ‘∼일 따름이다’로, 제한과 단정의 어조를 지닌다.
‘사달이이의(辭達而已矣)’에서 한문 문장의 미학 원리인 사달(辭達)이란 개념이 나왔다. 사달(辭達)은 교언영색(巧言令色)이나 과장분식(誇張粉飾)과는 달리 언어표현에서 간이(簡易)함을 추구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사달(辭達)은 수사(修辭)와 모순되지 않는다. 수사(修辭)는 본래 ‘주역’ 건괘(乾卦) ‘문언전(文言傳)’의 ‘수사입기성(修辭立其誠)’이란 구절에서 나왔다. 북송의 정호(程顥)는 ‘언사(言辭)를 닦고 성찰한다면 곧 성(誠)의 경지를 세울 수 있다’고 풀이했다. 종래의 학자들은 ‘문언전’을 공자의 저술로 간주하여 공자가 수사(修辭)를 중시했다고 보았다.
또 ‘춘추좌씨전’ 양공(襄公) 25년의 기록에는 ‘말은 꾸미지 않으면 오래 효력을 갖지 못한다[言之不文, 行之不遠]’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공자의 말로 간주돼 왔다. 공자는 ‘문질빈빈(文質彬彬)’을 군자의 이상으로 삼았기에 언사(言辭)에서도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존중했을 것이다. ‘춘추’의 역사기록은 미언(微言)을 통해 서술자의 판단을 공적 평가로 부각시키는 수사법(修辭法)을 활용했다. 우리도 사달(辭達)이면 된다고 강변하면서 거칠고 건조한 언사(言辭)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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