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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2. 백악시단과 진시운동(오광운)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2. 백악시단과 진시운동(오광운)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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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광운(吳光運, 1689 숙종15~1745 영조21, 永伯, 藥山)은 고시언과 채팽윤이 편찬하다가 못다하고 간 소대풍요(昭代風謠)를 마무리하여 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위항문학을 세상에 드러나게 한 문인기도 하다.

 

오광운(吳光運)은 사대부문학 뿐만 아니라 ()’을 온전히 간직한 위항문학을 포괄해야만 조선문학의 전체적인 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양반들이 홀로 감당할 수 없어 중인이나 한미한 선비의 집규두(圭竇): () 모양의 길쭉한 쪽문이라는 뜻으로, 지극히 빈한한 선비의 거처를 가리킨다. 예기유행(儒行)선비는 가로 세로 각각 10() 이내의 담장 안에서 거주한다. 좁은 방 안에는 사방에 벽만 서 있을 뿐이다. 대를 쪼개어 엮은 사립문을 매달고, 문 옆으로 규 모양의 쪽문을 내었다. 쑥대를 엮은 문을 통해서 방을 출입하고, 깨진 옹기 구멍의 들창을 통해서 밖을 내다본다.[儒有一畝之宮 環堵之室 篳門圭窬 蓬戶甕牖]”라는 말이 나온다에서 이따금 영기를 모았다[搢紳士不能獨當, 而委巷圭竇往往鍾靈焉. 昭代風謠序]),”이라 하였다. 이러한 오광운(吳光運)의 시세계 역시 진정(眞情)의 유로를 중시하는 시문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을 밤의 강 포구를 그린 다음의 강포어화(江浦漁火)를 보기로 한다.

 

遙夜漁燈點點愁

긴 밤 고기잡이 등불은 점점이 수심 어리는데

伴星和月耿寒洲

별빛 짝하고 달빛에 어울려 찬 물가에 반짝이네.

一時影亂爭明滅

일시에 그림자 어지러워지고 불빛은 보일락말락

風起蘆花萬頃秋

갈대꽃에 바람이 일어 물결마다 가을빛일세. 대동시선(大東詩選)6.

 

순전한 사경(寫景)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정감(情感)의 움직임은 깊은 곳에 내장(內藏)되어 있다.

 

다음에 보이는 춘규원(春閨怨)은 여성화자의 목소리로 쓴 악부의 여향(餘響)을 실감케 하는 작품이다.

 

樓前金色柳 本意爲郞栽

누각 앞에 금빛 버들, 본 뜻이야 낭군 위해 심었지.

郞遊不繫馬 寂寂小鶯來

낭군은 유랑하고 말을 매지 않나니 쓸쓸히 작은 꾀꼬리만 찾아 오누나. 대동시선(大東詩選)6

 

화려한 수사를 빌리지 않고서도 님을 그리는 여성의 진정을 직절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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