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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3. 기속시인의 낭만(최성대)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3. 기속시인의 낭만(최성대)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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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대(崔成大, 1691 숙종17~?, 士集, 杜機)는 문과 급제후 벼슬이 대사간에 이르렀으나 불기(不羈)의 기질로 벼슬살이에 매이지 않고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많은 시를 남겼다. 두기는 지나는 곳의 산천과 고을의 풍요(風謠)와 물색(物色)이 마음에 와 닿으면 곧 시로 읊어내어 그 정취(情趣)와 성향(聲響)이 시원스럽게 옛시와 합치하였다[所過山川墟里 風謠物色 有感於心 輒發吟哦 情趣聲響 泠然合於古. -李壽鳳, 杜機詩集序].”고 한다.

 

이러한 그에 대하여 청천(靑泉) 신유한(申維翰)고악부(古樂府)의 유조(遺調)’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두기시집(杜機詩集)에서 가()ㆍ사()ㆍ곡()ㆍ편() 등의 시제(詩題)를 유난히 많이 채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노래를 연상시키는 음악성과 낭만성이 그의 시세계와 직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먼저 최성대(崔成大) 시세계의 한 경향으로 파악되는, 여행중의 풍정(風情)을 읊은 회고시 송경사(松京詞)제일수(第一首)를 보기로 한다.

 

開城少婦貌如花

개성의 젊은 아낙 그 모습 꽃 같고

高䯻紅粧半面遮

높게 쪽진 머리, 붉은 화장 얼굴을 반만 가렸네.

向晩宮墟闘草去

저물녘 궁터로 서둘러 투초놀이 하러 가는데

葉間蝴蝶上銀釵

잎사이 숨었던 나비 은비녀에 날아오르네..

 

이 시는 최성대(崔成大)가 고려의 수도 개성을 찾아 한 때 영화로왔던 궁터를 돌아보며 쓴 작품이다. 나그네로 하여금 회고의 감정에 젖어들게 하는 무너진 궁터에서 시인은 의례적인 역사의 무상감을 영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궁터를 배경으로 곱게 단장한 개성의 젊은 아낙의 형상을 노래하고 있다. 이로써 고국의 흥망성쇠는 한층 더 선명하게 대비된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나그네의 풍류적 정감이 스며 들어 시의 전체적 분위기가 밝고 명랑한 느낌을 만들고 있다.

 

 

다음으로 최성대(崔成大) 시의 또 다른 특징으로 파악되는 민요적 정서의 수용을 잘 보이고 있는 고염곡십삼편(古艶曲十三篇)가운데 제일편(第一篇)을 보기로 한다.

 

歡爲樸樕林 儂作忍冬花

그대는 덤불이요 나는 인동초라.

花花自糾結 葉葉自偎斜

꽃과 꽃이 저절로 얽히며 잎과 잎이 저절로 기대네..

 

이 작품은 남조(南朝)의 민가(民歌)에서 발생한 연가(戀歌)에 의작(擬作)한 시이다. 모두 13편으로 독립되어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 서사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어 부요(婦謠)의 모습과도 유사하다. 연애, 혼인,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삶의 단면단면에 베어있는 여성적 정감의 세계를 잘 포착하고 있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작품들로 신성염곡(新聲艷曲)」 「누선사(淚線詞)등이 있는데 한결같이 여성의 목소리를 빌리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성대(崔成大)의 시세계에 있어 민요적 정취는 곧 여성적인 정취와 상통함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별하나 나 하나의 동요를 연상시키는 고잡곡(古雜曲)같은 경우도 이러한 여성적 정취의 아동적 변개라 할 수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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