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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은찬&정환직&전해산)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은찬&정환직&전해산)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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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찬(李殷瓚, 1878 고종15~1909 융희3)은 양평 출신의 유생이다. 홍천에서 거의한 관동의병장 이인영(李麟榮) 등과 함께 서울까지 진격하려다가 패퇴, 후일 밀정의 고발로 체포ㆍ처형되었다. 독립운동지혈사(獨立運動之血史)에 우국시 한 수가 전한다.

 

一枝李樹作爲船 오얏나무 한 가지로 배를 만들어
欲濟蒼生泊海邊 온 겨레 건지고자 바닷가에 이르렀네.
未得寸功身先溺 한 치 공도 못세우고 이 몸 먼저 빠졌으니
誰算東洋樂萬年 뉘라서 동양 평화 도모하리요?

 

뜻한 바 있어 거의하였다가 이루지 못하고 먼저 가게 된 안타까운 우국충정이 잘 나타나 있다

 

 

정환직(鄭煥直, 1854~1907)은 영천(永川) 출신이다. 을사늑약에 통분한 고종의 밀지를 받아 아들 용기(鏞基)와 이한구(李韓久) 등에게 거의할 것을 지시, 후일을 기약하였으나 그의 아들이 전사하자 도찰사(都察使)로 있던 정환직이 분연히 달려와 영덕(盈德)ㆍ청송(靑松) 등지에서 혈투를 거듭하였다. 그러나 동대산(東大山) 전투에서 패퇴, 고천(高川)에서 체포되었다. 영천으로 끌려가면서 지은 우국시 한 수가 전한다.

 

身亡心不變 義重死猶輕 몸은 죽어지나 마음마저 변할 건가? 의리가 중하면 죽음이야 가벼운 것,
後事憑誰託 無言坐五更 남아 있는 뒷일을 누구에게 맡기리? 말없이 오경을 앉아서 지새는구나,

 

 

전해산(全海山, ?~?)은 임실(任實) 출신의 한학자이다. 근위병대참위(近衛兵隊參尉) 이초래(李初來)와 함께 기의하여 후기 의병항쟁에 참여하였다가 영산포(榮山浦)에서 체포되어 대구 왜옥(倭獄)에서 순절하였다. 옥중에서 지은 임절시(臨絶詩)한 수가 있다.

 

書生何事着戎衣 서생이 무슨 일로 갑옷을 입었던고?
太息如今素志違 먹은 맘 다 틀어지니 한숨만 나오네.
痛哭朝廷臣作孽 조정 신하 하는 짓 통곡만 나오고
忍論海外賊侵圍 해외에서 쳐들어오는 적 차마 다 말하리까?
白日呑聲江水逝 백일 아래 강물은 울먹이며 흐르고
靑天咽泪雨絲飛 청천에 실비는 눈물을 날리네.
從今別却榮山路 이로부터 영산 길 영영 하직할지니
化作啼鵑帶血歸 죽어서 두견새 되어 피울음을 울리라. 매천야록, p.523.

 

유사(儒士)가 기의하게 된 마음 바탕이 잘 나타나 있다.

 

 

종언(終焉)

 

이상에서 의병장이 남기고 간 우국시를 소략하게나마 찾아보았다.

 

그러나 초기의 의병항쟁에 참여한 몇몇 유학자들을 제외하고는 거개(擧皆)가 시문집이 전하지 않고 있어, 그들이 죽음에 임하여 남기고 간 한두 수의 임절시(臨絶詩)를 볼 수 있을 뿐이다. 몇 편밖에 안 되는 우국시이긴 하지만, 이들 시작(詩作)에서 얻어 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추려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사실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의병장들은 거개가 문학 수업을 전주(專主)로 한 문인들이 아니기 때문에 작품 자체는 졸박(拙朴)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임절시(臨絶詩)에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는 즉현실적(卽現實的)인 사의(思意)가 그대로 표출되고 있어 언외(言外)의 언()을 찾아볼 수 있는 한시학의 오묘를 느낄 수 없다.

 

둘째, 도학자 출신의 의병장들이 남기고 간 시편 속에는 의리를 중하게 여기는 사고가 깊이 작용하고 있어 소활(疏豁)한 맛을 감()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언(餘言)

 

한말(韓末)의 사대가(四大家) 이후에도 경향(京鄕) 각지에서 시를 제작한 선비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왔으며 지금도 취미생활로 시를 짓는 문사(文士)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시편(詩篇)들을 얻어볼 수 있는 공로(公路)가 없는 현실에서는 이들의 시작(詩作)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래서 부득이 이 책에서도 다루지 못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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