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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인영&이강년&김도현)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인영&이강년&김도현)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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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영(李麟榮, 1867 고종4~1909 융희3)은 초기의 을미거사 때 유인석(柳麟錫)이강년(李康秊) 등과 기의하였다가 후일 정미거의(丁未擧義) 때 다시 참가, 13도 의병대장에 추대되어 허위(許蔿)ㆍ민긍호(閔肯鎬)이강년(李康秊) 등과 함께 일거에 서울에까지 진공하였다가 중도에서 부친상으로 퇴거하였다.

 

기려수필(騎驢隨筆)에 옥중에서 지은 임절시 1수가 전하고 있다.

 

分明日月懸中州 밝고 밝은 해와 달 중주(中州)에 떠 있는데
四海風潮濫 온누리에 새 물결 넘쳐 흐르는구나.
蚌鷸緣何相持久 조개와 황새는 어쩌면 저렇게 붙들고만 있는가?
西洲應見漁人收 서양의 어부들이 틀림없이 쓸어 가리라.322)

 

이 시에는 동양과 서양 사이에 개재하고 있는 이질 감각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공연히 서로 싸우기만 하다가는 서양 사람들에게 어부지리를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강년(李康秊, 1858 철종9~1908 융희2, 樂仁樂寅, 雲崗) 역시 을미거사 때 유인석(柳麟錫)이인영(李麟榮) 등과 기의하였다가 정미의거에도 다시 참가, 호서(湖西) 창의대장(倡義大將)으로 활약하였다. 운강선생창의록(雲岡先生倡義錄)에 전하는 자탄시(自嘆詩) 한 수와 기려수필(騎驢隨筆)에 실려 있는 임절시 한 수가 있다. 특히 이 임절시에는 순국의 최후가 너무도 처절하게 새겨져 있으며, 최후의 순간에도 굴하지 않는 장부의 기개가 불타고 있다.

 

임절시(臨絶詩)는 다음과 같다.

 

五十年來辦死心 오십년을 걸려서 죽을 마음 정했지만
盟師在出終難復 어려운 일 정작 당하니 생각이 많더이다.
臨難已有區區心 맹세코 다시 나왔지만 회복하지 못하였나니
地下有餘冒劍心 저승에 가서라도 칼을 버리지 않으리라.

 

10여년에 걸쳐 천하를 주름잡던 의병장 운강도 막상 죽음에 임해서는 생각이 많았던 모양이다. 여러 번 거의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가는 안타까운 충정(衷情)이 잘 나타나 있다.

 

 

김도현(金道鉉, 1852 철종3~1914, 明玉, 碧棲)은 영양(英陽) 출신의 유사(儒士). 병신년(丙申年)에 거의하여 여러 번 패했으나 물러나지 않았다. 을사(乙巳)ㆍ경술(庚戌) 간에도 거의(擧義)하려 했으나 90 노친이 있어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나중에 부상(父喪)을 지내고 동해(東海)에 나아가 투신자살했다. 역시 임절시 1수가 전하고 있을 뿐이다.

 

다음이 그의 임절시(臨絶詩).

 

我生五百末 赤血滿腔腸 조선왕조 마지막에 세상에 나왔더니 붉은 피 끓어 올라 가슴에 차는구나.
中間十九歲 鬚髮老秋霜 그 사이 십구년을 헤매다 보니 머리털 희어져 서릿발이 되었구나.
國亡淚末己 親沒痛更張 나라 잃고 흘린 눈물 마르지도 않았는데 어버이마저 가시는 슬픈 마음 더욱 넓다.
獨立故山碧 百計無一方 홀로 고향산에 우뚝이 서서 아무리 생각해도 묘책이 가이 없다.
欲觀萬里海 七日當復陽 저 멀리 바닷길 보고파 했더니 칠일 만에 햇살이 돋아서 오네.
白白千丈水 足吾一身藏 천 길 만 길 저 물 속에 뛰어들며는 내 한 몸 파묻기 꼭 알맞겠구나. 민족운동사(한국문화사대계 I), p.626.

 

병신년에 거사를 해보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였고 을사ㆍ경술 간에 죽으려고 하였지만 그것마저도 이루지 못하고 백발을 맞이하도록 살아남은 자신의 처신을 생각할 때 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어 바닷 속에 몸을 던진 시골 유생의 가엾은 충절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시는 물론 경술국치 이후에 씌어진 것이기는 하나 작자가 거의한 것이 초기에 속하므로 이 속에 같이 넣기로 한 것이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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