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가 수도를 옮기며
이씨이거(李氏異居)
권근(權近)
東國方多難 吾王功乃成
동국방다난 오왕공내성
撫民修惠政 事大盡忠誠
무민수혜정 사대진충성
석호승천총 천거작읍성
願言修職貢 萬世奉皇明
원언수직공 만세봉황명 『陽村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東國方多難 吾王功乃成 | 우리나라는 지금 많이 다사다난하지만 우리 임금의 공이 이제 이루어졌네. |
撫民修惠政 事大盡忠誠 | 백성을 위무(慰撫)하시고 은혜로운 정치를 수행(修行)하시며 큰 나라 섬겨 충성스러움을 다하셨네. |
錫號承天寵 遷居作邑城 | 국호(國號)를 하사한 하늘의 은총을 받들어 천도하여 읍성을 일으켰네. |
願言修職貢 萬世奉皇明 | 원컨대 말씀드리오니 직공【직공(職貢): 제후가 천자에게 물품을 바치는 것.】을 수행하셔서 만세토록 명나라 황제를 받드소서. 『陽村先生文集』 卷之一 |
해설
응제시의 두 번째로, 이태조(李太祖)가 나라를 세우는 과정을 칭송한 시이다.
『홍재전서(弘齋全書)』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우리나라의 관각체는 양촌(陽村) 권근(權近)으로부터 비롯되었는데 그 이후 춘정(春亭) 변계량(卞季亮),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 등이 역시 이 문체로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근고(近古)에는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호곡(壺谷) 남용익(南龍翼), 서하(西河) 이민서(李敏敍) 등이 또 서로 그 뒤를 이어 각체가 갖추어졌다. 비유하자면 대장(大匠)이 집을 지을 때 전체 구조를 튼튼하게만 관리하여 짓고 기이하고 교묘한 모양은 요구하지 않지만 사면팔방(四面八方)이 튼튼하게 꽉 짜여서 전혀 도끼 자국 따위의 흠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 역시 한 시대의 거벽(巨擘)이 될 만한 것이다.
我國館閣體, 肇自權陽村, 而伊後如卞春亭, 徐四佳輩, 亦以此雄視一世. 近古則李月沙ㆍ南壺谷ㆍ李西河, 又相繼踵武, 各體俱備. 比若大匠造舍, 間架範圍, 只管牢實做去, 不要奇巧底樣子, 而四面八方, 井井堂堂, 了不見斧鑿痕, 此亦可爲一代巨擘生壺谷可怕.
이 글은 관각체(館閣體)가 권근(權近)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70~371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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