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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옹문답(老翁問答) - 해설. 유민서사시의 전형을 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노옹문답(老翁問答) - 해설. 유민서사시의 전형을 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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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유민서사시의 전형을 담다

 

흉년에 정든 고향을 버리고 떠도는 노부부를 만나서 대화하는 형식으로 엮인 내용이다. 가뭄, 홍수, 병충해 등등 재난을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극복할 수 없었기에 흉년이 잦았던 데다가 국가기구의 수탈 또한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였다. ‘서사시적 상황은 실로 전근대적인 왕조체제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 한다라는 옛날 속담이 있는데 인정(仁政)’애민(愛民)’을 이념으로 삼고 있었지만 가난 구제를 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시되는 터였다. 이는 조선조만이 아니라 근대 이전의 전지구적 현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흉작은 거의 주기적으로 찾아드는 데 경우에 따라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담한 사태가 야기되기 때문에 유민을 테마로 삼은 서사시는 거듭거듭 새롭게 씌어진 것이다.

 

이 노인과의 문답은 유민 서사시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어제까지 행복하기만 했던 삶의 터전을 버리고 자식들과도 헤어져서 늙은 양주(兩主)가 길에서 탄식하는 정경이 그 할아버지의 목소리로 절실하게 전해온다. 그리고 유민도는 유민시에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데 유민의 괴로운 소리는 담기지 못했[鄭公雖有圖 苦語未寫得]”기에 지금 시인이 유민의 소리를 생생하게 들리도록 이 시를 쓴다는 말이 진정성을 더하고 있다.

 

이 시인은 유민에 대해 연민의 정서를 7언절구의 형식으로 담은 작품을 남기기도 했기에 여기에 두 편을 소개해둔다.

 

 

객점에서 행인들의 주고받는 말

점야기행인상어(店夜記行人相語)

 

孤店秋宵悄不眠 객점의 가을밤 잠 못 이루고
臥聞征客說凶年 주고받는 흉년 이야기, 자리에서 듣노라.
相逢各問家鄕事 만나는 사람마다 고향 소식 묻는데
太半流離死道邊 태반이나 유랑하여 길에서 죽어간다는군. 白軒先生集卷之一

 

 

촌로와의 문답

촌옹문답(村翁問答)

行見村翁問生事 길에서 촌로에게 사는 형편 어떠오?” 물으니
答云今歲莫言豐 금년엔 풍년 들었다고 말도 마오.
豐登未足償凶歉 풍년이랬자 흉년을 메우기도 부족한데
官府催科與昔同 관가의 부세독촉 예전과 마찬가지라오.” 白軒先生集卷之一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149~150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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