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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경한글역주, 제11장 『여씨춘추』 「효행」 편 역주 -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11장 『여씨춘추』 「효행」 편 역주 -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건방진방랑자 2023. 4. 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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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편 역주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효경의 충실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하여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편 전문을 여기 소개한다. 독자들 스스로의 효경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1은 다음과 같다.

 

 

대저 천하를 다스리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반드시 먼저 근본을 힘쓴 후에 말엽을 다스리는 것이다. 근본이란 무엇인가? 소위 근본이라는 것은 밭을 갈고 김매고 파종하고 경작하는 그런 경제적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근본이란 바로 국민 그 개개인 사람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람을 향상시킨다 하는 것은 빈궁한 자를 부자로 만들고, 재력이 부족한 자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바탕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凡爲天下, 治國家, 必務本而後末. 所謂本者, 非耕耘種殖之謂, 務其人也. 務其人, 非貧而富之, 寡而衆之, 務其本也.

 

 

치국(治國)의 근본을 경제와 같은 물리적 지표에 두지 아니 하고 인간의 향상이라고 하는 후마니타스(humanitas: 사람의 사람으로서의 교육)에 두었다는 것이 역시 인치(人治)를 표방하는 유가의 적통을 밟고 있다.

 

 

그 본바탕을 향상시키는 데는 효처럼 좋은 것은 없다. 사람의 주인된 자(人主: 통치자)로서 효를 삶의 원칙으로 삼으면 이름이 영예롭게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아랫사람들이 그에게 진심으로 복종하고 따르지 않을 수 없으니, 천하가 그 덕을 찬양하리라.

務本莫貴於孝. 人主孝, 則名章榮, 下服聽, 天下譽.

 

신하된 자(人臣)로서 효를 삶의 원칙으로 삼으면 임금을 섬기는 데 충성스러울 수밖에 없고, 관직에 있으면서 청렴할 수밖에 없고, 국난에 임하여서는 죽음을 불사한다.

人臣孝, 則事君忠, 處官廉, 臨難死.

 

일반 선비와 서민들(士民)이 효를 삶의 원칙으로 삼으면 농사를 지을 때도 부지런히 최선을 다하며, 전쟁이 일어나도 굳건하게 국토를 지키며, 패배하여 도망가는 일이 없다.

士民孝, 則耕芸疾, 守戰固, 不罷北.

 

 

효경』」천자(天子) - 제후(諸侯) - 경대부(卿大夫) - () - 서인(庶人)’을 말하고 있는데 비하여 인주(人主) - 인신(人臣) - 사민(士民)’으로 간략화한 것은 효행편이 보다 현실적인 당시의 체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여기 말하는 효의 공능(功能)이란 결국 오늘날로 말하자면 컨센서스(consensus, 합의)가 이루어지고 사회협동(cooperation)이 이루어지는 어떤 정신적 바탕 같은 것이다. 그리고 여기 특기할 사실은 인신효(人臣孝), 즉사군충(則事君忠)’이라고 말함으로써 이미 효를 정치적 맥락에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효의 충화(忠化)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후대의 충화(忠化)된 관계처럼 사친을 사군에 복속시키고 있지는 않다. 진정으로 사친의 효를 실천하면 사군도 충()하게 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은 복종이라는 사회적 하이어라키(hierarchy, 계층)의 맥락이라기보다는 사군의 진정성 같은 내면의 덕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정치적인 맥락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효경이나 효행편의 은 아직도 유교 본래의 의미맥락을 상실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면, 논어(論語)내에서 ()’이라는 글자는 단 한 번도 군()에 대한 충성의 의미로 사용된 적이 없다. 팔일19신사군이충(臣事君以忠)’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의 뜻이지 충성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 인신효(人臣孝), 즉사군충(則事君忠)’효경』 「사장(士章)이효사군즉충(以孝事君則忠)’을 발전시킨 것인데, 효경의 문장 또한 복종의 충으로 해석할 수 없다.

 

그리고 처관렴(處官廉)’효경』 「응감장(感應章)수신신행(修身愼行), 공욕선야(恐辱先也)’와 내면적인 관련이 있다. 이렇게 효경텍스트와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편 텍스트는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대저 효는 삼황오제(三皇五帝)옛 성왕들의 총칭. 고유주(高誘注)에는 삼황을 복희(伏羲)ㆍ신농(神農)ㆍ여와(女媧), 오제를 헌원(軒轅)ㆍ전욱(顓頊)ㆍ고신(高辛)ㆍ제요(帝堯)ㆍ제순(帝舜)으로 해설하여 놓았다의 본무(本務)이며 만사(萬事)의 기강(紀綱)이다.

夫孝, 三皇五帝之本務, 而萬事之紀也.

 

 

그리고 여기 무본(務本)’의 사상은 논어(論語)』 「학이에 나오는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道生). 효제야자(孝弟也者), 기위인지본여(其爲仁之本與)!’라는 테마의 발전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논어(論語)의 로기온은 유약(有苦)에게 속하는 것이므로 효행편의 저자가 유약학파와 관련을 맺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유약학파가 전국시기에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단지 그 주제를 발전시킨 것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학이편이 편집되었을 당시 이미 유약의 말이 증자학파에게 흡수되어 증자학과 내에서 전승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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