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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이인 제사 - 22. 말을 할 때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이인 제사 - 22. 말을 할 때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

건방진방랑자 2021. 5. 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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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말을 할 때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

 

 

4-2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것은, 몸소 실천함이 거기에 미치지 못할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4-22. 子曰: “古者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

 

질박하지만 정곡을 찌르고 있는 이런 평범한 논어의 구절에서 우리는 가장 심오한 인생의 예지를 얻는다.

 

고자(古者)’란 추상적인 옛 시간을 의미하지만 실제적으로 옛 사람들을 의미한다. 고인(古人)들의 삶의 태도를 예찬하며 금인(今人)들의 경박함을 경계한 공자의 말이다. 공자가 산 시대가 신ㆍ구세대가 교차하고 역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였다. 공자는 옛 사람들의 훌륭한 점을 신세대에게 전하고 싶어 했다. 옛 사람들은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았다. 그 말을 몸소 실천하지 못할 것 을 수치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공자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언어의 인플레인 동시에, 또 언어적 표현 그 자체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 공자의 일관된 주제였다. 말보다 실천이 앞선다는 것, 말하지 아니하고 묵묵히 행동으로 보이는 솔선수범의 삶을 산다 는 것, 이것은 유교적 가치관의 대명제이다. 2-13이나 다음에 뒤따라오는 두장이 모두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라고 말한 것은 현재에 그러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이다. ‘()’는 미친다는 뜻이다. 행동이 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수치 중에 가장 심한 것이다. 예부터 말을 함부로 내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言古者, 以見今之不然. , 及也. 行不及言, 可恥之甚. 古者所以不出其言, 爲此故也.

 

범순부가 말하였다: “군자가 말을 함에 있어서는 부득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에만 말을 낸다. 말하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말은 꼭 실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가볍게 말을 내뱉는다. 말하는 것을 행하는 것 같이 하고, 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이 하면, 말을 입밖으로 내는 것이 자연 쉽지 않을 것이다.”

范氏曰: “君子之於言也, 不得已而後出之, 非言之難, 而行之難也. 人惟其不行也, 是以輕言之. 言之如其所行, 行之如其所言, 則出諸其口必不易矣.”

 

 

주희와 범순부의 주석이 아주 절실하다. 이런 말들은 매우 평범한 교훈이지만, 공자가 살아가면서 느낀 것을 제자들에게 평소 타이른 말씀이 전하여 내려오는 것이다. 예수에게는 이러한 일상적 삶에 관한 교훈이 없다. 오로지 하나님 나라의 선포와 인간의 구원이라는 명제에 모든 관심이 매달려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우리가 모든 관계에서 부닥치는 문제에 관한 충고나 교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훌륭한 삶을 살지 않는 인간에게 어찌 구원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공자의 위대함은 바로 이렇게 평범한 삶의 진리를 설파한다는 데 있다. 석가나 예수와는 정말 맛이 다르다. 논어를 읽으면서 공자는 진부한 윤리만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할 것이다. 논어는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우러나는 심산유곡의 칡뿌리와도 같고, 성서는 입안에 넣으면 화아했다가 곧 사라지고 마는 박하사탕과도 같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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