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말은 어눌하게, 행동은 민첩하게
4-2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4-24. 子曰: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
돈오점수(頓悟漸修)와 정혜쌍수(定慧雙修), 그리고 선교일치(禪敎一致) 를 주장한 고려 중기의 대국사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의 이름도 바로 이 장에서 유래된 것이다. 불교도 한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한에 있어서는 이미 유교 경전의 격의를 거치게 마련이다.
군자라면 모름지기 바램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바라는가? 언(言)에는 눌(訥)하고, 행(行)에는 민(敏)하기를 바래야 한다. 고주(苞氏)에 눌(訥)을 ‘지둔(遲鈍)’이라 했다. ‘느리고 둔한 것이다.’ 말은 아무리 느리고 둔해도 상관없는 것이지만, 행동 즉 실천은 민첩해야 하는 것이다. 실천없이 말만을 앞세우는 인간, 이러한 종류의 인간이 바로 공자가 깊게 증오하는 인간이다. 말을 더듬거리지만 묵묵히 실천이 앞서가는 인간, 바로 이러한 인간상을 공자는 주저없이 인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인은 언어가 아니요, 개념이 아니다. 인은 느낌이요 실천이요 행동이다. 인은 오직 감(感)하여 동(動)하는 감동의 세계인 것이다. 역사적 공자, 그 사람이야말로 말보다 실천이 앞서가는 그런 인간이었을 것이다.
‘행(行)’은 거성이다. ○ 사현도가 말하였다: “함부로 말하기는 쉽다. 그러므로 어눌 코자 노력하는 것이다. 힘써 행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민첩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行, 去聲. ○ 謝氏曰: “放言易, 故欲訥; 力行難, 故欲敏.”
○ 호인이 말하였다: “오도일관의 제15장으로부터 여기 제24장에 이르기까지의 열 장은 아마도 증자 문인의 기록이 아닌가 싶다.”
○ 胡氏曰: “自吾道一貫至此十章, 疑皆曾子門人所記也.”
사량좌의 주해도 참으로 문장의 묘미를 살릴 명멘트라 할 수 있다. 호 인이 텍스트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당대로서는 보기 드문 것이다. 호인의 생각이 나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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