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야장 제오(公冶長 第五)
편해(篇解)
「공야장(公冶長)」편은, 「팔일(八佾)」편이 예악(禮樂)의 주제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편집된 느낌이 강한 것처럼, 그 자체로 어떤 일관된 테마가 있는 듯이 느껴지는 편이다. 그리고 그 구성의 양식도 1~13, 14~24, 24~27의 3부로 나뉘면서 서로 관련을 가지는 치밀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24장은 중복되는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연결고리를 형성】. 주희는 이 장이 고금인물(古今人物)의 현부득실(賢否得失)을 논하고 있다고 갈파하였다. 「공야장」은 분명 인물평론집과도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인물평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물평을 통하여 격물궁리(格物窮理)의 일단(一端)을 밝히려 했다고 주희는 말하고 있다. 이면의 주제는 「학이(學而)」편을 편집한 사람들의 의도 와 상통하는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인(里仁)」편은 모든 장의 주제가 추상적이며 보편적 내면의 덕성을 주로 하고 있다. 어떤 구체적인 인간들의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야장」은 명백하게 그 느낌이 다르다. 모든 이야기들이 독백적인 성격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가운데서 형성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들이 어떤 학단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공자학단의 교실에서 학생들을 향해 공자가 주변의 인물들을 평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 「공야장」편은 대부분이 초기 공단의 전승이며, 어떠한 테마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하여 체계적으로 수집된 것이 분명하지만, 성립 상한이 높게 올라간다.
주자는 호씨(胡氏)의 설을 들어 이것이 자공(子貢)의 문도들이 기록한 파편이 대부분 인듯하다고 갈파하였지만 자공을 단목자(端木子)로 호칭하지 않고 있는 이상, 자공의 문도들이 기록했다고 볼 수는 없다. 자공은 문도를 거느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이 편 속에 자공의 출현 횟수가 제일 많은 것은(오견五見) 자공이 평소 사람평을 하기 좋아했던 성품의 소유자라는 사실 때문일 뿐이다. 인물품평에 관한 것을 수집하다보니까 자공이 많이 등장한 것이지, 자공 문도의 소기(所記)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 「공야장」편은 증자학파, 자공학파 이외의 어떤 그룹에 의하여 편집된 것이다. 브룩스는 이 편은 자유(子游)가 공자의 학단을 리드하고 있던 시절에 조직적으로 편집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BC 470년경에 성립한 것으로 비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편의 27장의 편집양식이나 체계는 이 뒤로 오는 『논어』의 모든 편의 편집의 기준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1장은 공자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며, 2~11장은 공자 주변의 친근한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고, 12~13장은 11장까지의 편집에 대한, 양식을 좀 달리하는 부록적 성격의 파편이고, 14~23장은 공자의 좁은 써클을 벗어난 당대 혹은 2ㆍ3대 이전의 객관적 역사적 거목들에 대한 평론이며【21장만 공자 삶의 여정 속에서 일어난 일화배경】, 마지막 24~27장은 공자가 자기 자신에 관하여 평한 것이다.
이 편은 모두 고금의 인물들의 현부득실(賢否得失: 현명함, 현명치 못함, 성공케이스, 실패케이스)을 논하고 있다. 대저 격물궁리의 일단을 밝힌 것이다. 전체는 2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인이 말하기를, 자공(子貢)의 문도의 소기(所記)가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하였다.
此篇皆論古今人物賢否得失, 蓋格物窮理之一端也. 凡二十七章. 胡氏以爲疑多子貢之徒所記云.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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