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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낭자 사는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청하다
谿邊獨木橋 橋盡映柴門 | 시냇가 외론 나무 다리 나무 끝엔 사립문 비치네. |
門外老鴉叫 古槐蔭數根 | 문 밖엔 나이든 갈가마귀 우는데 늙은 회화나무 그늘에 몇 뿌리 내렸네. |
屋前淸谿繞 屋後亂石蹲 | 집 앞에 맑은 시냇물 에워싸고 집 뒤엔 어지러운 바위가 웅크려 앉아 있지. |
門內安石臼 石臼高尺許 | 문 안에 돌 절구 안치(安置)되었는데 돌 절구의 높이는 한 자쯤. |
把摠望見之 便卽驅馬去 | 파총은 그걸 바라 보고 곧 말을 몰아 가서 |
入門先左顧 所見多所恠 | 문에 들어가 먼저 왼쪽 둘러보는데 보이는 것이 많이도 괴이하네. |
髼鬆麂眼籬 纍纍牛皮掛 | 얼기설기 큰 노루 눈 같은 울타리에 즐비하게 소가죽이 걸려 있네. |
脩庭堆氋氄 土軒頗閎宕 | 오래된 뜰엔 털뭉치 쌓였고 흙처마는 매우 넓고도 크네. |
滿堂者誰子 匝坐高手匠 | 집을 채운 사람은 누구인가? 둘러 앉은 이 고수의 장인들이지. |
或垂奔蓬鬂 或曳犢鼻襠 | 혹자는 봉두난발 드리웠고 혹자는 쇠코잠방이 끌며 |
或挼瘦衛鞹 或織檉條箱 | 혹자는 가는 가죽 비비고 혹자는 버들상자를 짜며 |
或立鳴鑾刀 或坐爛羊胃 | 혹자는 서서 난도를 울려대고 혹자는 앉아서 양의 위를 문지르네. |
忽驚生客至 叫嚷如鼎沸 | 갑자기 손님이 이르는 것에 놀라 시끌법적하기 솥이 끓듯하네. |
尊卑失次序 老幼渾襍糅 | 존비의 차이를 잃고 늙은이 어린이 어지러이 뒤섞이네. |
紛紛牖竇竄 溜溜垣穴走 | 혼란스레 창구멍으로 숨고 물처럼 담 구멍으로 달아나네. |
斯須鳥獸散 塵芥遍荒戺 | 잠깐 사이에 새와 짐승 흩어지듯 먼지가 황량한 문지방에 퍼졌네. |
主人手腳忙 奚暇檢衣履 | 주인은 손과 발이 바쁘니 어느 겨를에 옷과 신 검속(檢束)하리오? |
傴僂下階伏 良久未敢起 | 허리 굽혀 계단 내려와 엎드려 오래되어도 감히 일어나지 못하네. |
由來小屠家 衣冠豈曾到 | “예로부터 보잘 것 없는 푸주간에 의관을 갖춘 이 어찌 일찍이 이른 적 있겠습니까? |
前宵夢兆佳 今晨乾鵲喿 | 어젯밤 꿈에 징조가 좋았고 오늘 새벽에 까치 1가 지저귀더니 |
貴客儼然臨 祖先介景祉 | 귀한 손님 엄연히 오셨으니 조상들이 복을 주셨나 보네요.” |
把摠聞此言 趨進敬扶止 | 파총이 이 말을 듣고 달려 나가 공경이 부축하며 말하네. |
老夫涉世人 凡幹熟消詳 | “늙은이 세상 사람을 겪어 대체의 삶은 익숙하고도 소상히 아네. |
四海皆同胞 謙讓太過當 | 사해가 모두 동포인데 겸양이 너무도 지나치오. |
老夫旣來此 那復置嫌疑 | 늙은이 이미 여기에 왔으니 어찌 다시 혐의를 두는가? |
聊知今夏暑 近歲罕如玆 | 지금 여름의 무더위를 아니 근세에 이와 같은 적 드물었지. |
道周荳藿葉 焦黃靡孑遺 | 길 주변의 콩잎이 누렇게 말라 씨도 남지 않았네. |
辛苦道路色 人馬幷飢疲 | 도로에서 고생하며 사람과 말 모두 주리고 피곤하니 |
翹薪薄刈楚 夕飯兼速炊 | 땔나무 가져와 조금 잘라서 저녁밥을 겸하여 속히 불때주게.” |
主人摧謝道 盛敎焉敢違 | 주인이 감사의 말을 재촉했다. “성대한 가르침을 어찌 감히 어기겠나이까? |
小屠家雖窶 幸免常苦饑 | 보잘 것 없는 푸주간집이 비록 가난해도 다행히 항상 괴로운 굶주림 면합니다. |
甔石略庋儲 畜牧頗腯肥 | 항아리의 쌀이 한 말 저장되어 있고 기르는 짐승들 매우 살쪘지요. |
所欠只一事 器皿難另備 | 빈 것이란 다만 한 가지로 그릇을 구별하여 구비하기 어렵나이다. |
平生始創瞷 悚兢恧且愧 | 평생 처음 본 분께 송구하고도 부끄럽나이다.” |
把摠呵一呵 主人眞踈迂 | 파총이 웃어대며 말했네. “주인은 참으로 엉성하고 우월하오. |
薄俗嗜鄕闇 野態亮難誣 | 비박한 풍속은 향암 2을 즐기고 거친 생활 분명하여 속이기 어렵네. |
等是頂天流 蒼穹賦與敦 | 동등하게 하늘의 흐름을 머리에 두었으니 하늘이 부여함은 돈독하다네. |
不揀鉢與盂 寧嫌共飯湌 | 사발과 접시 가릴 게 없으니 어찌 함께 저녁밥 먹는 걸 싫어할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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