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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고시위장원경처심씨작(古詩爲張遠卿妻沈氏作) - 6. 낭자 사는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청하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고시위장원경처심씨작(古詩爲張遠卿妻沈氏作) - 6. 낭자 사는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청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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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낭자 사는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청하다

 

谿邊獨木橋 橋盡映柴門 시냇가 외론 나무 다리 나무 끝엔 사립문 비치네.
門外老鴉叫 古槐蔭數根 문 밖엔 나이든 갈가마귀 우는데 늙은 회화나무 그늘에 몇 뿌리 내렸네.
屋前淸谿繞 屋後亂石蹲 집 앞에 맑은 시냇물 에워싸고 집 뒤엔 어지러운 바위가 웅크려 앉아 있지.
門內安石臼 石臼高尺許 문 안에 돌 절구 안치(安置)되었는데 돌 절구의 높이는 한 자쯤.
把摠望見之 便卽驅馬去 파총은 그걸 바라 보고 곧 말을 몰아 가서
入門先左顧 所見多所恠 문에 들어가 먼저 왼쪽 둘러보는데 보이는 것이 많이도 괴이하네.
髼鬆麂眼籬 纍纍牛皮掛 얼기설기 큰 노루 눈 같은 울타리에 즐비하게 소가죽이 걸려 있네.
脩庭堆氋氄 土軒頗閎宕 오래된 뜰엔 털뭉치 쌓였고 흙처마는 매우 넓고도 크네.
滿堂者誰子 匝坐高手匠 집을 채운 사람은 누구인가? 둘러 앉은 이 고수의 장인들이지.
或垂奔蓬鬂 或曳犢鼻襠 혹자는 봉두난발 드리웠고 혹자는 쇠코잠방이 끌며
或挼瘦衛鞹 或織檉條箱 혹자는 가는 가죽 비비고 혹자는 버들상자를 짜며
或立鳴鑾刀 或坐爛羊胃 혹자는 서서 난도를 울려대고 혹자는 앉아서 양의 위를 문지르네.
忽驚生客至 叫嚷如鼎沸 갑자기 손님이 이르는 것에 놀라 시끌법적하기 솥이 끓듯하네.
尊卑失次序 老幼渾襍糅 존비의 차이를 잃고 늙은이 어린이 어지러이 뒤섞이네.
紛紛牖竇竄 溜溜垣穴走 혼란스레 창구멍으로 숨고 물처럼 담 구멍으로 달아나네.
斯須鳥獸散 塵芥遍荒戺 잠깐 사이에 새와 짐승 흩어지듯 먼지가 황량한 문지방에 퍼졌네.
主人手腳忙 奚暇檢衣履 주인은 손과 발이 바쁘니 어느 겨를에 옷과 신 검속(檢束)하리오?
傴僂下階伏 良久未敢起 허리 굽혀 계단 내려와 엎드려 오래되어도 감히 일어나지 못하네.
由來小屠家 衣冠豈曾到 예로부터 보잘 것 없는 푸주간에 의관을 갖춘 이 어찌 일찍이 이른 적 있겠습니까?
前宵夢兆佳 今晨乾鵲喿 어젯밤 꿈에 징조가 좋았고 오늘 새벽에 까치[각주:1]가 지저귀더니
貴客儼然臨 祖先介景祉 귀한 손님 엄연히 오셨으니 조상들이 복을 주셨나 보네요.”
把摠聞此言 趨進敬扶止 파총이 이 말을 듣고 달려 나가 공경이 부축하며 말하네.
老夫涉世人 凡幹熟消詳 늙은이 세상 사람을 겪어 대체의 삶은 익숙하고도 소상히 아네.
四海皆同胞 謙讓太過當 사해가 모두 동포인데 겸양이 너무도 지나치오.
老夫旣來此 那復置嫌疑 늙은이 이미 여기에 왔으니 어찌 다시 혐의를 두는가?
聊知今夏暑 近歲罕如玆 지금 여름의 무더위를 아니 근세에 이와 같은 적 드물었지.
道周荳藿葉 焦黃靡孑遺 길 주변의 콩잎이 누렇게 말라 씨도 남지 않았네.
辛苦道路色 人馬幷飢疲 도로에서 고생하며 사람과 말 모두 주리고 피곤하니
翹薪薄刈楚 夕飯兼速炊 땔나무 가져와 조금 잘라서 저녁밥을 겸하여 속히 불때주게.”
主人摧謝道 盛敎焉敢違 주인이 감사의 말을 재촉했다. “성대한 가르침을 어찌 감히 어기겠나이까?
小屠家雖窶 幸免常苦饑 보잘 것 없는 푸주간집이 비록 가난해도 다행히 항상 괴로운 굶주림 면합니다.
甔石略庋儲 畜牧頗腯肥 항아리의 쌀이 한 말 저장되어 있고 기르는 짐승들 매우 살쪘지요.
所欠只一事 器皿難另備 빈 것이란 다만 한 가지로 그릇을 구별하여 구비하기 어렵나이다.
平生始創瞷 悚兢恧且愧 평생 처음 본 분께 송구하고도 부끄럽나이다.”
把摠呵一呵 主人眞踈迂 파총이 웃어대며 말했네. “주인은 참으로 엉성하고 우월하오.
薄俗嗜鄕闇 野態亮難誣 비박한 풍속은 향암[각주:2]을 즐기고 거친 생활 분명하여 속이기 어렵네.
等是頂天流 蒼穹賦與敦 동등하게 하늘의 흐름을 머리에 두었으니 하늘이 부여함은 돈독하다네.
不揀鉢與盂 寧嫌共飯湌 사발과 접시 가릴 게 없으니 어찌 함께 저녁밥 먹는 걸 싫어할쏘냐?”

 

 

 

인용

전문

해설

 
  1. 간작(乾鵲): 까치를 말한다. 그 성질이 활짝 갠 날을 좋아하고 그 소리가 청량(淸亮)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서경잡기(西京雜記)에 의하면 "간작이 지저귀면 행인이 집에 오고 , 거미가 모이면 백사가 경사스럽다.[乾鵲噪而行人至, 蜘蛛集而百事嘉.]"라고 하였다. 까치가 울면 길한 일이 많고 흉한 일이 적어서 일명 희작(喜鵲)이라고도 한다. [본문으로]
  2. 향암(鄕闇): 시골에 사는 우매한 사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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