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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식 결혼을 요구하다
天色漸曛黃 木末生微凉 | 하늘빛이 점점 노을지더니 나무 끝에 서늘한 기운 생기네. |
新月動簷隙 軒宇透淸光 | 초승달이 처마 틈으로 움직이자 처마엔 푸른 빛 스며드네. |
碧雲掩復開 河漢粲錦繡 | 푸른 구름이 가렸다가 다시 열려 은하수가 찬란하게 수놓은 비단 같네. |
肅肅羣動息 時夜明於晝 | 엄숙하디 엄숙하여 모든 게 쉬니 이때의 밤이 낮보다 환했네. |
僕夫倒庭除 枕藉眠如貁 | 하인들이 뜰의 섬돌에 이르러 포개 자는데 긴꼬리 원숭이 같았네. |
把摠懇主人 入室叙情話 | 파총이 주인에게 간곡히 말하네. “방에 들어가 정회를 풀어봄세. |
暫時主客誼 寧復有嫌芥 | 주인과 손님의 우의는 잠시지만 어찌 다시 조금이라도 싫어하겠소. |
自古交塲言 一見猶傾盖 | 예로부터 사귀는 마당에서의 말에 한 번 봄에 오히려 오히려 오랜 친구 같다지 1. |
浮生若蜉蝣 良宵難再會 | 뜬 삶은 하루살이 같으니 좋은 밤 다시 경험하기 어렵지.” |
主人得聞之 扣頭便拜跪 | 주인이 듣고 머리 두드리며 다시 절을 했네. |
同鼎尙自可 幷坐罪當死 | “한솥밥은 오히려 스스로 괜찮다 해도 함께 앉은 죄 마땅히 죽을 죄입니다. |
神目電晃晃 那不畏天爾 | 신명의 눈이 번개처럼 번뜩이는데 어찌 하늘을 두려워 않겠습니까?” |
把摠嘻嘻道 過恭殊非禮 | 파총이 희희 웃으며 말한다. “공손이 지나치면 매우 예가 아니오. |
義孚皆朋舊 情深卽兄弟 | 의가 어우러지면 모두 오랜 벗이고 정이 깊으면 곧 형제라네. |
誰謂天公意 以玆限級陛 | 누가 말했나? 하늘의 뜻이 이렇게 계급을 한계 지은 것을.” |
主人聞此言 黽勉遵階右 | 주인이 이 말을 듣고 힘써서 오른쪽 섬돌을 따라가 |
欵曲促膝坐 等秩更何有 | 정성껏 굽혀 무릎으로 앉도록 재촉하여 같은 계급이니 다시 어떠하리? |
湊湊露滴篠 耿耿星在霤 | 아롱진 대나무 물방울이 드러나 밝디 밝은 별이 처마에 있네. |
夜久熠燿飛 明滅照苔甃 | 밤이 깊어 반딧불이 날아 명멸하며 이끼에 비추네. |
四隣寂無響 把摠始乃語 | 사방이 적막해 울림이 없는데 파총은 비로소 이야기하네. |
儂家有美男 君家有好女 | “내 집엔 훤칠한 아들 있고 그대 집엔 예쁜 딸이 있네. |
男大必迎室 女長必迎夫 | 남자가 크면 반드시 아내를 맞아야 하고 딸도 성장하면 반드시 남편 맞아야 하는데 |
摽梅其實七 良時安可踰 | 결혼 시기가 다다랐으니 2 좋은 시기를 어찌 넘어가리오? |
願君勿蘄持 言下當肯兪 | 원컨대 그대는 다른 기대하지 말고 이 자리에서 마땅히 기꺼이 응낙하세.” |
인용
- 경개(傾蓋)는 경개여고(傾蓋如故)의 준말이고, 여신(如新)은 백두여신(白頭如新)의 준말이다. 《사기(史記)》 권83〈추양열전(鄒陽列傳)〉에 "흰머리가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처음 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수레 덮개를 기울이고 잠깐 이야기했지만 오랜 벗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白頭如新 傾蓋如故]"라는 말이 나온다. [본문으로]
- 표매(摽梅)의 시기 : 혼인할 시기를 말한다. 《詩經 國風 召南》에 표유매(摽有梅) 3장(章)이 있는데, 그 시에 "떨어지는 매실 일곱밖에 남지 않았네. 나를 구하는 선비 있거든 이 좋은 때를 놓치지 마시라."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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