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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점점 자라며 빛을 낸 방주
阿父柔且善 胖黑頗有鬚 | 아빠는 유순하시고 착하시며 살쪄 흑빛인데다 매우 수염이 있네. |
晩暮雌黶子 呼爾小蚌珠 | 늦은 저녁 사마귀 같던 딸에게 ‘소방주(작은 진주, 小蚌珠)’라 불렀네. |
蚌珠纔斷乳 渠母在鬼錄 | 방주가 겨우 젖을 뗐을 때 엄마는 귀신의 명부에 있어 |
阿父養蚌珠 淸涕霔淥淥 | 아빠가 방주를 기르며 맑은 눈물만 주룩주룩! |
餌以煑糜粥 藉以弊絮褥 | 미음을 끓여 먹이고 해진 솜 요를 깔아주며 |
渾體無所掛 嶒崚骨瘦瘠 | 온 몸에 입힐 게 없어 빼어난 뼈가 야위어가네. |
隱映垢膩間 眉目粲若畫 | 때와 기름으로 은근히 번뜩이는 사이에 눈썹과 눈이 그림처럼 빛나네. |
渠旣失所恃 豈敢憚勞劬 | 이 아이 이미 믿을 곳 사라졌으니 어찌 감히 애씀을 꺼리랴? |
阿父眞情言 呼爾稱蚌珠 | 아빠는 진정으로 말하는데 너를 불러 방주라 일컫고 |
蚌珠眞情言 渠母稱阿父 | 방주는 진정으로 말하는데 엄마를 아빠라 일컫네. |
三歲了語音 四歲解方數 | 3살엔 말소리 료해했고 4살엔 방정식과 숫자 이해했으며 |
五歲肩隣㛑 鬪草渡口田 | 5살엔 이웃의 아이들과 나란히 나루 입구의 밭에서 풀 싸움하니 |
田頭稺子斑 麥苗靑葱芊 | 밭어귀엔 어린싹이 아롱져 보리싹이 이랑에서 푸르네. |
六歲識繅絲 七歲通諺書 | 6살엔 길쌈할 줄 알았고 7살엔 언문을 통했으며 |
八歲髮點漆 學姊能自梳 | 8살엔 머리에 새까매 누이 배워 스스로 빗질할 수 있었고 |
時向華燈下 朗吟謝氏傳 | 이따금 빛나는 등불 아래를 향해 낭랑히 「사씨전」을 읽으니 |
微風送逸響 琮琤破玉片 | 미풍이 편안한 음향 보내와 쟁글쟁글 옥 조각 깨지는 소리라네. |
九歲辨晉字 十歲曉歌詞 | 9살엔 왕희지의 글씨 1 구별했고 10살엔 가사에 밝아 |
短闋山有花 延嚨益凄其 | 짧은 곡조의 「산유화」를 목구멍 끌어대니 더욱 처량하니 |
耕父坐捋髯 擔夫駐路歧 | 농부는 앉아 수염 쓰다듬고 짐꾼은 갈림길에 멈추네. |
荏苒十三四 幽閒儼成人 | 세월이 흘러 2 13~14살이 되어 그윽하고 한가로운 엄연한 성인이니 |
儀體盈萬方 艶態由天眞 | 본보기 있는 몸이 사방으로 가득하고 요염한 자태는 천진함을 따른 거라네. |
鍼線旣通聖 紡績更無倫 | 바느질은 이미 성인과 통했고 길쌈은 다시 겨룰 리 없으니 |
淸晨入機杼 薄暮成七襄 | 새벽에 베틀에 앉으면 해질녘엔 칠양 3을 이루니 |
睆彼雲漢流 昭回爲天章 | 저 구름의 은하수 가득차 밝게 하늘의 무늬가 된 듯하네. |
莫以地貴賤 看取人賢愚 | 지체의 귀천 때문에 사람의 현우를 취해 보지 마시라. |
菡萏發泥淖 虬螭產溝渠 | 연꽃 봉우리는 진흙에서 솟고 규룡은 도랑에서 나오니 |
食魚何必魴 齊姜亦不如 | 물고기 먹은 게 하필 방어이며 미녀 또한 같지 않네. |
靈芝旣無根 醴泉寧有源 | 영지는 이미 뿌리가 없고 예천 4이 어찌 근원이 있으랴? |
洪匀不偏與 至哉先民言 | 조화로움 5은 치우치질 않으니 지극하구나 선조들의 말이여. |
婉孌閨房秀 畢竟怎下落 | 화려하고 아름다운 규방의 빼어남은 필경 어째서 하늘에서 내려보냈나? |
不怨門戶卑 但恨乾坤窄 | 가문의 비천함을 원망치 않고 다만 하늘과 땅의 비좁음을 한하네. |
인용
- 진자(晉字): 진첩(晉帖)과 같은 뜻으로, 진(晉) 나라 때 명필(名筆) 왕희지(王羲之) 등의 서적(書跡) 또는 모본(摹本), 각첩(刻帖) 등을 이른 말이다. [본문으로]
- 임영(荏苒): 세월이 덧없이 지나감 [본문으로]
- 칠양(七襄): 직녀가 하루 낮 동안에 일곱 번 베틀을 옮겨서 베를 짠다고 한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대동(大東)」에, "삼각으로 있는 저 직녀성은 종일토록 일곱 번 자리 바꾸네[跂彼織女 終日七襄]."하였다. [본문으로]
- 예천(醴泉): 태평시대에는 상서(祥瑞)로서 땅에서 예천(醴泉)이 솟아난다 한다. 예천은 샘 맛이 달아서 단술과 같다는 말이다. 『예기(禮)』 「예운(禮運)」에 "天降甘露 地出醴泉"이라는 대문이 있다. [본문으로]
- 홍균(洪勻) : 도자기를 만들 때 돌리는 큰 물레라는 뜻으로, 대자연이 원기(元氣)를 조화시켜 만물을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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