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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조시대 서사시를 끝내다 - 1. 서사시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본문

건빵/일상의 삶

이조시대 서사시를 끝내다 - 1. 서사시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건방진방랑자 2021. 8. 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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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사시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2018년에 새로워진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이색적인 책자들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공부할 때 같았으면 당연히 사서(四書)에 관련된 책자이거나 한문학사 관련된 책자이거나 학원가에서 나눠준 자료집 같은 것들을 주로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한문학사 관련된 책자들이 빠진 대신에 하나가 더 첨가됐다. 그게 바로 이조시대 서사시라는 책이다.

 

 

 

늘 끼고 다니던 그 책의 이유

 

아이들이 처음 보는 뭔가 두꺼운 책자를 가지고 다니는 걸 보면서 뭔 책이 이렇게 두껍냐?’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막 임용공부를 시작하는 만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줄 알지 못했으며 아이들이 공부자료로 가지고 다니는 것들에 무관심했다는 말이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기출문제를 풀게 되면서 그 책을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었다. 임용시험의 체계가 바뀐 것은 2013년부터이지만 2014년 시험부터 매년 사회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서사시들이 출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사시는 일반적인 율시(律詩)나 절구(絶句) 시와는 달리 길이가 정해져 있지 않다. 아무래도 산문으로 표현해야 할 얘기들을 시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압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장편으로 표현하게 되어 그런 걸 거다.

새로운 영역이 시험에 첨가되게 된 셈인데, 시험 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이것만큼 골치 아픈 것도 없다. 기출문제를 공부하는 이유가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는 줄을 알아 대비하기 위함인데, 이처럼 예상에서 빗나간 영역들이 등장하면 낯설기에 정답에 근접조차 못한 채 시간만 빼앗길 소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연히 이런 영역을 소상히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다행히도 서사시 분야에 있어서는 임형택 교수가 연구를 진행했고 두 권의 책자로 그 결과물이 나와 있었다. 바로 이 책이 아이들이 스터디를 하며 두껍더라도 꼭 끼고 다니며 공부했던 그 책이다.

하지만 굳이 그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임용시험이란 게 모든 걸 공부해야만 하는 시험은 아니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설문해자(說文解字)에 관련된 문제가 한 문제씩 나온다고 해서 설문해자(說文解字)란 책을 제대로 읽어볼 필요는 없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설문해자(說文解字)란 책을 제대로 읽는다고 해도 막상 응용되어 나오는 문제는 틀릴 수도 있을뿐더러, 그 시간에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그처럼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무작정 붙잡고 읽느라 정력 낭비를 할 거라는 걸 알았기에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 두껍고도 내용도 많은 이 책은 그렇게 멀어져갔다. 

 

 

 

다시 만나다

 

그런 생각으로 시간이 흘렀고 두 번이나 임용시험에서 떨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2020년엔 사상 초유의 코로나 19가 발생하며 당연하게만 느껴졌던 사람들이 부대끼며 한껏 어우러지던 일상의 순간들이 깨지고 말았다. 이 여파로 사람들이 한 강의실에 모여 앉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했던 스터디도 와해될 수밖에 없었다. 예년 같았으면 1월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을 스터디는 3월이 됐는데도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 그냥 이렇게 스터디가 멈춘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을 테다. 하지만 김형술 교수는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지 학교 강의실에 모일 수 없다면 카페에라도 모여서 스터디를 해야 한다고 강행하기에 이르렀고 그 덕에 5월부터 스터디는 시작되었다. 나야 좀이 쑤시는 상황이었기에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었고 언제나 이런 식의 공부모임에는 환영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전혀 뜻밖의 만남이 이어졌다. 그건 바로 이번 스터디는 이조시대 서사시라는 책의 목차표에 나오는 작품들을 앞에서부터 보자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2018년에 잠깐 만났다가 영영 서연(書緣)이 없을 것만 같던 책을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난 것이다. 당연히 임용시험에 합격했다면 이 책은, 영영 보지 않을 것이지만 기구한 운명 탓에, 불운한 인생 탓에 2년이나 흐른 지금 만나게 된 것이다. 이래서 책과의 인연도 참 신비하단 생각이 든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많은 것들이 변했다. 공부방법도 몰랐지만 이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줄 알게 되었으며 2년이란 시간 동안 공부 자료들을 시나브로 쌓아가며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공부 자료는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 노하우가 생겼다. 바로 이런 노하우들을 그대로 접목하여 이 책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리할 때 책상의 모습. 밑에 XBOX패드와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스팀 화면 인상적이다^^;;

 

 

인용

목차

21년 글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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