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중유와 자공과 염구는 정치할 만한가
6-6. 계강자(季康子)가 여쭈었다: “중유(仲由: 자로)는 정치를 맡길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유는 과단성이 있으니 정치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6-6. 季康子問: “仲由可使從政也與?” 子曰: “由也果, 於從政乎何有?” 여쭈었다: “사(賜: 자공)는 정치를 맡길 만합니까?” 말씀하시었다. “사는 사리에 통달했으니 정치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曰: “賜也, 可使從政也與?” 曰: “賜也達, 於從政乎何有?” 여쭈었다: “구(求: 염유)는 정치를 맡길 만합니까?” 말씀하시었다: “구는 다재다능하니 정치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曰: “求也, 可使從政也與?” 曰: “求也藝, 於從政乎何有?” |
여기 공자에게 질문을 하는 계강자는 공자 나이 60세경에 노나라의 실권자로 부상한 인물이다. 공자는 결국 이계강자의 초청으로 노나라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 대화는 공자의 귀로 후에 이루어진 것이며, 공자에게 제자들의 정치 역량에 관해 탐문하는 것이다. 여기 ‘종정(從政)’의 의미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일반적 정치역량에 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집정(執政)의 자리 를 맡긴다는 구체적인 뜻이라 한다. 공자의 제자로서 거론된 3인은 명실공히 정치역량으로서는 공문 최고의 인물들이었다. 자로, 자공, 염구! 고주에 ‘과(果)’는 ‘과감결단(果敢決斷)’이라 했고, ‘달(達)’은 ‘통어물리(通於物理)’라 했고, ‘예(藝)’는 ‘다재다능(多才多能)’이라 했다. 매우 명료한 해석이다.
공자에게 ‘인한가?’하고 물으면 대답이 복잡해진다. 그러나 제자들의 정치 역량을 묻는 자리에서는 거침없이 신나게 제자들을 허여할 뿐 아니라 자랑한다. 3인의 정치역량을 ‘과ㆍ달ㆍ예’로 요약해서 말하는 공자의 사람 파악능력과 표현능력에 우리는 경외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라는 것은 제각기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나의 기준을 세우지 말고 다양한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인간들의 역량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정치인 것이다. 여기서도 공지는 째즈적인 사물 인식방법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제자들의 재능에 대한 자신과 애정! 위대한 스승으로서의 공자의 모습은 더욱 찬란 하게 빛난다.
‘여(與)’는 평성이다. ○ ‘종정(從政)’이란 대부가 된다는 것을 일컫는다. ‘과(果)’는 결단력이 있는 것이다. ‘달(達)’은 사리에 통달하는 것이다. ‘예(藝)’는 다재다능한 것 이다.
與, 平聲. ○ 從政, 謂爲大夫. 果, 有決斷. 達, 通事理. 藝, 多才能.
○ 정이천이 말하였다: “계강자는 삼자(三子)의 재능이 정치를 맡길 만하냐고 물었다. 부자께서는 이에 각기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가지고서 답변하셨다. 이 세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마다 모두 각기 그 장점이 있는 것이니, 그 장점을 잘 살려 취할 수 있다면 사람은 모두 쓸 수 있는 것이다.”
○ 程子曰: “季康子問三子之才可以從政乎? 夫子答以各有所長. 非惟三子, 人各有所長. 能取其長, 皆可用也.”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가치의 용인이다. 나의 신념이나 기호가 한 방향에 치우쳐도 타인의 신념과 기호의 장점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라고 하는 것의 용렬한 측면은 하나의 가치로써 모든 것을 도배질하려는 것이다. 인간세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런 식으로 도배질되지 않는다. 우파이념으로 세상이 도배질 될 길이 없고 좌파이념으로 세상이 도배질될 길 없다. 이데올로기라는 말의 원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유일신론을 만나게 된다. 유일신론을 떠받드는 종교형태, 그 종교형태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의식형태 속에서 이데올로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숙고를 요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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