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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옹야 제육 - 5. 3개월 간 인을 떠나지 않았던 안회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옹야 제육 - 5. 3개월 간 인을 떠나지 않았던 안회

건방진방랑자 2021. 6. 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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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3개월 간 인을 떠나지 않았던 안회

 

 

6-5.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회는 말이다, 그 마음이 석 달 줄곧 인()을 어기는 법이 없나니. 석 달이 지나도 날이면 날마다, 달이면 달마다 인()한 채로 흘러갈 뿐이다.”
6-5. 子曰: “回也, 其心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이 구절도 대강의 뜻은 알아차릴 수 있으나 주어가 명료하지 않아 해석의 여지가 너무도 많다.

 

1

고주는 기여(其餘)’를 공문에서 안회 이외의 학생들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풀었다. 타 제자들은 잠시만 인에 이를 때가 있고 오로지 안회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다[言餘人暫有至仁時, 唯回移時而不變也]. 나는 이 설이 매우 졸렬하다고 생각한다. 공자가 안회와 여타의 학생을 그런 식으로 분별심을 가지고 대비시켰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라는 것이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하면 평범한 진리일 수도 있다. ‘내가 인하고자 하면 당장 인은 나에게 달려오는 것이다[我欲仁, 斯仁至矣].’ 다산은 불행하게도 이 고주의 설을 취한다. 그래서 볼품이 없다. 다산은 참 영활한 사람인데 대체적으로 생각이 너무 평범하다. 조선 유학은 인물을 크게 키우지 못했다.

 

2

신주는 기본적으로 기여(其餘)’ 후 문장의 주어를 안회로 본다. 안회는 3개월 동안은 한 번도 인을 어기는 적이 없는 타이트한 삶을 살 수는 있지만, 그 석달(긴 시간)의 한계를 넘어가면[기여(其餘)] 하루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잠깐씩 인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인의 경지가 석 달이 넘도록 완벽하게 유지는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설도 매우 유치하다. 3개월이 문자 그대로 90일이 아니라, 어차피 긴 시간을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3개월을 넘어가면 불인해진다는 이야기는 공자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는 도무지 아니다. 신주는 안회를 아성()으로서 공자와 어느 정도의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런 좀 유치한 주석에 매달린 것 같다.

 

3

진사이(伊藤仁齋)태백11기여부족관야이(其餘不足觀也已)’를 용례로 들면서 기여(其餘)’를 인 이외의 여타 다른 도덕적 성취에 관한 안회의 능력으로 풀이한다. 안회는 그 마음이 3개월이나 인에서 어긋나지 않을 수 있는 안 정적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므로 여타의 덕망, 문학이나 정사와 같은 것에 있어 서는 하루나 한 달이면 충분히 획득된다는 것이다.

 

4

소라이(荻生徂徠)는 진사이의 설을 한발짝 더 발전시켰다. 첫마디의 ()’가 삼인칭으로서 회술하는 것이 아니라, 면전에서 안회를 부른 호성(呼聲)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다음의 구절은 안회에게 직접 훈시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안회야!” “.” “네 마음이 3개월 동안 인을 떠나지 않는다면 나머지 제덕성(諸德性)은 금방 도달할 수 있겠지.”

 

나는 이러한 제설에 계발받은 바가 있으나 그대로 취하지 않는다. 삼 개월은 참으로 긴 시간이다. 색욕이나 식욕만 하더라도 삼 개월만 정해진 규칙을 지킬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쉽게 자연스럽게 굴러가게 마련이다. ‘기여(其餘)’‘3개월이 지나면의 뜻이다. ‘일월지언이이의(日月至焉而已矣)’는 문자 그대로 해와 달이 스스로 이를 뿐이다라는 뜻이다. 마조(馬祖)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도 여기서 힌트를 얻은 것은 아닐까?(나의 저서, 화두, 혜능과 셰익스피어, 147-152).

 

 

삼월(三月)’이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삼 개월이라기보다는 오랜 기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라는 것은 마음의 덕이다. 마음이 인을 어기지 않는다는 것은 사욕이 없음으로 해서 그 덕이 보존되는 것을 말한다. ‘일월지언(日月至焉)’이라는 것은 혹은 하루에 한 번 도달하고, 혹은 한 달에 한 번 도달한다는 뜻이니, 일정한 기간을 설정할 수는 있어도 오래갈 수는 없음을 일컫는 것이다.

三月, 言其久. 仁者, 心之德. 心不違仁者, 無私欲而有其德也. 日月至焉者, 或日一至焉, 或月一至焉, 能造其域而不能久也.

 

정이천이 말하였다: “‘삼월(三月)’이란 천도(天道)가 소변(小變)하는 절기이니 그 오램을 말하는 것이다. 이 기간을 지나 인을 실천하면 곧 성인이다. 인에 어긋남이 없다는 것은 한 터럭의 사욕도 없다는 것을 오직 말함이니 조금이라도 사욕이 있다면 그것은 인이 아니다.”

程子曰: “三月, 天道小變之節, 言其久也, 過此則聖人矣. 不違仁, 只是無纖毫私欲. 少有私欲, 便是不仁.”

 

윤언명이 말하였다: “이것은 안자가 성인에 비하여 한 칸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성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혼연일체가 되어 간단(間斷)이 없는 것이다.”

尹氏曰: “此顔子於聖人, 未達一閒者也, 若聖人則渾然無閒斷矣.”

 

장횡거가 말하였다: “처음 배우는 자의 요령은 3개월 동안 어기지 않는 것과 일월로 도달하는 것에 내ㆍ외, ()ㆍ주()의 분별이 있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심의(心意)로 하여금 힘쓰고 또 힘쓰고, 굴러가고 또 굴러가는 것처럼 하여 그침이 없어야 한다. 이 경지를 넘어가면 이미 그 굴러감이 거의 나에게 있지 아니 하다.”

張子曰: “始學之要, 當知三月不違日月至焉內外賓主之辨. 使心意勉勉循循而不能已, 過此幾非在我者.”

 

 

횡거의 내외빈주(內外賓主)의 변()과 심의면면순순(心意勉勉循循)의 논의는 어류권 제31에 자세하다. 바퀴를 굴리기가 처음에는 어렵지만 어느 단계를 지나가면 힘 안들이고 굴러간다는 뜻[到此則進進不能已, 亦無著力處]이다. 나의 해석은 장횡거의 논의와 비슷하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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