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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사(南塘詞) - 해설 6. 마현으로 찾아온 강진 제자에게 써준 글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남당사(南塘詞) - 해설 6. 마현으로 찾아온 강진 제자에게 써준 글

건방진방랑자 2021. 8. 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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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현으로 찾아온 강진 제자에게 써준 글

 

끝으로 다산의 친필로 전하는 산문 한편을 인용해둔다. 강진 다산초당의 제자 윤종삼(尹鐘參, 자 기숙旗叔, 1798~1878)과 윤종진(尹鐘軫, 자 금계琴季, 1803~79) 형제가 경기도 마현으로 선생을 찾아가 뵈었을 때 직접 써서 준 글이다.

 

 

다산초당의 제생(諸生, 제자를 이르는 말)이 열상(洌上, 한강가란 뜻으로 다산의 고향을 일컬음)으로 나를 찾아와서 인사말을 나눈 다음에 나는 물었다.

금년에 동암(東菴)은 이엉을 새로 했는가?”

이었습니다.”

홍도(紅桃)는 아울러 이울지 않았는가?”

생생하고 곱습디다.”

우물 축대의 돌들은 무너진 것이 없는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못 속의 잉어 두마리는 더 자랐는가?”

두자나 됩니다.”

백련사로 가는 길 옆에 심은 선춘화(先春花, 동백)들은 모두 다 번성하는가?”

그렇습니다.”

올 적에 일찍 핀 찻잎을 따서 말리도록 했는가?”

때가 일러 아직 못 했습니다.”

다신계(茶信契)의 전곡(錢穀)은 결손이 없는가?”

없습니다.”

옛사람 말에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와도 능히 마음에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고 하였다. 나는 다시 다산초당에 갈 수 없는 몸이니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내가 혹시 다시 가게 되는 때 모름지기 부끄러운 빛이 생기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茶山諸生, 訪余于洌上, 敍事畢, 問之, : “今年葺東菴否?” : “.” “紅桃竝無槁否?” : “蕃鮮.” “井甃諸石, 無崩否?” : “不崩.” “池中二鯉益大否?” : “二尺” “東寺路側種先春花, 竝皆榮茂否?” : “.” “來時摘早茶, 付曬否?” : “未及.” “茶社錢穀, 無哺否?” : “古人有言云, 死者復生, 能無愧心. 吾之不能復至茶山, 亦如死者同. 然倘或復至, 須無愧色焉可也.” 癸未 首夏 道光三年 洌上老人 贈旗叔琴季二君.

 

 

다산 선생이 이 글을 쓴 시점은 1823년의 첫여름이다. 자신이 유배기를 보낸 귤동의 다산초당으로 그의 마음이 얼마나 가 있는지 곡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는 다산초당을 떠나면서 여러 제자들을 위해 결성했던 다신계(茶信契)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다. 자신은 앞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지만 내가 혹 가게 된다 하더라도 한점의 부끄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는 실로 비장하고도 엄숙하다. 그에 앞서 자신이 머물렀던 다산초당의 돌 하나, 꽃 하나, 나무 하나까지 빠뜨리지 않고 애정이 닿아 있다. 심지어는 연못의 잉어까지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홍임이 모녀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비치지 않는다. 필시 표면으로 드러내지 못했을 성싶다. “홍도는 아울러 이울지 않았는가?”라는 이 물음 속에 혹시 홍임이 모녀에 대한 마음이 실려 있지는 않을까.

 

남당사의 원문은 표제도 없이 이것저것 필사해놓은 적바림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는 다산의 저술의 하나인 아언각비(雅言覺非)의 일부분이 함께 씌어 있다. 필자는 이 책자를 지난 1999년 서울 인사동의 문우서림에서 얻어보았다. 문우서림의 김영복(金榮福) 사장께 사의를 표한다.

 

자료상에는 원래 결손된 글자가 더러 있었다. 이런 부분을 벽사 선생의 교시를 받아 보충했으며, 함께 번역문도 선생의 검토를 거쳤다. 강석(江石) 박석무(朴錫武) 형 또한 윤재찬 옹으로부터 홍임이 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다 한다(여기까지가 남당사를 발굴해서 민족문학사연구 20(2002)에 소개하면서 붙인 논문이다).

 

 

 

 

인용

전문

1. 인간 정약용의 진솔함이 담긴 자료

2. 다산에게 매년 차를 보낸 여인

3. 우여곡절 끝에 다산초당에 돌아온 여자

4. 서정주체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5. 1820년 강진 문인의 작품

6. 마현으로 찾아온 강진 제자에게 써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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