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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사(南塘詞) - 해설 3. 우여곡절 끝에 다산초당에 돌아온 여자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남당사(南塘詞) - 해설 3. 우여곡절 끝에 다산초당에 돌아온 여자

건방진방랑자 2021. 8. 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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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여곡절 끝에 다산초당에 돌아온 여자

 

다른 한편은 필자가 우전(雨田) 신호열(辛鎬烈) 선생께 들은 에피소드다. 전라도 장성읍 월평리에 김좌랑(金左郞) 집이 있었다. 울산 김씨 하서(河西) 선생의 후예로 전라도에서 손꼽히는 명족이다. 다산의 소실이 있었는데 무슨 사정으로 월평 김좌랑 집에 맡겨지게 되었다 한다(그 경위는 모호하다), 김좌랑 집의 남자가 그녀를 탐내어 범하려 하자 그녀는 내 비록 천한 몸이지만 조관을 지낸 분의 첩실이다. 어찌 감히 이럴 수 있느냐?”하고 준절히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우전 선생님은 향리가 장성과 인근인 함평군 나산면 송암(松巖)마을이었기에 직접 전문(傳聞)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에피소드에는 특히 불평등한 제도의 모순 때문에 성적 모독을 당하는 여성의 인격에 대한 주장이 부각되어 있다.

 

위의 두 이야기는 서로 달라서 연결을 지어보기 어려웠다. 강진 땅 귤동의 초당에 있던 여자가 어떻게 장성의 김씨 댁에 맡겨져서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까? 이해되지 않아서 필자는 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머릿속에 넣어둔 채로 있었다. 그러다가 남당사란 제목의 이 자료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남당사첫머리의 산문으로 설명을 붙인 대목에서 다산의 소실이 내침을 당했는데 양근(楊根) 사람 박생이 가는 편에 안동해 보내서, 강진의 남당 본가로 돌아가게 되었다라는 말이 자세하지는 않지만 저간의 사정을 대략 짐작게 한다. 홍임이 모는 다산이 해배되어 돌아간 이후 어느 시점인지 경기도로 올라왔으나 받아들여지질 못해 결국 친정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강진까지 먼 길을 여자 혼자 가게 할 수 없어 양근 박생이 가는 편에 딸려 보냈던바 “(박생이) 그녀를 데리고 호남의 장성읍내에 당도해서는 그곳 부자 김씨와 밀모하여 훼절을 시키고자 했다[朴生到湖南之長城府, 與富金陰議奪志]”는 데서 필자의 머리에 담겨 있었던 두 편의 동이 닿지 않았던 이야기가 비로소 하나로 연결될 수 있었다. 홍임이 모가 비극적 주인공으로 전해지게 된 사실이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이다.

 

이 남당사의 서문에 해당하는 글은 워낙 간결해서 이런저런 사연들이 풀리지 않는다. 악역으로 설정된 양근 박생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로 호남행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몰라도 그만이다. 그녀가 다산의 본가에서 왜 받아들여지지 못했던가는 아무래도 지나칠 수 없는 의문이다. ‘조축(遭逐)’으로 표현된 그 구체적 경위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가정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었던지 이 부분은 전혀 알아볼 길이 없다. 외부의 객관적 정황은 미루어 짐작되는 바가 있는데 당시 다산의 처지는 비록 해배되었다지만 정적들의 눈초리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정약용이란 존재는 중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았던 까닭에 당초 질시ㆍ음해했던 무리들이 그때까지도 남아서 계속 주의하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견제를 가하곤 했던 사실이 다산연보나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등에 보인다. 홍임이 모녀를 집에 그냥 두기 곤란한 사정이 다산 앞에 있었을 것이다.

 

윤옹은 홍임이 모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귤동 윤씨에게 보낸 다산의 편지들을 적어놓은 적바림을 꺼내 보였는데, 그 가운데 홍임이 모를 잘 보살펴달라고 당부하는 말도 들어 있었다 한다.

 

어쨌건 그녀는 결국 버림받은 신세가 되어 돌아왔지만 임을 향한 뜻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강진으로 내려와서도 친정집으로 가지 않고 다산이 머물던 초당으로 와서 날마다 연못과 누대, 초목 사이를 서성거리며 서럽고 원망스런 마음을 달랬다는 것이다. 이에 다산초당으로 돌아온 여자를 위한 노래 남당사가 지어지게 되었다.

 

 

 

 

인용

전문

1. 인간 정약용의 진솔함이 담긴 자료

2. 다산에게 매년 차를 보낸 여인

3. 우여곡절 끝에 다산초당에 돌아온 여자

4. 서정주체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5. 1820년 강진 문인의 작품

6. 마현으로 찾아온 강진 제자에게 써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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