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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문룡이 인정하는 악공이 되어
是時崇禎初一年 | 이때는 숭정 막 1년인데 |
椵島聞有毛都督 | 가도엔 모도독이 있다고 알려졌어요. |
都督聞之使人召 | 도독은 그걸 듣고 사람으로 하여금 불러들여 |
酒筵大開鎭海樓 | 술잔치를 진해루에서 크게 열었어요. |
畫舳錦帆迷海門 | 그림 배와 비단 돛을 단 배가 바다 어귀에서 헤매며 |
十二白堞臨碧流 | 12 성가퀴는 푸른 흐름에 임해 있었죠. |
旂纛五面屯如雲 | 다섯 면의 큰 기가 구름처럼 진 치니 |
戰士一一皆豼貅 | 전사들이 하나하나 모두 날쌔더이다. |
桂樹中堂白玉階 | 계수나무 중당에 백옥 계단과 |
綺戶畫欄開重重 | 비단 창호와 그림 난간을 겹겹이 열면 |
九級羅幕啣金龜 | 9급 1의 비단 장막에 금 거북이 머금었고 |
七寶綵筵承火龍 | 칠보의 수놓은 대자리에 화룡 이어져요. |
博山金爐沉香火 | 금빛 박산로(博山爐)엔 향불이 잠겨 |
面面紫烟成奇峯 | 면면히 붉은 연기가 기이한 봉우리 만들어내어요. |
閣上珊然畫簾捲 | 누각 위에 낭랑히 주렴이 걷히며 |
左右玉女低花容 | 좌우에 옥같은 계집애들이 꽃같은 용모 드리우고 |
虎士分隊各呈技 | 날쌘 용사들이 나뉘어 각각 기술을 보이고 |
黃冠膝席齊抱器 | 누런 관 쓰고 무릎으로 앉아 일제히 악기를 안았죠. |
絲管訇轟笳鼓發 | 현악과 관악을 크게 울리고 젓대와 북 두드리고 |
庭中百嬉羅第次 | 뜰 안에 온갖 미녀들이 차례대로 늘어서죠. |
七尺頎然掉袂入 | 7척의 훤칠한 이들이 소매 흔들며 들어와 |
手按短器絃三四 | 손으로 짧은 3~4줄의 현악기 잡아 |
花兒錦琴鳴中堂 | 화아는 비단 금(琴)으로 중당을 울리고 |
李老寶瑟當華筵 | 이견은 보물 슬(瑟)로 중당을 울리죠. |
元帥使我坐其傍 | 모도독이 나를 곁에 앉게 하고 |
席前拜起調短絃 | 좌석 앞에 절하고 일어나 짧은 현악기 조율하고 |
斂衣抽撥劃一聲 | 옷을 걷고 튕겨 한 소리를 내니 |
中和葉裡平羽曲 | 중화엽 속 평우조였죠 2. |
風自東來春濛濛 | 바람이 동쪽으로부터 와 봄이 뭉게뭉게 |
千樹萬樹花的的 | 온 나무엔 꽃이 가득가득 |
聲聲幻作界面譜 | 소리마다 계면조로 환상스레 지어져 |
海天急雨驚落木 | 바다 하늘에 소낙비가 낙엽을 놀래키죠. |
四座悽然忽下淚 | 좌중이 서글퍼져 문득 눈물 흘리는데 |
中曲一變梅花落 | 중간에 곡조가 한 번 변해 「낙매화곡」 3이 되니 |
月中衆士齊回首 | 달 속에 뭇 군사들이 일제히 머리 돌리고 |
風前萬馬啼向北 | 바람 앞 만 마리 말들이 북쪽 향해 울어대죠. |
大絃嘈吰聲將亂 | 큰 가야금의 시끄러워 소리가 장차 섞이니 |
湘篁月沈靈雨過 | 소상강 대나무에 달은 지고 신령스런 비 지나는 듯해요. |
元帥大拍叫絶奇 | 모도독이 크게 박수치며 뛰어난 기이함을 부르짖고선 |
呵退衆伶迎上座 | 뭇 악공 물러나라 하고 상석에 맞이했죠. |
賜我紫雲盈盈女 | 나에게 자운 4처럼 아름다운 계집을 하사하고 |
處我金碧深深屋 | 나를 금색와 푸른 깊고 깊은 집에 거처하게 했죠. |
運籌堂前淸月夜 | 운주당 앞에 맑은 달 뜬 밤이면 |
每倚高樓望京國 | 매번 높은 구각에 기대 중국 바라보며 |
呼我一彈聽未了 | 나를 불러 한 번 타게 하며 듣는 게 마치지 않았는데 |
愀然淚隨聲聲滴 | 서글피 눈물 떨구니 소리마다 아롱졌죠. |
인용
- 구급(九級): 관로(官路)를 뜻한다. 구급은 제1품(品)에서 9품에 이르는 관리의 등급을 말한다. [본문으로]
- 중화엽(中和葉), 평우조(平羽調): 엽(葉)은 전통음악에서 곡조의 형식. 평우조는 가락의 일종으로 대개 부드럽게 내는 우조에 해당함. 위백규(魏伯珪, 1727~1798)의 『존재집(存齋集)』에 "내 나이 여남은살 되었을 때 박세절(朴世節)이라는 노인이 연세가 일흔이 넘었고 사람됨이 근후하고 독실한 사람이었다. 소시에 경보(京普)를 학습하여 중대엽(中大葉) 평우조(平羽調)를 창(唱)할 수 있었다. 그 소리가 너그럽고 느슨하며 느리고 무거워 듣는 이들은 마음이 풀리고 기운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매번 이 노인이 가군(家君)을 방문하면 가군이 반드시 나에게 명하여 듣게 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 고조(古調)인데 지금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노인이 죽고 나면 이 악보도 없어질 것이니 슬프구나'라고 하였다. 나는 어려서 비록 음악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들으면 싫증나는 줄 몰랐다." 『존재집(存齋集)』 「격물설(格物說)」 권13 [본문으로]
- 매화락(梅花落): 악부 횡취곡사 가운데 「낙매화곡(落梅花曲)」이 있다. [본문으로]
- 자운(紫雲): 당(唐)의 사도(司徒) 이원(李愿)의 집에 있던 명기(名妓). 두목(杜牧)은 어사(御史)가 되어 낙양 분사(洛陽分司)로 있었는데, 이원의 연회석에 명사(名士)로 초대되어 "자운이란 명기가 있단 말 들었는데 누구인가?" 하고 물었다. 이원이 가르쳐주자, 그는 한참 동안 응시하고는 "과연 아름다우니 나에게 빌려달라." 하였다. 『당시(唐詩)』 紀事 杜牧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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