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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사노거사가(金沙寺老居士歌) - 3. 모문룡이 인정하는 악공이 되어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금사사노거사가(金沙寺老居士歌) - 3. 모문룡이 인정하는 악공이 되어

건방진방랑자 2021. 8.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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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문룡이 인정하는 악공이 되어

 

是時崇禎初一年 이때는 숭정 막 1년인데
椵島聞有毛都督 가도엔 모도독이 있다고 알려졌어요.
都督聞之使人召 도독은 그걸 듣고 사람으로 하여금 불러들여
酒筵大開鎭海樓 술잔치를 진해루에서 크게 열었어요.
畫舳錦帆迷海門 그림 배와 비단 돛을 단 배가 바다 어귀에서 헤매며
十二白堞臨碧流 12 성가퀴는 푸른 흐름에 임해 있었죠.
旂纛五面屯如雲 다섯 면의 큰 기가 구름처럼 진 치니
戰士一一皆豼貅 전사들이 하나하나 모두 날쌔더이다.
桂樹中堂白玉階 계수나무 중당에 백옥 계단과
綺戶畫欄開重重 비단 창호와 그림 난간을 겹겹이 열면
九級羅幕啣金龜 9[각주:1]의 비단 장막에 금 거북이 머금었고
七寶綵筵承火龍 칠보의 수놓은 대자리에 화룡 이어져요.
博山金爐沉香火 금빛 박산로(博山爐)엔 향불이 잠겨
面面紫烟成奇峯 면면히 붉은 연기가 기이한 봉우리 만들어내어요.
閣上珊然畫簾捲 누각 위에 낭랑히 주렴이 걷히며
左右玉女低花容 좌우에 옥같은 계집애들이 꽃같은 용모 드리우고
虎士分隊各呈技 날쌘 용사들이 나뉘어 각각 기술을 보이고
黃冠膝席齊抱器 누런 관 쓰고 무릎으로 앉아 일제히 악기를 안았죠.
絲管訇轟笳鼓發 현악과 관악을 크게 울리고 젓대와 북 두드리고
庭中百嬉羅第次 뜰 안에 온갖 미녀들이 차례대로 늘어서죠.
七尺頎然掉袂入 7척의 훤칠한 이들이 소매 흔들며 들어와
手按短器絃三四 손으로 짧은 3~4줄의 현악기 잡아
花兒錦琴鳴中堂 화아는 비단 금()으로 중당을 울리고
李老寶瑟當華筵 이견은 보물 슬()로 중당을 울리죠.
元帥使我坐其傍 모도독이 나를 곁에 앉게 하고
席前拜起調短絃 좌석 앞에 절하고 일어나 짧은 현악기 조율하고
斂衣抽撥劃一聲 옷을 걷고 튕겨 한 소리를 내니
中和葉裡平羽曲 중화엽 속 평우조였죠[각주:2].
風自東來春濛濛 바람이 동쪽으로부터 와 봄이 뭉게뭉게
千樹萬樹花的的 온 나무엔 꽃이 가득가득
聲聲幻作界面譜 소리마다 계면조로 환상스레 지어져
海天急雨驚落木 바다 하늘에 소낙비가 낙엽을 놀래키죠.
四座悽然忽下淚 좌중이 서글퍼져 문득 눈물 흘리는데
中曲一變梅花落 중간에 곡조가 한 번 변해 낙매화곡[각주:3]이 되니
月中衆士齊回首 달 속에 뭇 군사들이 일제히 머리 돌리고
風前萬馬啼向北 바람 앞 만 마리 말들이 북쪽 향해 울어대죠.
大絃嘈吰聲將亂 큰 가야금의 시끄러워 소리가 장차 섞이니
湘篁月沈靈雨過 소상강 대나무에 달은 지고 신령스런 비 지나는 듯해요.
元帥大拍叫絶奇 모도독이 크게 박수치며 뛰어난 기이함을 부르짖고선
呵退衆伶迎上座 뭇 악공 물러나라 하고 상석에 맞이했죠.
賜我紫雲盈盈女 나에게 자운[각주:4]처럼 아름다운 계집을 하사하고
處我金碧深深屋 나를 금색와 푸른 깊고 깊은 집에 거처하게 했죠.
運籌堂前淸月夜 운주당 앞에 맑은 달 뜬 밤이면
每倚高樓望京國 매번 높은 구각에 기대 중국 바라보며
呼我一彈聽未了 나를 불러 한 번 타게 하며 듣는 게 마치지 않았는데
愀然淚隨聲聲滴 서글피 눈물 떨구니 소리마다 아롱졌죠.

 

 

 

 

인용

전문

해설

後琵琶行

 

 
  1. 구급(九級): 관로(官路)를 뜻한다. 구급은 제1품(品)에서 9품에 이르는 관리의 등급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중화엽(中和葉), 평우조(平羽調): 엽(葉)은 전통음악에서 곡조의 형식. 평우조는 가락의 일종으로 대개 부드럽게 내는 우조에 해당함. 위백규(魏伯珪, 1727~1798)의 『존재집(存齋集)』에 "내 나이 여남은살 되었을 때 박세절(朴世節)이라는 노인이 연세가 일흔이 넘었고 사람됨이 근후하고 독실한 사람이었다. 소시에 경보(京普)를 학습하여 중대엽(中大葉) 평우조(平羽調)를 창(唱)할 수 있었다. 그 소리가 너그럽고 느슨하며 느리고 무거워 듣는 이들은 마음이 풀리고 기운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매번 이 노인이 가군(家君)을 방문하면 가군이 반드시 나에게 명하여 듣게 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 고조(古調)인데 지금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노인이 죽고 나면 이 악보도 없어질 것이니 슬프구나'라고 하였다. 나는 어려서 비록 음악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들으면 싫증나는 줄 몰랐다." 『존재집(存齋集)』 「격물설(格物說)」 권13 [본문으로]
  3. 매화락(梅花落): 악부 횡취곡사 가운데 「낙매화곡(落梅花曲)」이 있다. [본문으로]
  4. 자운(紫雲): 당(唐)의 사도(司徒) 이원(李愿)의 집에 있던 명기(名妓). 두목(杜牧)은 어사(御史)가 되어 낙양 분사(洛陽分司)로 있었는데, 이원의 연회석에 명사(名士)로 초대되어 "자운이란 명기가 있단 말 들었는데 누구인가?" 하고 물었다. 이원이 가르쳐주자, 그는 한참 동안 응시하고는 "과연 아름다우니 나에게 빌려달라." 하였다. 『당시(唐詩)』 紀事 杜牧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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