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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화무쌍한 산대희를 구경하다
余年纔十歲 不出門前路 | 내 나이 겨우 열 살이라 문 앞 길조차 나가지 못하고 |
矻矻書几傍 一窓送朝暮 | 책상 곁에서 부지런히 하며 한 창문으로 아침 저녁을 보내죠. |
聞說南城外 設棚爲戱具 | 말을 들으니 남성 바깥에 산대 설치하고 놀이 기구 삼는다네. |
扶老更携幼 觀者如雲霧 | 늙은이 부축하고 다시 아이들 데리고 보는 사람들 운무 같이 |
紅衣掖庭隷 白髮賣餠嫗 | 붉은 옷 입은 액정서(掖庭署) 1의 머슴이고 백발의 떡을 파는 할매 있네. |
距家未一里 吾亦理筇屨 | 집에서 거리가 1리도 안 되니 나는 또한 지팡이와 짚신 신고 |
簇簇女墻頭 萬目一處注 | 빽빽한 성가퀴의 머리 같이 온갖 눈이 한 곳을 주시하네. |
遙望似懸帿 靑帳張松樹 | 멀리 바라보니 과녘 매달아놓은 듯 푸른 휘장이 소나무에 벌여졌네. |
衆樂奏其下 鏗轟雜宮羽 | 여러 악기가 그 아래서 연주되는데 북과 징 치니 궁과 우음이 섞이니 |
海盡陡山出 雲開怳月吐 | 바다가 다해 산이 솟듯하고 구름이 열려 어슴프레 달이 뱉어나듯하네. |
人像如纖指 五彩木以塑 | 사람의 모습은 가는 손가락처럼 오채색 나무와 흙인형이 |
換面以迭出 炫煌不可數 | 얼굴을 바꿔 번갈아 나오니 황홀하여 셀 수 없네. |
突出面如盤 大聲令人怖 | 돌출되는 얼굴은 쟁반 같아 큰 소리는 사람을 두렵게 하네. |
搖頭且轉目 右視復左顧 | 머리 흔들며 또한 눈을 돌려 오른쪽 봤다가 다시 왼쪽 봤다가 |
忽去遮面扇 狰獰假餙怒 | 갑자기 얼굴을 부채로 가리고 떠나 짐승 같이 모진 가면으로 화냄을 꾸며내네. |
巾帷倐披靡 舞袖紛回互 | 휘장이 갑자기 펼치며 쓰러지니 무희들이 어지러이 돌고 있네. |
忽然去無蹤 鬅髮鬼面露 | 갑자기 떠나 자취도 없어져 산발된 귀신머리 드러나 |
短椎兩相擊 跳梁未暫駐 | 짧은 몽둥이로 양쪽에서 서로 치니 들보에서 뛰며 잠시에 머물지 못하네. |
忽然去無蹤 夜叉驚更遌 | 갑자기 떠나 자취가 없어져 야차가 놀라며 다시 만나네. |
蹲蹲舞且躍 面銅眼金鍍 | 웅크리다가 춤추며 펄쩍 뒤며 얼굴은 은이지만 눈은 금으로 도금되어 있네. |
忽然去無蹤 㺚子又奔赴 | 갑자기 떠나 자취가 없어져 달자말이 또한 달려나와 |
長釰自斬首 擲地仍偃仆 | 긴 칼로 스스로 머리 자르고 땅에 던져 넘어지네. |
忽然去無蹤 有鬼兒乳哺 | 갑자기 떠나 자취가 없어져 어떤 귀신 아이가 젖 먹이는데 |
撫弄仍破裂 遠投烏鳶付 | 어루만지다가 갈기갈기 찢어 멀리 까마귀와 솔개에 던져주네. |
인용
- 액정서(掖庭署): 조선 시대, 왕명의 전달, 임금이 쓰는 붓과 벼루의 공급, 궁궐 열쇠의 보관, 궁궐 정원의 설비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청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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