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벼슬이 없는 왕공과 귀족의 시
申玄翁云: “貴遊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 其人也.” 按高原, 卽文孝公申沆, 礪城, 卽頤庵宋寅.
今選兩人詩各一首, 高原「詠伯牙」詩曰: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鍾期亦何物, 强辯絃上心.’
礪城「戱題氷綃手帕, 幷寄眞娘」曰: ‘半幅氷綃一掬雲, 寄渠聊作扇頭巾. 不知幾處離筵上, 持向阿誰拭淚痕.’
近世東陽尉申翊聖亦能詩, 其「歸田結網」詩曰: ‘寒食風前穀雨餘, 磨腮魚隊上灘初. 乘時盡物非吾意, 故使兒童結網疎.’
噫! 此等公子, 皆妙年富貴, 於文章用力必不事, 而其所諷詠如此. 非其才之過大者, 能如是乎?
해석
申玄翁云: “貴遊中能詩者, 高原ㆍ礪城尉, 其人也.”
현옹 신흠이 『청창연담』에서 “관직이 없는 부마(駙馬)【귀유(貴遊): 관직이 없는귀족(貴族), 또는 일반적으로 신분이 귀현(貴顯)한 자를 일컫는 말이다.】 중에 시를 잘 짓는 사람은 고원위(高原尉)와 여성위(礪城尉)가 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按高原, 卽文孝公申沆, 礪城, 卽頤庵宋寅.
검토해보니 고원위(高原尉)는 곧 문효공(文孝公) 신항(申沆) 여성위(礪城尉) 이암(頤庵) 송인(宋寅)이다.
今選兩人詩各一首, 高原「詠伯牙」詩曰: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鍾期亦何物, 强辯絃上心.’
지금 두 사람의 시 각각 한 수를 뽑자면 고원위(高原尉)의 「영백아(詠伯牙)」 시는 다음과 같고
我自彈吾琴 不須求賞音 | 나는 스스로 내 거문고 타니 음악 감상할 이 구할 필요 없네. |
鍾期亦何物 強辨絃上心 | 종자기가 또한 어떤 인물이기에 억지로 줄 위의 내심을 분변했나? |
礪城「戱題氷綃手帕, 幷寄眞娘」曰: ‘半幅氷綃一掬雲, 寄渠聊作扇頭巾. 不知幾處離筵上, 持向阿誰拭淚痕.’
여성위(礪城尉)의 「戱題氷綃手帕, 幷寄眞娘(희제빙초수파, 병기진낭)」의 시는 다음과 같다.
半幅氷綃一掬雲 반폭빙초일국운 |
반폭의 흰 비단에 한 움큼 구름을 |
寄渠聊作扇頭巾 기거료작선두건 |
그대에게 보내니 하릴없이 부채 머리의 수건을 만들게. |
不知幾處離筵上 부지기탁리연상 |
모르겠네. 몇 번이나 이별하는 송별연에서 |
持向阿誰拭淚痕 지향아수식루흔 |
얇은 비단[阿]을 누굴 향해 가지고 눈물 흔적을 닦으려나? |
近世東陽尉申翊聖亦能詩, 其「歸田結網」詩曰: ‘寒食風前穀雨餘, 磨腮魚隊上灘初. 乘時盡物非吾意, 故使兒童結網疎.’
최근에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이 또한 시를 잘 지으니 「귀전결망(歸田結網)」 시는 다음과 같다.
寒食風前穀雨餘 | 한식의 바람 불기 전에 곡우 내린 나머지에 |
磨腮魚隊上灘初 | 물고기 떼 아가미 비비며 여울로 막 올라오네. |
乘時盡物非吾意 | 올라올 때 물고기 다잡는 건 내 뜻 아니니 |
故使兒童結網疎 | 일부러 아이 시켜 그물 엉성히 엮으라 했지. |
噫! 此等公子, 皆妙年富貴, 於文章用力必不事, 而其所諷詠如此.
아! 이러한 공자들은 모두 어린 나이【묘년(妙年) 스물 안짝의 나이.】에 부귀해 문장에 힘을 쓰길 반드시 전심하지 않았지만 노래하여 읊은 작품이 이와 같다.
非其才之過大者, 能如是乎?
재주의 뛰어남이 큰 이가 아니라면 이와 같을 수 있었겠는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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