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의사, 한의학도들에게
이 책은 한의사나 한의학도보다는 일반 독자들을 더 염두에 두고 씌어졌다. 그러나 한의사나 한의학도 중에 이 책을 읽을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되기에 그분들께 부탁의 말을 남기고자 한다.
이 책은, 마무리한다는 기분이 아니라 물꼬를 튼다는 기분으로 씌어졌다. 『동의수세보원』에는 사람마다 자기 체질을 알고 체질에 따라 노력할 바를 알아 마음을 상하지 말기를 바라는 동무(東武) 선생님의 간절한 바람이 여러 곳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지금 시중의 책은 동무(東武) 선생님의 바람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시중의 사상의학과 관련된 책은 대충 두 종류다. 하나는 한의사와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이다. 그런 책들은 대부분 성정(性情)에 관한 부분은 간단히 다루고 임상에 관한 내용으로 넘어간다. 게다가 성정(性情)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동양철학 쪽의 용어들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그런 책들은 일반 독자들에게 사실상 닫혀 있는 책이 된다.
또 그런 설명은 한의학도 사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동양철학 쪽의 용어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용어들의 상당수가 각 개인의 공부 정도, 공부 방법, 어떤 책을 위주로 공부했는가 등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용어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런 식의 설명에 대해서는 저자가 틀린 것인지, 독자가 이해를 잘못한 것인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즉 관찰의 결과나 통계로써 검증이 불가능한 내용이라는 점이다. 한의학계 내에서 좀더 공통적인 기준을 가지려면 평이한 용어, 구체적인 사례들을 중심으로 씌어진 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들도 있다. 사상 체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체질에 관해 이런저런 칼럼들을 운영하는 매체들이 많아졌는데, 일반 독자 대상의 책들은 주로 이런 칼럼들을 모아 발간한 책들이다. 그러나 칼럼의 형태로는 분량의 한계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쉽지 않다. 아무래도 표면적인 결과 위주로 설명하게 마련이다. 또한 이런 책들 역시 용어의 문제에서 오해를 낳기 쉽다. 예를 들어, ‘고집이 세다’라든가 ‘남을 잘 배려한다’ 등의 표현이다. 고집이니 배려니 하는 단어 자체가 체질마다 다르게 느끼는 단어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표현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체질별약점이나 노력해야 할 점, 노력해야 할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책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그런 아쉬움들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다. 필자는 이 책이 완성된 내용을 펴낸 것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비록 불완전한 내용일지라도, 일반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용어로, 구체적인 사례 위주로 설명하는 보기를 남기고 싶은 것이 필자의 의도다. 이 책의 내용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필자보다 훨씬 더 깊은 경지까지 연구가 된 분들께 부탁하고 싶다. 당신들의 연구 결과를 일반인들이나 심리학 등의 관련 학문 전공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용어로 세상에 펼쳐주었으면 한다.
이 책의 잘못된 부분, 불완전한 부분이 쉽고도 정확한 표현으로 지적된다면, 필자는 그 지적을 큰 기쁨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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