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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4장 콘스탄티누스의 공인까지 - 순교의 자원(自願)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4장 콘스탄티누스의 공인까지 - 순교의 자원(自願)

건방진방랑자 2022. 2. 2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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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의 자원(自願)

 

 

초대교회의 순교의 역사는 로마라는 정치권력의 박해에 기인하기보다는, 교회 내부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종말론적 신념체계 그 자체의 문제점에 기인한다고 보아야 한다. 초대교회 순교자들은 순교를 갈망했다. 그들은 하루 속히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 속세의 삶을 종료시키기를 원했다. 그들의 순교는 영웅적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영웅적 순교를 통해 하늘나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기술을 도올의 편견으로 오해할지도 모르는 독자들은 당시 로마법정기록을 수없이 열람한 20세기의 대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89~1975)의 다음과 같은 증언에 귀를 기울여 봄직하다.

 

 

초기기독교의 광신주의는 기독교 이전의 이교도문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었다. 기독교 순교자들의 재판에 관한 로마의 의사록은 아주 정확한 역사적 문헌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 내용을 잘 알 수 있다. 로마의 재판관들은 별 이유없이 사형을 언도하는 것을 매우 끔찍하게 꺼려했다. 그러나 기독교 순교자들은 사형언도를 내릴 수밖에 없도록 고의적으로 재판관을 휘몰아갔다. 요즈음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행하여지고 있는 정직한 재판기록을 우리가 열람할 수 있다고 한다면, 로마시대의 인도주의적 정신에 지배되고 있는 그러한 재판관을 발견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요즈음의 재판이 훨씬 더 광적이라는 것이 판명될 것이다(Arnold Toynbee, Christianity Among the Religions of the World 18).

 

 

이러한 분위기는 당대의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D 161~180 재위)명상록에도 잘 그려지고 있다.

 

 

육신으로부터 당장이라도 풀려나 소멸될 수 있는 해탈의 각오가 되어있는 영혼은 얼마나 칭송할 만한 것인가? 그러나 이러한 각오는 반드시 자신의 구체적 삶의 순간의 결단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어야지, 그리스도교도들처럼 법관의 명령도 무시하는 완강한 고집에서 나오는 것이면 안 된다. 심사숙고해야 하며, 품위가 있어야 하며, 타인에게 신념을 전달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스도교도들처럼 영웅적ㆍ극적 제스처를 써서는 아니 된다. (Meditations 11.3.)

 

 

아우렐리우스의 이러한 통찰을 황제의 안락하고 나른한 푸념이라고 빈정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 토인비가 지적하고 있는 사실(史實)에 관한 한 시대적 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는 공인 이전에 박해받은 것보다는 공인 이후에 이교도와 이단과 신비주의자를 박해한 역사가 몇천 배 몇만 배 잔혹하다는 매우 정직한 사실을 인정한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초기 기독교사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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