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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6장 바울의 기독교운동 - 바울의 문제의식과 전도여행의 실상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6장 바울의 기독교운동 - 바울의 문제의식과 전도여행의 실상

건방진방랑자 2022. 2.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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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문제의식과 전도여행의 실상

 

 

바울이 명백하게 영지주의 이단론자들을 책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디모데전서의 마지막 구절도 성급한 해석을 내리면 안 된다.

 

 

디모데야 네게 부탁한 것을 지키고, 거짓되게 일컫는 지식의 망령되고 허한 말과 변론을 피하라. (딤전 6:20, 한글개역판)

 

 

여기서 바울이 말하고 있는 거짓되게 일컬어지고 있는 그노시스’(falsely called knowledge)제대로 된 그노시스’ ‘거짓된 앎이 아닌 참된 앎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며, 이것이 곧 영지주의에 대한 비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 더구나 디모데전서는 현재 신학계에서 사도 바울의 편지로 간주되지 않는다. 첫세기말이나 2세기초 바울 정통학파가 바울의 교설을 너무 과격하게 해석하는 좌파적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하여, 바울의 이름을 빌려서 쓴 목회서신(Pastoral Letters) 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서한들은 매우 권위적이고 근엄하며 도덕적으로 순응을 요구하며 창발적이지 않다.

 

그러나 사도 바울의 문제의식은 영지주의와의 투쟁에 있지 않았다. 바울에게 있어서 영지주의라는 어떤 운동이 교회 내에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그의 의식 속에서 전혀 대적적인 실체로 나타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서의 그의 관심은 오로지 기독교와 유대교와의 관계설정에 관한 시각들이었다. 그의 가장 정통적인 서한으로 꼽히고 있는 갈라디아서, 고린도전후서, 로마서가 모두 이러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명문장들이다. 특히 갈라디아서는 유대교에 대한 신흥 기독교의 독립선언문 헌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강렬하고 명료한 논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갈라디아는 소아시아반도의 북부지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부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비시디아 안티옥(Pisidian Antioch), 이고니온(Iconium), 루스드라(Lystra), 더베(Derbe) 등 바울이 제1차 전도여행을 다녔던 곳으로 그의 고향 길리기아 다소(Tarsus)에서 멀지 않은 곳이며 따라서 그에게 과히 낯선 지방이 아니었을 것이다. 갈라디아서는 1차 전도여행을 마친 직후에 그 지역선교에서 생긴 문제점을 듣고 시리아의 안티옥에서 썼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갈라디아서는 연대가 AD 48년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바울의 서한 중에서 가장 빠른 서한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 가수들이 미국순회공연을 하고 돌아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교포사회를 순회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한국가수를 미국사람들이 쌩으로 알아보고 공연장에 올리는 만무한 것이다. 바울이 이방인을 위한 선교를 자임했다고 하지만, 그냥 쌩으로 이방인들에게 다가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선 효율적일 수 없었다.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은 모두가 소아시아와 마케도니아, 그리스 본토의 헬레니즘 문명권에 흩어져 살고 있었던 유대인 교포사회(이것을 다이애스포라라고 부른다)를 중심으로 기독교 교회를 세운 여행인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 교포들과 더불어 헬레니즘 문명권의 이방인들이 기독교 교회로 묻어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그 숫자는 2, 3차 전도여행으로 점점 불어났다.

 

미국에 가서 가장 애국적인 정열을 가지고 있고 모임에 열심인 교포들을 만나보면 대개 한국문명의 환상적 과거에 대한 열렬한 집착이 있으며, 조선민족의 순수혈통에 대한 자부감이 있으며, 정치적 문제에 오면 남ㆍ북문제 등, 여러 가지 현안문제에 관하여 구체적인 상황변화에 대한 인식이 없이 매우 보수적이고 이념적인 주장을 강압적인 어조로 내뱉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말이 많고, 구라가 쎄며, 우격다짐으로 남의 의견을 윽박지르며, 또 고등한 문명 속에 살고 있다는 우월감이 지배적이다. 바울의 이방선교는 이러한 보수적 해외유대인 동포들의 도움을 받아 시작되었지만 그들의 지배권에서 바울의 선교활동을 해방시키지 않으면 기독교의 미래는 보장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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