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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마르시온 정경: 정경화작업의 최초 계기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마르시온 정경: 정경화작업의 최초 계기

건방진방랑자 2022. 3. 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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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시온 정경: 정경화작업의 최초 계기

 

 

누가복음과 아포스톨리콘(the Apostolikon, 바울의 10개 서한)! 이것이 마르시온 교회의 최초의 정경이자 기독교역사에서 출현한 최초의 신약성경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마르시온은 이 정경작업에 오늘날 문헌비평(벨하우젠, 홀츠만)이나 양식사학(궁켈, 디벨리우스로부터 불트만까지)의 선구적 작업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비판적 자세를 견지했다. 그는 상기의 문헌에서 전반적으로 구약과 관계되는 부분을 삭제시켰다. 하나님을 심판자로 묘사하거나, 유대교의 예언의 성취에 관한 부분, 또는 하나님의 징벌에 관한 문구들을 삭제시켰다. 그리고 예수가 구약의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구절이나 예수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구약의 인용은 모두 빼버렸다. 누가복음에서도 예수의 유아시절에 관한 잡다한 내러티브들, 그리고 예수의 족보, 그리고 어색하게 삽입된 세례 받는 장면, 그리고 광야에서의 유혹을 아예 빼버렸다. 그리고 바울의 열 개의 서한의 앞머리마다 자신의 서문을 다 첨가하였다. 마르시온의 맹렬한 비판자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 155/160~220)는 마르시온의 정경화 프로젝트를 가리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르시온은 도살장의 칼잡이 같은 놈이다. 지 마음대로 편의에 따라 성서를 칼질해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최초의 마르시온(Marcion, ?~160) 정경화작업을 통해 매우 중요한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다. 우선, 당시 성서라는 문헌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문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편집이 가능했고 자신의 편찬목적에 따라 첨삭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그냥 문학으로 인식되었으며 경(, kanōn)이라는 권위가 부여되기 이전의 돌아다니는 참고문서들이었다. 그리고 2세기 초엽부터 교회내에서 사도 바울의 위치가 매우 공고해져간 역사적 정황을 파악할 수 있다. 즉 많은 예수의 직전 사도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구전전통이 쇠퇴해버리고 모든 것이 문헌화되어가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바울의 서한만큼 확실한 권위를 갖는 문헌전통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유대인을 떠나 헬라화되어갈수록 유대인이면서 가장 헬라적이었던 바울의 역량에 필적할 자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편지를 위조해도 딴 사도보다는 바울의 이름을 이용했다. 그러한 일반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마르시온의 정경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신약성경도 대부분을 바울의 편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사도행전조차도 그의 전기문학이라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현상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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