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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시리아의 마르시온교회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7장 마르시온의 등장 - 시리아의 마르시온교회

건방진방랑자 2022. 3. 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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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마르시온교회

 

 

2세기 중엽부터 5세기 중엽까지 마르시온 교회는 300년간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였다. 특히 시리아에서는 마르시온파가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끝까지 버티었다. 바울은 시리아의 다메섹(다마스커스)으로 가는 도중에 홀연히 하늘에서 빛이 둘러 비추어 개종케 되었다(9:3). 기독교 교회건물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명문이 새겨져 있는 건물은 다마스커스 남부에 있는 작은 마을에 있는 한 교회다.

 

그 교회에 희랍어로 명백히 새겨져 있는 명문은 다음과 같다: ‘레바논의 마을에서 마르시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 장로 바울의 리더십 아래 있는,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이 명문은 318~319년의 것으로 비정된다. ‘마르시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당당히 내건 것은, 당대 마르시온파가 이단으로서 저주의 대상이 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마르시온파들이 그들의 정신적 지주인 마르시온에게 얼마나 애틋한 존경의 념을 표했는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리고 4세기초까지만 해도 마르시온교회가 가톨릭교회와 당당히 병립할 수 있었던 여백이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다. 이 명문은 물론 니케아 종교회의 이전의 상황이다. 그토록 여러 지역의 교부들이 몇 세기에 걸쳐 마르시온을 맹렬히 공격하는 것만 보아도 그것은 사실 마르시온이 영지주의자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맹공의 이면에 조직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었다고 보아야 정당하다. 그때는 이단과 정통의 구분 그 자체가 모호했다. 누가 이단인지 누가 정통인지를 가릴 수 있는 권위가 부재했던 것이다.

 

4세기에 발표된 시리아지역의 라오디케아 신경(Laodicea Creed)하나의 하나님, 이 세계의 지배자, 율법과 복음의 하나님’(One God, ruler, God of the law and the gospel)을 선포하고 있는 것도 정확히 마르시온교회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명백해진다.

 

그런데 마르시오니즘(Marcionism)이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회조직의 성쇠판도에 관한 것이 아니다. 마르시온의 주장의 핵심은 신약과 구약과의 단절이다. 구약과 단절되지 않으면 신약은 복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목사님들이 설교하시면서 구약의 율법을 강요하거나 구약을 신앙하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신약의 배경으로서만 구약을 인용할 뿐이다. 이것이 알고 보면 다 마르시온의 영향이다. 마르시온의 교파가 기독교의 형성기에 300년 동안이나 강력한 교세와 조직을 유지했다는 이 사실 자체가, 아무리 그것이 이단으로 몰려 역사의 배면으로 종내 자취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해도, 그 자취는 분명히 기독교 자체 내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입증하는 것이다. 구약에 대한 마르시온의 강력한 제동은 초기 교부들의 구약에 대한 생각을 오히려 자유롭게 만들어준 측면이 있다는 사실도 우리가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회사의 한 페이지를 가볍게 장식하는 듯 애써 축소되어 기술되고 있는 이단자들의 실체와 실상을 우리가 명료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기독교의 긍정적인 실체와 실상 그 자체도 유실되어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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