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문화 속의 교회
교회라는 곳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초대교회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이러한 낭송문화였다. 예수의 말씀이라고 전승되어온 파편이나 다양한 목격담, 그리고 사도들의 편지가 케릭스에 의하여 낭송되는 것이 그들의 예배였다. 낭송문화는 반드시 운이 들어가고 인토네이션의 리듬이 들어가고 때로는 노래가 삽입되기도 한다. 그것은 거의 우리나라의 ‘판소리’라는 장르와 매우 유사한 것이다. 케릭스는 우리나라 ‘소리꾼’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단지 조선조말기의 소리꾼은 신분적으로 광대신분이었기에 천시된 반면에, 초대교회의 전령은 신의 말씀을 전하는 전령으로서 숭상되었다는 것만 다르다.
전령들의 낭송이 끝나면 성찬이 베풀어진다. 즉 빵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이다. 성찬이라는 것도 요즈음처럼 쬐끔쬐끔 상징적으로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먹고 마시는 것이다. 끼니를 때우는 것이다. 예수에게는 금욕주의라는 것이 없었다. 예수는 잘 먹고 잘 마신 사람이었다. 안식일에도 쉬지 않고 병든 자를 고치고 일을 하고 자유롭게 행동하여 회당장의 분노를 사는 그런 사람이었다(눅 13:10~17: 나의 『요한복음강해』 233~7).
바로 이러한 음악성 있는 메시지와 음식문화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 때문에 초기교회에는 사람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매우 새로운 문화였다. 디모데라는 사람도 일차적으로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 이러한 전령, 즉 ‘소리꾼’의 역할을 했던 인물이었다. 디모데전서에는 그러한 디모데의 역할이 명시되어 있다.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착념하라.’(딤전 4:13). 여기서 ‘읽는 것’은 영어로 ‘the public reading of scripture’이다. 즉 ‘경서를 대중 앞에서 읽음’을 뜻한다. ‘착념(着念)하라’라는 뜻은 그 일에 전념하여 종사한다는 뜻이다. 거의 그 낭송역할이 전문직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경서(scripture)도 구약의 경전인지 복음서의 원형이 되는 그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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